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 눈처럼 흰 예복을 입은 성직자들이 독실한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미성의 합창단이 찬송가를 부르고, 향기로운 향냄새가 퍼졌을 거라고. 하지만 사실 그곳은 도축장과 바비큐 식당을 섞어놓은 듯한 장소였다. 순례자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그들이 데려온 양, 염소, 그밖에 동물들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 동물들은 신의 제단에 희생제물로 바쳐졌고, 의식이 끝나면 그것을 요리해 나눠먹었다. 합창단이 부르는 찬송은 송아지와 새끼 염소들의 울음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도 않았다. 옷에 피 얼룩이 묻은 사제들이 희생제물의 목을 따고 터져나오는 피를 항아리에 담아 제단 위로 쏟아부었다. 향냄새는 엉긴 피와 구운 고기가 풍기는 역한 냄새와 섞였고, 검은 파리떼가 도처에서 윙윙거렸다
그들은 농업혁명 직후 우후죽순 생겨나 퍼져나간 새로운 유신론적 종교의 미명 아래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유신론적 종교들은 우주가 생명체들의 의회가 아니라, 일군의 위대한 신들, 또는 유일신 ‘God’(그리스어로 ‘Theos’)이 통치하는 신권체제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보통 이 개념을 농업과 연관 짓지 않지만, 적어도 처음에는 유신론적 종교도 농업사업이었다. 유대교, 힌두교, 그리스도교 같은 종교들의 초기 신학이론, 신화, 전례는 재배식물 및 가축들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25 예를 들어 히브리 성경시대의 유대교는 농부 및 양치기들의 구미에 맞추었다. 계명의 대부분이 경작(사육)과 마을생활에 대한 것이고, 중요한 종교휴일은 추수감사절이었다.
도킨스는 창조론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투쟁적인 진화론자. 이 책은 그의 투쟁서이다.종교는 유사 이래로 지금까지 자유를 억압하고 끊임없이 전쟁으로 내몰고 학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생물 진화보다 창조를 믿는 국민이 절반에 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미국과 이슬람이다. 그래서 나는 종교를 버렸다.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