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주 진보한 인체 동결 수면 기술이 요구되었던 거라네. 잠든 채로 우주의 곳곳에 많은 사람을 보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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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약 공생의 대상이 지구상의 생물이 아니라면 어떨까? 지구에서도 유래하지 않은 것, 수만 년 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에 지구 밖의 어느 행성에서 온 것이라면, 그것이 우리의 뇌에 자리 잡았고, 우리의 유년기를 지배했고, 우리를 윤리적 주체로 가르쳐 왔다면, 인간을 비인간동물과 구분하는 명백한 특질들이 사실은 인간 밖에서 온 것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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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여 있구나."
할머니는 그 부분을 읽을 때면 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숨을 거두기 전 할머니는 연구노트의 처분을 나에게 맡겼다. 나는 기록의 사본을 남기고, 원본은 할머니와 함께 화장했다. 찬란했던 색채들이 한 줌의 재로 모였다.
나는 할머니의 유해를 우주로 실어 보내 별들에게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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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들어도 놀라웠던 것은 할머니가 묘사하는 무리인들의 가장 독특한 속성이었다. 무리인들은 죽음에 이른 다음에도 죽지 않는다고 스스로 믿는다. 무리인들의 믿음 안에서 자아는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 몸을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전달될 뿐이다.
"그들은 영혼이 이전 개체에서 다음 개체로 이어진다고 믿더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두 번째 루이를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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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전체에서는 옅은 먼지 냄새가 났다. 서재의 커튼을 걷으면 오후의 햇살이 방안으로 쏟아졌고, 책의 입자가 섞인 먼지들이 빛의 자취를 따라 늘어섰다. 장식장들을 가득 채운 유리들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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