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옷차림이나 태도에 문제는 없었는지 돌아보고, 상사분의 적절치 못한 행동을 유발한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습니다."

두 번째 면접자가 하! 하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큰 소리로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김지영 씨도 씁쓸했는데, 한편으로는 저런 대답이 높은 점수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후회했고, 그런 자신이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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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없는 많은 꿈을 꾸었다. 참을 수 없게 피곤했고, 화장이 잘 먹지 않았다. 결국 면접장으로 가는 버스에서 깜빡 졸다가 내릴 정류장을 지나치고 말았다. 시간이 늦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일을 앞두고 조바심 내면서 헤매기 싫어 곧바로 택시를 탔다. 머리를 말끔하게 빗어 넘긴 할아버지 기사님은 룸미러로 김지영 씨를 한번 흘끔 보더니 면접 가시나 보네, 했다. 김지영 씨는 짧게 네, 하고 대답했다.

"나 원래 첫 손님으로 여자 안 태우는데, 딱 보니까 면접 가는 거 같아서 태워 준 거야."

태워 준다고? 김지영 씨는 순간 택시비를 안 받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가 뒤늦게야 제대로 이해했다. 영업 중인 빈 택시 잡아 돈 내고 타면서 고마워하기라도 하라는 건가. 배려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항의를 해야 할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고, 괜한 말싸움을 하기도 싫어 김지영 씨는 그냥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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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가 넘어서야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르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얼굴에 두껍게 덮인 크림이 이불에 묻을까 봐 마음대로 뒤척이지도 못하고 꼿꼿하게 누워 눈만 껌뻑이다가 새벽녘에야 설핏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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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한 43개 회사 중 단 한 곳의 서류 전형도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로는 조금 규모가 작더라도 내실 있고 꾸준하다 싶은 회사 18곳에 원서를 냈지만 이번에도 모두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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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효과가 있다니까요. 다들 하는 말이 그래요.. 저기 유진 씨가 들고 있는 건 ‘설렘‘ 초콜릿인데, 한 조각먹었다가 벌써 30분째 저러고 있잖아요. 남자친구 전화 기다린다고."
"초콜릿은 원래 사람을 설레게 해. 그게 ‘설렘‘ 초콜릿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런 정도가 아니라니까요."
후배는 한숨을 푹 쉬었다. 나도 한숨을 쉬고 싶었다. 어쩐지 힙스터들을 대상으로 한 대사기극이 시작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슴속에서 꾸물거리기 시작했지만, 어차피 몇 달 지나면 다들 흥미를 잃을 수많은 유행 아이템 중 하나일 뿐이다. 괜한 정의감에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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