우리는 각자의 부모에 대해서 오랫동안 남몰래 화낸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아닌지, 우리는 그들이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는지, 우리가 어떤 실망과 단절을 겪었는지, 그들이 우리를 키운 방식이 왜 이렇게 꼬여있었는지, 이 모두에 대해서 화낸다. 이 괴로움을 놓아버리는 일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고, 자기 인식과 성숙함과 시간이 절묘한 비율로 섞여야 가능한 일이다. - P192

어려운 부분은 ‘살아가는‘ 부분이다. 이것은 내면과 관련된 일이다. - P195

술은 사람의 성장을 지체시킨다. 사람을 성숙함 및 자신감의 척도에서 한 단계 나아가게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하는 삶의 두려운 경험들을 겪지 않도록 만든다. - P198

술을 끊는 일은 기차 사고에서 빠져나오는 일과 좀 비슷하다. 당신은 멍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일어나서, 한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다 머리가 맑아지고 트라우마가 잦아들면, 자신도 모르게 망연히 잔해를 보며 서 있게 된다. 저 기차에서 내린 나는 이제 누구지? 이제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지? 거기까지 어떻게 가지? 이것은 겁나는 시기이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것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자주 상기시켜야 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기인 건 맞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시기이기도 하다고. - P199

술은 그토록 알 수 없는 수수께끼입니다. 우리가 술에 절어 있을 때는 술이 유일한 해결책인 듯, 술이 자신을 산산조각 나지 않게 붙잡아주는 접착제인 듯 느껴지죠. 하지만 사실은 술이 문제의 근원이죠. 술은 우리가 꼼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발바닥을 바닥에 붙여놓는 접착제죠. - P212

진실은 무릇 무척 단순하지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죠. - P212

중독은 누가 뭐래도 자기 보호 효과가 뛰어난 방법이다. 중독은 대처 기제이고, 강렬한 감정들에 대한 해독제다. - P219

사람의 이름에는(혹은 별칭에는) 어떤 함축된 이미지와 행동 면에서의 기대가 담겨 있고, 그것이 그 사람의 자아상과 성격에 은근히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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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이 일이 벌어져도 - 어쩌면 그 경우에 더욱더 -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 P170

음식을 관리하는 일은 삶을 관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약간의 시간, 약간의 자기 이해, 약간의 용기, 많은 지지를 한데 모으면, 누구나 서서히 대처할 방법을 알게 된다. - P175

섭식장애를 겪고 있거나 겪는 사람을 아는 이라면, 이 중요한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굶을 힘이 있는 사람에게는 바뀔 힘도 있다. - P176

거식증은 자신을 제약하는 일, 외로운 일, 고통스럽도록 단조로운 일이다. 하지만 자신을 보호하는 훌륭한 수단이기도 하다. 뼈와 모서리로 이루어진 딱딱한 벽 뒤에 숨는 일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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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꼬마였을 때 어머니는 정기적으로 우리를 그 문기둥에 세워서 연필로 키를 표시했다. 우리의 성장을 기록하는, 어머니의 작은 의식이었다. 나는 그 문기둥 앞에 서서 우리가 한때 얼마나 작았고 그동안 얼마나 컸는지 알려주는 그 선들을 보았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 P145

타인에 대한 화가 자기 자신에 대한 화를, 자신에 대한 불편함을 반영할 때가 많다는 말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 P150

술로 얻은 자신감은 결국에는 인위적인 것이다. 술로 다스린 고통은 일시적으로 잦아들었다가도 이내 전과 다름없이 거칠게 다시 밀려온다. 술은 분노, 슬픔, 불안 같은 강렬한 감정들을 약화시키지만, 그것은 잠시뿐이다. - P154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인생의 힘든 순간들을 겪어내는 데 술에 지속적으로 의지하면, 삶의 모든 일이 현장이 아닌 연습인 양 느껴지기 시작한다. - P155

희석된 고통은 직면한 고통과 결코 같지 않다. 술과 자신감의 방정식, 술과 불안의 방정식도 마찬가지다. 칵테일 파티에서 마티니로 얻은 세련됨은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힘겨운 작업을 거쳐서 내면으로부터 얻은 세련됨과 결코 같지 않다. - P155

술은 효과가 있다. 술은 사람을 달래고, 느긋하게 만들고, 차분하게 만들고, 기분 좋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가 성장하도록 돕진 않는다. - P156

내 마음속에서 나는 흠이 있는 사람이었다. - P160

어떤 중독이든, 어느 시점이 되면 당신이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행동이 당신을 통제하게 된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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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은 강한 힘이다. 그 속에는 사랑이 있고, 의무감도 있고, 우리가 과거에 남들에게 무언가를 말하거나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대한 회한도 있다. - P122

우리는 모두 나이 들수록 삶이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더 쉬워진다는 신화를 믿으며 자라는데(그리고 이것은 진짜 신화일 뿐이다), 나이 드는 부모의 모습만큼 그 믿음이 사실이 아님을 잘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다. 실제로는 우리가 나이 들수록 잃은 것이 많아진다. 점점 더 크고 버거운 과제가 나타난다. 실수를 되돌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 P123

우리가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 맨처음 알게 되는 사실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다른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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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내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아이를 갖는 것, 자신의 욕구와 두려움을 밀어두는 것, 자신에게만 몰두하던 사람이 그 대신 아이처럼 연약한 대상에게 몰두하기로 하는 것은 참으로 용감한 일이라고. - P87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애정이란 내가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사랑받으려면 시험을 통과하고, 지적 후프를 뛰어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여겼어. 그러니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도 깊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내게는 놀라운 일이야. 이것이 네가 내게 준 선물이란다. 네 존재만큼이나 소중한 선물이란다. - P94

우정은 때로 아주 실질적이고 긴요한 것이지만, 여러 관계들 중에서 가장 일시적인 것이기도 하다. - P96

여자들의 사고 회로에서 한구석 어딘가에는 우리가 영장류였던 시절, 여자들이 힘을 얻기 위해서 서로에게 의지했던 시절의 까마득한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는 게 분명하다. - P100

과학자들은 영장류 집단에서 관찰되는 암컷들의 강력한 연대가 그들에게 자유와 자율성을 제공한다고 보는데, 인간에게 와서는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그런 것들이 희미해졌다고 본다. - P100

오늘날 여자들이 서로에게 품곤 하는 양가적이고 복잡한 감정은 그 결정적 변화로부터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오래되고 원초적이었던 힘의 근원이 사라진 바람에 우리가 남자들을, 그리고 남자들이 독점한 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하게 되었으리라는 것인데, 하지만 그래서 우리에게는 여자들의 강력한 친밀감을 존중하는 본능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 P101

우리 문화는 여자들에게는 경쟁을 덜 가르친다. 아주 어려서부터-학교 놀이터에서, 운동장에서, 교실에서 - 경쟁하도록 훈련받는 남자아이들과는 달리 우리는 협조하고 순응하도록, 공격성이나 이기성 같은 ‘여성스럽지 못한‘ 감정들은 모두의 평화를 위해서 억누르도록 훈련받았다. - P101

그렇다면 현실은 무엇일까? 당연히 그것은 실제로 부담이 큰일이고-이것은 자신의 마음을 타인에게 열어 보이는 데 따르는대가다- 진정한 친밀감에는 당연히 고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애인과의 관계에서 성공하려면 에너지와 헌신과 정직함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늘 알았지만, 우정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데는 황당하게도 오랜 시간이 들었다. - P102

친밀감은 무섭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편안함과 깊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친밀감이다. 내가 존중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 세상이 좀 더 편하게 느껴진다는 기분을 얻게 해주는 길도 친밀감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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