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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물리찾기 1 ㅣ 부엌에서 물리찾기 1
청유재 사람들 외 지음 / 북스힐 / 2023년 7월
평점 :
저자들이 재미있다.
모두 물리학을 전공한 가족들이라니!
영화를 보며 저게 가능해? 라는 질문을 버릇처럼 던지는 가족이
부엌일을 하다가 떠오른 생각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보자고
파전을 공중으로 던져 뒤집으며 결정했단다.
파전을 붙이며
각운동량 보존, 질량중심의 운동, 팔꿈치를 중심으로 하는 프라이팬의 회전운동, 파전의 관성모멘트 에 대해 궁금해할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니!
미드 빅뱅이론이 생각나는 가족이다.
상당히 정중한, 아지만 뭔가 집요함이 느껴지는 본문들을 읽으면서
가족들을 캐릭터화해서 만화로 꾸몄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지만
이 사람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캐릭터 이미지에게 양보할 공간 따위 없어보인다.
(부록으로 실린 카톡창을 잘 이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선왕조실톡 처럼???
참고로 카톡 페이지가 제일 재미있었다. 어떻게 식구들이랑 저런 대화를 나누지? 라는 감상과
이런 걸로 대화하는 사람들이라니!!! 라는 놀라움이 공존했다.)
무려 칼로 썰기. 라는 제목으로 3~43페이지까지.
무려 40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1권에 칼로 썰기, 불, 물, 달걀이라는 4개의 챕터 밖에 담겨있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한번쯤 떠올려봤을만한 질문들이기는 하지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수준은 절대로 아니다.
사전에 경고도 했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하지만, 초등학생부터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초등학생이 읽기 좋은 편집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왜 잘게 써는지, 같은 모양과 크기로 써는 이유가 무엇인지, 언제부터 칼을 사용했는지, 날카로워야 잘 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거나 당기며 써는 원리가 무엇인지, 왜 삼각형 모양인지, 중국식칼이 더 안전한지 ... 질문을 던지고 답을 주는 과정을 이해했다고는 결코 말하기 어렵겠다. 읽으면서는 알것 같은데 책을덮으니 내가 뭘 읽었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
잘 이해했다면 왜 식빵은 톱니모양 칼로 자르고, 피자는 원형칼로 자르고 케이크는 낚싯줄로 자르면 좋은지에 대해 물리학적 답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다시금 머리가 하애지는 걸 보면...
아는 게 늘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뭔가를 진.짜. 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쾌감같은 건 알겠다.
뭔가 아하, 아하, 아하 하며 넘어간달까?
숨 너머가듯 설명하는 듯한 본문 글의 몰아치기에 휘말려서 인 것도 같고.
나름 재미있다.
빅뱅이론의 샐든이 부엌에서 떠드는 거 같다.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