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허허당스님은 1974년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하여 1976년 해은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여 향곡 선사 문하에서 선 수행을 쌓으셨단다. 1978년 경남 남지 토굴이세 한 도반과 정진하던 중 문득 깨달은 바 있어 붓을 잡기 시작한 뒤, 1983년부터 지리산 벽송사 방장선원에서 선 수행과 함께 본격적인 선화 작업에 들어갔으며 그 뒤 꾸준히 국내 전시회뿐 아니라, 2000년 6월 스위스 취리히, 2010년 하와이에서 전시회를 가지셨다고 한다.

또 2013년 뉴욕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한다. 이미 이 책 외에도 3권의 책을 내셨고 강원도 화천군에

'평화의 마을, 허허당 미술관'도 조성중이라고 하니 놀라웠다. 스님은 사찰도 없고 시주도 안받으신단다. 그림이 팔리면 화구 구입비만 빼고 모두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주어 자신의 소유물로 된 재산이 없다고 하니 그렇게 사시기도 참 힘들텐데... 우리 같은 사람과는 다른 삶을 사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졌다.

 

 

그림을 그리며 떠오를는 단상을 시로 읊고, 그 시에서 소재를 얻어 그린 그림을 트위터(@huhudang)에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며 소통하고 계시다 한다. 이 책은 그런 산중 생활에서 얻으신 명상과 사색을 가려 뽑은 그림과 글로 엮여있다고 한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라는 책의 제목에서 따뜻한 허허당 스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는데 보는 내내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싶어하시는 메시지가 가득한 책이었다. 그리고 메시지는 간결한 언어들로 표현돼 있었다.

 

 

 

 

  

나의 언어2

 

내 방엔 책이 없다

그러나 내가 읽어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하늘에 박힌 언어와 산과 들에 흩어져 있는

자연이 뿜어내는 언어는

빛과 색을 가지고 문신처럼 내 몸에 박힌다

 

 

 

 

머물지 마라

 

 

불이 나면 꺼질 일만 남고

상처가 나면 아물 일만 남는다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삶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한순가도 머물지 않고

변하기 때문이다 (215p)

 

 

 

이 그림의 제목은 욕심쟁이(219p)다. (난 이 그림이 머리에 알록달록한 스카프를 쓰고 있는 아프리카 소녀의 모습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욕심쟁이'라니~ㅋㅋ 욕심 많은 뇨자임이 탄로나 버렸나?!)

 

 

스님의 그림에는 합장하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이 큰 그림 속의 작은 그림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게 어쩌면 스님이 수행하는 한 방법으로 쓰고 계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관세음보살'을 숱하게 외듯, 혹은 번뇌를 없애기 위해 경을 정성들여 필사하거나 아니면 셀 수없이 절을 하듯 그렇게 스님은 스님 마음 속 번뇌를 이 합장하는 스님의 형태로 그려넣고 수행정진하고 계시는 건 아닐런지...

고통받고 번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행을 통해 얻어진 성찰들을 트위터라는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향해 메시지를 내보내셨고 다시 그 글과 그림들이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라는 한 권의 책으로 엮여 우리가 바쁜 시간 틈틈이 짬이 날 때면 어디서든 펼쳐보며 잠시라도 사색하고 고통을 다독이고 마음을 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시는 것 또한 어쩌면 스님의 조금이라도 우리를 돕고자하는 '수행의 한 방법'은 아니셨을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게 아주 명쾌하게 '확' 꽂혔던 글 하나를 옮겨 본다. 카톡의 상태메세지에도 일부 인용하고 있다. 스님, '지랄이야'란 글도 그렇지만 특히 아래 '인생의 수'란 글 읽고 머리속이 목캔디 먹었을 때처럼 시원~~해졌습니다!

 

 

인생의 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한 가지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라

인생, 많은 수 있는 것 같으나

딱, 두 수밖에 없다

이런 수 하나 저런 수 하나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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