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 푸드 - 나만의 블렌디드티 & 티 푸드 레시피
안영숙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드디어 만날 수 있었던 동녘라이프에서 나온 <티+푸드>라는 홍차 입문서와도 같은 정갈한 책이었답니다.

책의 정갈한 느낌은 요리연구가 안영숙씨가 2007년 일본으로 건너가 홍차에 입문하게 되었고 일본 Teej社(티쥬 사)의 Tea Createor과정과 일본홍차협회 Tea Instructor과정을 수료하는 등 일본에서 공부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편집자의 취향 덕분이었을까요?

제가 홍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책 저 책 사보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예쁘다싶은 책은 많았지만 정작 홍차에 관해서는 한 눈에 안 들어오는 책들이 많았거든요. 다행히 이 책은 표지에서 풍기는 그 느낌 그대로 홍차에 관해서 차분하게 단정하게 설명해놓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녘라이프에서 나오는 다른 책들의 느낌과도 비슷한 느낌의 표지커버였는데 내용도 만족스러워 홍차에 입문하실 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답니다. 다만 티 푸드 부분에서는 베이킹 경험이 없으면 케이크는 만들기 어려울 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스콘은 생각보다 쉽게 만들 수 있어 당장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사야겠다 싶었구요^^

 

 

목차는 크게 파트1의 TEA, 파트2의 TEA FOOD, 파트3의 TEA PARTY 그리고 BONUS 파트로 나뉘어 있더군요.

파트1의 TEA, 파트2의 TEA FOOD 부분은 LESSON에서 기초적인 홍차지식을 안내하고 있었고 RECIPE부분에선 만드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답니다. 이 책 한권을 쭈욱 보다보니 마치 홍차에 관한 강습이라도 받으러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의 몇 군데는 컵 자국같은 게 있는데요 저는 처음에 아이가 제 책위에 컵을 놔둬서 생긴 컵자국인줄 알고 "에이~~ 엄마 책에 이렇게 컵을 올려놔서 컵자국 생기게 하면 어떡해~~!!!" 이렇게 아쉬운 마음에 아이를 나무랐는데요 알고보니 일부러 그렇게 하신 거더라구요. 괜히 아이만 뭐라했는데 참 멋스런 아이디어구나 생각되었어요.

티타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컵자국 아니겠어요? 책에서 보니 구수한 느낌이랄까 멋스럽네요.

 

 

홍차를 따르는 모습도 전체적인 편집 부분도 정갈하답니다.

 

 

 

 

이 책의 프롤로그중 일부를 옮겨 볼게요.
" 이 책에는 과일과 허브 등을 이용한 다양한 홍차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더불어 홍차와 함께 먹으면 좋은 티 푸드도 소개했습니다. 요즘은 화려하고 예쁜 디저트가 넘쳐 단순하고 심플한 배합의 티 푸드가 약간 촌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티타임을 부족함 없이 채워 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어디선가 정말 맛있는 홍차를 마실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랍니다.
홍차의 맛을 알게 되는 순간 여러분의 차 문화가 시작될테니 말이에요. 이 책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차를 즐기게 된다면 그것이 홍차든 우리 차든 저는 큰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 누구나 차를 마셨던 그때처럼 부엌과 사무실에 티 포트가 놓여 있는 풍경을 꼭 보고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즐링'이라고들 많이 하는데 책에는 '다르질링'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독특했구요, 초보자들이 궁금해할만한 홍차의 기초지식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어서 입문서로 손색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레시피중 기본이 되는 것은 사진의 컷수가 더 많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해주려고 한 것도 좋았습니다.

요즘같은 날씨엔 레몬을 넣은 아이스티나 새콤달콤한 과일아이스티도 좋을 것 같았구요...
개인적으로 커피 메뉴중 아포가토를 무척 좋아하는데 홍차로 만든 아포가토 맛이 기대되어 곧바로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홍차를 마시며 티 푸드를 나름대로 정한 기본적인 기준인 '스트레이트에는 단 것을, 달달한 것일 땐 달지않는 것을'이란 큰 틀(?) 안에서 망구 기분 내키는대로 선택해서 먹곤 했는데 이 책을 통해 홍차와 티 푸드의 궁합이라는 것도 있구나 하며 먹는거 좋아하는 저는 관심있게 보았더랬습니다. 홍차예절중 컵 손잡이를 쥘 때 새끼손락을 들어올리지 않아야한다는 것도 있더라구요~ㅎㅎ 그렇게 마시는 게 습관인 사람들도 있을텐데... 예의에 어긋난다는 걸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어요.
티 파티에서 티 푸드는 샌드위치, 케이크, 스콘 순으로 먹는다는 사실도 재밌구나 싶었답니다.
티 파티에서 찻잔이 예쁘다며 뒤집어 메이커를 확인하시던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합니다. 몰랐다면 저도 그랬을 것 같은...ㅎㅎ
이 책 덕분에 홍차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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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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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허허당스님은 1974년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하여 1976년 해은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여 향곡 선사 문하에서 선 수행을 쌓으셨단다. 1978년 경남 남지 토굴이세 한 도반과 정진하던 중 문득 깨달은 바 있어 붓을 잡기 시작한 뒤, 1983년부터 지리산 벽송사 방장선원에서 선 수행과 함께 본격적인 선화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 뒤 꾸준히 국내 전시회뿐 아니라, 2000년 6월 스위스 취리히, 2010년 하와이에서 전시회를 가지셨다고 한다.

또 2013년 뉴욕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한다. 이미 이 책 외에도 3권의 책을 내셨고 강원도 화천군에

'평화의 마을, 허허당 미술관'도 조성중이라고 하니 놀라웠다. 스님은 사찰도 없고 시주도 안받으신단다. 그림이 팔리면 화구 구입비만 빼고 모두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주어 자신의 소유물로 된 재산이 없다고 하니 그렇게 사시기도 참 힘들텐데... 우리 같은 사람과는 다른 삶을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졌다.

 

 

그림을 그리며 떠오를는 단상을 시로 읊고, 그 시에서 소재를 얻어 그린 그림을 트위터(@huhudang)에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며 소통하고 계시다 한다. 이 책은 그런 산중 생활에서 얻으신 명상과 사색을 가려 뽑은 그림과 글로 엮여있다고 한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라는 책의 제목에서 따뜻한 허허당 스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는데 보는 내내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싶어하시는 메시지가 가득한 책이었다. 그리고 메시지는 간결한 언어들로 표현돼 있었다.

 

 

 

 

  

나의 언어2

 

내 방엔 책이 없다

그러나 내가 읽어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하늘에 박힌 언어와 산과 들에 흩어져 있는

자연이 뿜어내는 언어는

빛과 색을 가지고 문신처럼 내 몸에 박힌다

 

 

 

 

머물지 마라

 

 

불이 나면 꺼질 일만 남고

상처가 나면 아물 일만 남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삶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한순가도 머물지 않고

변하기 때문이다 (215p)

 

 

 

이 그림의 제목은 욕심쟁이(219p)다. (난 이 그림이 머리에 알록달록한 스카프를 쓰고 있는 아프리카 소녀의 모습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욕심쟁이'라니~ㅋㅋ 욕심 많은 뇨자임이 탄로나 버렸나?!)

 

 

스님의 그림에는 합장하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이 큰 그림 속의 작은 그림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게 어쩌면 스님이 수행하는 한 방법으로 쓰고 계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관세음보살'을 숱하게 외듯, 혹은 번뇌를 없애기 위해 경을 정성들여 필사하거나 아니면 셀 수없이 절을 하듯 그렇게 스님은 스님 마음 속 번뇌를 이 합장하는 스님의 형태로 그려넣고 수행정진하고 계시는 건 아닐런지...

고통받고 번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행을 통해 얻어진 성찰들을 트위터라는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향해 메시지를 내보내셨고 다시 그 글과 그림들이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라는 한 권의 책으로 엮여 우리가 바쁜 시간 틈틈이 짬이 날 때면 어디서든 펼쳐보며 잠시라도 사색하고 고통을 다독이고 마음을 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시는 것 또한 어쩌면 스님의 조금이라도 우리를 돕고자하는 '수행의 한 방법'은 아니셨을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게 아주 명쾌하게 '확' 꽂혔던 글 하나를 옮겨 본다. 카톡의 상태메세지에도 일부 인용하고 있다. 스님, '지랄이야'란 글도 그렇지만 특히 아래 '인생의 수'란 글 읽고 머리속이 목캔디 먹었을 때처럼 시원~~해졌습니다!

 

 

인생의 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한 가지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라

인생, 많은 수 있는 것 같으나

딱, 두 수밖에 없다

이런 수 하나 저런 수 하나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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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이네 알뜰 밥상 - 가계부 걱정 없는
김용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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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리책의 실용적인 측면으론 별다섯개, 푸드스타일적인 면과 편집의 아름다움에서 별 하나를 뺐다. 요리책이 실용적이면 됐지 꼭 푸드스타일이나 편집까지 신경서야하냐면 그건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향인 것을 어쩌겠는가...?!

 

밥숟가락 계량법의 원조 '나물이네'가 벌써 6번째 요리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요즘은 많은 요리서에서 밥숟가락과 종이컵 계량을 도입하고 있는데 원조가 '나물이네'였구나 처음 알았다. 나물이는 대한민국 최조로 요리책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요리작가'이며 나물이네의 요리책은 일본어로도 번역되어 출간되었다한다.

뭐 그런 거창한 건 모르더라도 웬만한 집에 나물이의 요리책은 한권씩 있을 법하다.

 

 

요리과정이 쉽고 친절한 것은 물론 간단한 요리는 더욱 간단하게, 복잡한 요리는 한결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안내해줘서 생활요리의 교과서로 불린다는 나물이네 요리책은 직접 만들어 먹어본 사람들은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책의 레시피대로 직접 만들어 보지는 않아서 그 부분을 확인할 길은 없지만 책을 보니 알뜰하게 재료를 손질하고 나중에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방법, 냉장고에 있는 재료의 사용 등 곳곳에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나는 솔직히 아름다운 요리서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나물이네 책은 늘 서민적?이라 꼭 소장하고 싶은 열망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꼼꼼히 보면서 바쁜 일상에 손이 많이 가게 되면 쉽게 만들어 먹기 힘든데 그런 주부들의 마음을 읽은 간결한 요리법과 큰 마음 먹고 하는 요리가 아니면 냉장고에 있을 법한 재료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왜 '생활요리의 교과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는지 알 것 같았다. 예를들면 콩나물국과 콩나물무침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구입하면 한 큐에 콩나물무침과 콩나물국을 만들어네요.' 라고 주부들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적어놓고 있어 요리책 읽다가 나도 모르게 하하하 웃었다.

또 우거지해장국에서 우거지만들어 보관하는 법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뭐 보관법을 보고 감탄할 것까지야...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어떻게 썰어서 봉지에 2번 끓일 분량을 넣고 있는지 한번 보면 나처럼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번 나물이네 알뜰밥상 책은 최근 나물이네에 소개된 새로운 메뉴 중 베스트 메뉴 202가지를 엄선해 수록했다고 한다. 여섯번째 요리책이지만 이전 요리책과 중복되는 요리가 거의 없다고 하니 신기하다.

 

'고야찬푸르'나 '냉우동','냉파스타', '미소시루', 명란이 들어간 달걀말이나 스파게티 등 일본에서 맛보았던 메뉴들과도 많이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여름에 입맛 없을 때 쌉싸름한 '고야찬푸르'가 맛있는데 오키나와에서 생산된다는 '고야'를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들 것 같아 아쉽다. '이 참에 여름휴가로 오키나와에 가봐???' 이런 살짝 오버한 생각마저 하는 나였던 것이다.ㅎㅎ

그리고 오이가 탕에 들어가는 것도 놀라웠는데 번데기가 탕에 들어가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처음에 '서민적인 요리책'이라고 살짝 뒤로 뺐던 나였지만 점점 읽다보니 나물이네의 재료를 어떻게하면 최대한 사용하고 편리하게 요리할까 또 어떻게 보관해야 나중에 요리할때 균등하게 사용 가능할까 등을 궁리해놓은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물이네 이름으로 사이트도 있다고 한다. www.namool.com

여섯권째 요리책을 내도록 총각인걸까~?! 책을 보며 요런 줌마다운 생각도 간간이 들었다. ㅎㅎ

총각이든 아니든 나완 아무 상관없으나 그래도 누가될지 곁에 있거나 있을 분은 매 끼니 걱정 안해도 되겠다 싶은 맘 금할 길 없다.

 

끝까지 줌마답게 마무리 하는 캘럽사랑이었던 것이다. 일상적으로 요리하는 곳 주변이면 놓여있을 것 같은 말그대로 실용서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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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 - 지금 그러거나, 그러고 싶거나, 그럴 수 있는 당신에게
윤신우 지음 / 예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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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매일 밤 어김없이 돌아오던 아빠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혹은 항상 자기 곁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그 현실은 무서운 당혹이다.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마음을 달래고 안정시켜야 한다.

 

다른 것들은 잠시 뒤로 미루어도 된다. (47p)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쪽부모 가정의 이야기이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하다기에

 

어떤 책일까... 우여곡절 여차저자한 자전적 느낌의 책일까...? 아니면 씩씩한 싱글맘이나 싱글대디의 우리 사회를 향한 부르짖음 같은 호소적이거나 혹은 비판적인 느낌일까? 하며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러나 계속 계속 읽어가도 담담한 어조로 혼자 아이를 키울 때 아이의 마음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혼자되었을 때 자신의 주변 관계가 재 정립되더라, 특히 명절에 갈 곳이 마땅찮았다 그래서 친가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전혀 예고도 없이 이러저러한 상황(어떤 상황인지는 읽으실 분은 보게 될 것이고,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일 수 있음으로 일부러 하지않는다)이 되어 그 배려심없음에 화났다는 것, 아이를 감정적으로 맡아선 안되고 생활면이나 환경면을 충분히 고려해서 아이를 맡아야한다는 것, 이혼하고 아이 양육을 어떤 식으로 하고 있냐하는 여러 쌍의 예, 이혼하고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며 비록 이혼은 했지만 인간으로서 서로 더 신뢰가 쌓이는 부부, 오히려 더 등을 돌리게 되는 부부들의 얘기들을 적어놓고 있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아이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것과는 다르다. 가끔 보는 옆집 아이는 귀엽지만 24시간 내가 보살펴야하는 아이는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41p와 42p)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다들 자기 사연만큼 안고 살아간다.'(53p)

 

 
나는 이 말에 백번 동의한다.

결혼 5년차쯤 되니 단란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매년 여름휴가는 챙겨서 어디로든 떠나는데 그것도 나름 노하우가 있었다. 한부모와 아이들만 휴가지에 가면 아무래도 보는 눈도 있고 뭔가 모르게 신경도 쓰이고 재미도 없는지라 매년 휴가일정을 맞춰 동생네 부부나 지인들 가족과 어울려서 간다고 한다. 음... 현재(?) 양쪽부모 가정이라도 우리집은 매년 휴가를 챙기기 힘들다.

 

아이들이 더 이상 부모와 여름휴가를 가지않으려는 때가 올 때까지 매년 휴가만큼은 꼭 챙겨주어야한다는 저자의 말이 한부모이더라도 아이들에겐 구김살없이 자라주길 바라는 심정과 책 속에도 나오지만 아이 마음 속에 하나씩이라도 훗날 엄마인 자신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추억 즉 '애정의 증거물'을 남겨주고 싶다는 저자의 각오같은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어떤 아이가 있는데 표정이 항상 어둡다. 아빠, 엄마 다 번듯한 직장에 성격이 크게 모난 사람들도 아니다. 알고보니 아빠는 아이가 아주 어렷을 때부터 사소한 잘못도 용납을 안 했다. (중략)

아이는 내면에 깊은 상처를 안았고 어두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아이의 정서와 인성에 부모의 숫자가 결정적이지는 않다. 한 부모 가정, 즉 부모 숫자가 하나 모자라는 가정이라도 아빠든 엄마든 아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그 영향을 받는다.

'청승떨지 않기','웃으며 지내기','당당하기','가볍게 하기', '객관화하기'가 아마 내 아이들에게 보여준 모습일 것이다.(184p)

 

 

 

아아... 그래서 이 책도 간혹 감정의 출렁임도 느껴졌지만 대체적으로 담담했나 보다. 그리고 정말 한쪽 부모라서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봐진다는 건 이미 있는 상처에 부채질만 계속 해대는 꼴이겠구나... 상처받았을 때 누군가 품어주고 위로해주면 한동안은 웅크리고 있더라도 다시 추스리고 일어날 힘이 되어 주듯이 나부터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싱글맘 싱글대디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한쪽 부모 가정이 된 아이들을 말없이 응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내 성격상 필요하면 말은 할지도 모르겠다~ㅎㅎ

 

 
이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읽으며 평소에도 우리의 지나친 호기심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 가끔은 알아도 모른 채 궁금해도 모른 채 하는 배려와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더욱 더 그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 누군가는 어쩌면 다름 아닌 '내'가 될 수도 있는 일임으로.

 

 

 

이혼이나 사별 후 '나'도 힘들지만 우선은 '아이'의 마음을 챙겨라 그러다 보면 '나'도 바로 세워갈 수 있다는 말과 아이들을 키우려니 경제적인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어느날 선배에게 "한 1년은 어찌어찌 버티겠지만 그 다음은 모르겠어요" 라고 했더니 "1년 버틸 수 있으면 10년도 버틸 수 있다"는 말이 돌아와 거짓말처럼 불안함이 싹 가셨다는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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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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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집 정리나 수납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웃나라 사람이긴해도 '곤도 마리에'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몇 권 수납에 관한 책이 번역돼 나와있기도 한데다 모르긴해도 잡지에서 정리·수납쪽으로 인용도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가 취미가 아닌 사람이지만 이사 한번 할때마다 '헥헥 이렇게 물건이 많았나?!'하고 느낀다.

그리고 누군가 와서 깨끗하게 치워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 이 많은 물건들 모조리 확 갖다 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친정엄마가 오셔서 잔소리하시며 치우기라도 하면 잔소리는 싫지만 치워진 후 쾌적함을 느낀다.

책에서도 그런 언급이 나오는데 실제로 나도 시험 전날이나 무슨 중요한 일을 앞두고 책상위나 주변 정리하기부터 시작해서 정작 시험공부나 중요한 일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 '시험 전날 정리하고싶다는 충동은 정리에 흥미가 있는 나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현상이다. (중략) 이처럼 너무 정리가 하고 싶은 경우, 그것은 방을 정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시험 전날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시험이 끝난 후에도 계속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고 돼있다. 아... 정말 저자의 말 그대로겠구나하고 공감 되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물건마다 제 위치를 정하고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제 위치에 놓아두자. 이것이 효과적인 수납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라고 돼있는데 이 책을 안 본 사람들은 너무나 진부한 말에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곤도마리에 식의 물건의 제 위치는 기존 우리가 생각하는 가지런한 수납, 수납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수납, 동선을 고려한 수납 등등은 소용없다고 말하며, 한 곳에 정리할 물건들을 모조리 다 모아놓고 꼭 하나하나 만져보며 그것이 설레게 하는지 아닌지로 구분해서 지금 설레게 하지않는다면 과감히 버릴 것을 강조하는 특이한 분류?기준을 제시하고 있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도 귀찮더라도 모조리 한군데로 빼낸 후 하나하나 설레는지 아닌지로 분류하고 집안의 옷들도 모조리 집합시켜놓고 분류하라고 한다.

그리고 분류하는 물건들의 순서도 제시하고 있어서 재밌게 생각되었다. '정리는 매일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해야한다.'는 말도 기존 정리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정리 리바운드' 즉 '정리해도 며칠만에 다시 원상복귀되는 현상'이 안되기 위해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반복되는 말이 많고 정리전과 정리 후의 사진이 좀 있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사온 후 집안 정리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서 심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정리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책이었다. '정리'가 안 된 게 더 마음이 편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께도 권해주고 싶은 알고나면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곤도 마리에식 정리법임이 분명하다. 이 분의 정리컨설팅 후 인생 자체가 달라졌다거나 전에 없던 자신감이 생겼다는 고객도 있다는데 왠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비록 나도 꽤 귀차니즘이지만 쾌적한 환경에서 맑은 판단이나 긍정적인 사고가 나온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내 주변의 슬림화 작업을 해나고 있다.

끝으로, 이 책에 있는 곤도 마리에의 말을 옮기며 마무리 하고자 한다.
'한번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를 마친 사람의 인생은 틀림없이 극적으로 달라진다.
 
그게 뭐가 됐든 지금 무엇인가를 정리하고픈 사람이라면 이 책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십중팔구 나처럼 읽는 중간중간에 어느새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것이다.ㅎㅎ
저자의 주변 정리를 하다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정리가 된다는 말( 자신의 내면 들여다보기)이 틀린 말이 아니구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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