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Kitty > 썰렁한 이벤트 합니다 ^^

저도 이벤트를 하는 날이 오다니 -_-;

눈먼 리뷰 당선 이벤트합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이벤트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암 생각도 안나고 어리버리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숫자 맞추기 하겠습니다 ^^;;

방문객 수 1000을 처음으로 캡쳐해주시는 분께 원하시는 책을 한 권 보내드릴께요.

그리고 간발의 차로 놓치신 분들에게 드리는 두번째의 기회로 1111을 처음 잡아주시는 분께도 원하시는 책을 한 권 선물하겠습니다.

어차피 시작한 지 얼마 안되고 오시는 분도 많지 않은 서재라서 지금 860정도이니 한 1-2주일 쯤 후에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달밖에 안된 서재에서 이벤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_-;;)

지리적 여건상 다른분들처럼 곰살맞게 카드나 메모를 넣지는 못하구요, 그냥 원격 조종해서 슝~ 날려드릴께요. (인터넷은 좋은 것이에요...)  

그럼 모든 분들께 행운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숨은아이님이 짚어주신 것 잘 보았습니다. 저는 전혀 몰랐던 낱말들(통잠...)도 있었고, 저도 숨은아이님과 동감(나뭇등걸, 스란치마, 가락지, 환쟁이....)하는 것도 있었어요. 그 가운데 몇가지는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달라 올려봅니다.

*우묵하다 : 라는 설명은 그리 낯선 표현은 아닐 텐데요? 흔히, 요리강습할 때도 "우묵한 접시에 담아주세요"이런 표현 자주 하거든요. 움푹하다-만큼 우묵하다도 자주 쓰이는 표현이며 '우묵'은 우리사전에 올라와 있는 하다형 형용사입니다.

*덕석 : "덕석"이라는 용어는 원래 "추울 때에 소의 등을 덮어 주기 위하여 멍석같이 만든 것"이라는 뜻의 낱말입니다. 그래서 멍석과 덕석이 표준어와 사투리의 관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두 낱말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속담도 있지요 " 덕석이 멍석인 듯이"라는 속담은 실물도 아닌 것이 약간 비슷함을 빙자하여 실물처럼 자처한다는 뜻입니다.
강강술래에서 덕석몰이는 놀이의 형태를 생각해보면 멍석말이가 통념상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때는 덕석은 멍석에 대한 사투리 표현이겠지요. 하지만, 멍석이든 덕석이든 그 생김새가 비슷해서 덕석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었을 수도 있으니 무조건 사투리라고만은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더늠과 바디에 대한 보충설명 : 숨은아이님 말씀대로 더늠과 바디가 똑같은 건 아닙니다. 잘 아시다시피 '더늠'은 '더 넣었다'라는 뜻으로 어느 명창이 특정 부분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다듬어 넣은 것이고, "바디"는 받았다라는 뜻의 '받이'에서 유래된 말이기도 하고 베를 짜듯이 소리를 짰다하여 나온 말이기도 합니다. 더늠과의 차이라면 더늠은 한 대목을 말하고 바디는 전체적인 짜임새를 말하니 더늠보다는 바디가 좀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말의 공통점이라면 '판소리의 유파와 스타일을 구별'할 때 쓰는 말이란 것이겠지요. <바디를 “판소리에서 명창이 한 마당 전부를 절묘하게 다듬어놓은 소리. 더늠”>이라고 설명을 붙인데는 아마 그런 뜻으로 한 것 같습니다. 더늠과 바디가 똑같다는 식의 설명은 분명 잘못되었지만, 판소리의 공연방식의 특성상 발생하는 명창들마다 자신의 더늠과 바디 (더 나아가'제"까지)가 있다는 정도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 제가 가진 민중서관의 <새로나온 국어대사전>을 참고했으며,가물가물하던 전공과목의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 2005-12-27 1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숨은아이 > 미처 불러주지 못했던 이름들을 알려주었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지음 / 서해문집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2005년) 정월부터 하루에 한 장씩 읽기로 한 책이다. 그냥 한 장씩 쭉쭉 읽어나가지 않고, 매일 어제 읽은 부분을 복습(^^)한 다음 새로 한 장을 더 읽기로 했다. 찾아보기를 제외한 본문은 437쪽이니 하루에 한 장, 곧 두 쪽씩 꼬박꼬박 진도 나갔다면 진작 책씻이를 했을 터인데, 주말 휴일엔 건너뛰고 또 바쁠 때는 며칠씩 거르기도 해서 겨우 오늘에서야 마쳤다. 그래도 올해를 넘기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 책 덕분에 나는, 우리가 많은 것들의 “이름”을 잊고 살았음을 알 수 있었다.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조금 내리는 비는 먼지잼, 밤의 딱딱한 겉껍질 속에 있는 불그스름한 속껍질은 보늬, 채 익지 않은 과실은 똘기, 책갈피에 끼우는 긴 끈은 보람줄, 뜨거운 볕을 가리려고 눈썹 위에 손바닥을 대고 작은 그늘을 만드는 짓은 손갓, 죽이나 풀의 표면에 엉긴 엷은 막은 더껑이... 우리 곁의 자연물, 우리가 행동 하나하나에는 모두 이름이 있었는데, 그걸 지금까지 몰라주고 살았다.

왜 그랬을까? 획일적인 도시 생활에 사로잡혀 살다 보니 자연의 변화에는 둔감해져서 굳이 이름을 구별해서 불러줄 필요가 없었을 테고(안개와 는개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나?), 또 독서의 경향도 번역 문학에 치우치다 보니 어휘의 폭이 좁아졌을 테고(해당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더 잘 쓰는 번역가는 매우 드물다), 교과서나 언론에서 쓰는 공식 용어는 한자말 위주라서 뜻이 같은 토박이말 어휘는 묻혀버리기도 했을 터이다(이를테면 “무수기”라는 토박이말 대신 “조수간만의 차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오늘날 도시에서도 큰비가 오면 물마(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못 다닐 정도로 땅 위에 넘쳐흐르는 물)가 지고, 4월 구름 끼고 포근한 날은 잠포록하다(날이 흐리고 바람기가 없다). 이런 말을 모르고 살아온 게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표현하지 못하면 감성도 잃는가. 잃어버린 감성을 찾아준 듯해 고마운 책이다.

그러나 가끔 북한 말과 남한 말을 뒤바꾸어 표기하고, 때로는 낱말 해설에 미묘하게 틀린 점도 있고, 앞에서는 안 그러려고 꽤 노력한 듯하지만 뒤에서는 역시나 성 관계에 대해 차별적인 말을 지은이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점(이를테면 “논다니 계집의 몸뚱이”를 “살꽃”이라 한다는 등. 기생의 성을 사는 것을 풍류로 보는 이성애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면 이게 아름다운 말일지도 모르지만, 이 말에서 그 “몸뚱이”의 주인은 풍류의 대상일 뿐 인격체가 아니다)이 거슬려서, 별 하나를 깎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숨은아이 > 이상해 틀린 것 같아-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언제나 그렇듯이 리뷰와는 별도로 책에서 잡은 "옥의 티"를 올린다. ^^



90-91쪽
물띠를 “배가 지나간 뒤 생기는 물거품의 긴 줄기”라 해설하고 북한에서는 이를 ‘물이랑’이라 한다고 했는데,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거꾸로다. 물이랑이 남한 표준어이고 물띠가 북조선에서 쓰는 말이다.

143쪽
고주박을 “나무를 베고 남은 밑동이나 죽은 나무등걸”이라 했는데, ‘나무등걸’은 북조선식 표기이고, 남한의 맞춤법에 따르면 나뭇등걸이라 써야 한다.

155쪽
함짓방을 설명하면서 ‘함지’는 “광산에서 금을 채취할 때, 북새나 감흙을 물에 일구어서 금을 걸러내는 데 주로 쓰이던” 네모지게 짠 나무 그릇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북새는 ‘복대기’를 잘못 쓴 것 같다. 북새는 “많은 사람이 야단스럽게 부산을 떨며 법석이는 일”이고, 복대기는 “광석을 빻아 금을 골라낸 뒤 남은 돌가루”를 뜻하는 북조선 말이다.

그리고 일단 금 부스러기가 함지에 들어가면 일부러 꺼내기 전에는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방을 함짓방이라 하고, 이를 ‘미로’나 ‘미궁’ 대신 쓸 수 있는 말이라 했는데, 아무리 함짓방이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해도 ‘복잡한 구조’를 전제로 하는 미로나 미궁과 같은 말로 쓸 수 있을까? 난 아닌 것 같다.

183쪽
메밀눈을 “작고 모질게 생긴 눈”이라 설명하면서 “우묵하게 생긴 눈은 우멍눈 또는 움펑눈”이라 했는데, 우묵하게 생겼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우멍눈을 찾아보니 “움펑눈의 북한어”란다. 움펑눈은 “움푹 들어간 눈”이다. 아아, 이제 알겠다. 그런데 이 책, 북조선에서 나온 사전에 너무 의존한 거 아닌가 의심이 든다.

255쪽
데시근하다’란 말을 “언행이 조리에 닿지 아니하고 미적지근하다. 매우 못마땅해하다.”라고 설명했는데, “언행이 조리에 닿지 아니하고 미적지근하다”와 “매우 못마땅해하다”가 어떻게 같은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데시근하다’는 “말과 행동이 조리에 닿지 아니하고 실속이 없이 흐리멍덩하다”라는 북조선 말. “매우 못마땅해하다”란 설명은 괜히 붙은 것 같다. 북조선 말을 소개하는 건 좋은데, 그러면 그렇다고 표시해줄 일이지.

264쪽
알음을 “사람끼리 서로 아는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러므로 ‘안면’이 있는 관계를 알음하다”라고 한다고 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알음하다’는 그와 달리 “어떤 일을 알아보거나 맡아보다”라는 말이다.

273쪽
북새를 설명하면서 “여럿이서 어떤 일을 방해하는 것을 ‘북새질치다’, ‘북새놓다’고 하며, 그런 판이 벌어진 곳을 ‘북새판’이라 한다”고 했는데, 북새, 북새질치다, 북새놓다, 북새판, 북새통은 모두 여러 사람이 시끌벅적 북적이는 걸 가리키는 말이지만 꼭 ‘어떤 일을 방해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274쪽과 278쪽
“매나 몽둥이로 함부로 때리는 짓”을 뜻하는 ‘싸다듬이’를 설명하면서, 옛날 마을 공동체에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죄 지은 이를 덕석(멍석)으로 둘둘 말아 몰매를 때리는 것을 ‘덕석몰이’라고 했단다. 그런데 그것은 ‘멍석말이’이고, 덕석몰이는 강강술래의 한 대목으로 “‘몰자 몰자 덕석을 몰자’ 하는 앞소리와 받는소리를 번갈아 부르면서 맨 앞사람이 왼쪽으로 둥글게 돌면서 중심을 잡으면 뒤를 따르던 놀이꾼들은 차례로 멍석을 말듯이 겹겹이 돌아드는 놀이”다. 덕석몰이가 멍석말이의 사투리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사투리라고 표시했어야 한다.

303쪽
메지를 “건축물에서 벽돌, 석재가 이어 닿는 부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본말이 판치는 건축 현장에서 아직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키는 토종 우리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메지는 일본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사춤, 줄눈으로 순화했다. 다만 우리말에는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란 뜻으로 ‘메지대다’란 말이 있다.

360쪽
가락지를 설명하면서 “보통 진주나 보석 따위를 끼워 장식을 한 것을 반지라고 한다면, 가락지는 그런 장식이 없는 고리를 말한다”고 했는데, 이건 터무니없는 말이다. 가락지는 두 짝으로 된 고리를 말하고, 반지는 한 짝으로만 된 고리를 말한다. 곧 손가락에 하나만 끼우도록 만든 것은 반지, 한 손가락에 쌍으로 끼우는 것은 가락지다.

367-368쪽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인 진솔을 설명하면서 “모시옷을 지을 때 풀을 먹이고 다듬이를 하여 짓는 방식”을 ‘짓것’이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짓것은 진솔과 비슷한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① 새로 지어서 한 번도 빨지 아니한 첫물의 옷이나 버선 ② 새로 지어서 그대로 둔 옷감”이다.

370쪽
배악비를 “가죽신의 창이나 울 속에 두껍게 대는, 여러 겹으로 붙인 헝겊조각”이라 했는데, 배악비는 꼭 가죽신에 대는 헝겊이 아니라도, “여러 겹으로 단단하게 풀칠하여 붙인 종이나 헝겊”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371쪽
스란치마를 “입으면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폭이 넓은 치마”라 했는데, 스란치마가 대개 길고 폭이 넓기는 하지만, 이름의 뜻을 설명하는 말로는 부족하다. 스란치마는 “스란을 단 치마”를 말한다. 스란은 “치맛단에 금박을 박아 선을 두른 것”이고.

374쪽
먹는 때와 장소에 따라서 다양한 밥의 이름을 나열하면서 그중 하나로 “신령에게 제사 지낼 때 올리는 노구메”를 들었는데, 노구메는 “놋쇠나 구리로 만든 작은 솥” 곧 노구솥에 지은 제삿밥이란 뜻이다. 신령에게 제사 지낼 때 올리는 밥인 건 맞는데, 노구솥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온전한 설명이 된다.

392쪽
들창을 “바깥쪽으로 밀어 올려 열게 되어 있는 문”이라 설명하고는 “중앙 냉난방을 하는 대형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열을 차단하기 위해서 창문을 붙박이로 만들고, 그 아래쪽에 환기를 위하여 작은 들창을 내는 것이다. 따라서 들창은 미세기에 비해서 대체로 창문의 크기가 작다. 이를 옛말로는 ‘벼락닫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고 했다. 들창과 벼락닫이가 같은 말인 듯이 들린다. 그러나 들창은 들창이고, 벼락닫이는 위에서 설명한 대로 “위짝은 붙박이고 아래짝만 오르내려 여닫는 창문”이다. 곧 들창과 벼락닫이는 비슷하지만 꼭 같은 말은 아니다.

401쪽
통잠을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는 잠.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고 했는데, 북조선 말 아니다. 통잠은 남한 표준말이다.

403쪽
다스름을 “어떤 곡조를 연주하기 전에 음률을 고르기 위해 먼저 적당한 짧은 곡조를 연주해보는 일, 또는 그 악곡”이라 설명하고, 양악에서는 이를 “리허설”이라 한다고 했다. 내 생각에 다스름과 리허설은 엄연히 다르다! 다스름은 연주 직전에 음률을 고르는 것이고, 리허설은 연주 내용을 미리 한번 해보는 예행연습 아닌가?!

409쪽
환을 “아무렇게나 마구 그린 그림”이라 설명하면서 “화가를 낮추어 부를 때 흔히 ‘환쟁이’라고 하는데 ‘환장이’라고 써야 바르다”고 했다. 하지만 ‘장이’는 장인, 기술자를 뜻하는 말이고, 누군가를 낮추어 부를 때는 ‘쟁이’라고 한다. 어차피 낮추어 부를 때 쓰는 말이므로 ‘환쟁이’가 맞다.

411쪽
바디를 “판소리에서 명창이 한 마당 전부를 절묘하게 다듬어놓은 소리. 더늠”이라고 설명했는데, 더늠은 바디와 다르다. 더늠은 “명창이 자신의 독특한 방식으로 다듬어 부르는 어떤 마당의 한 대목”이다. 곧 바디가 한 마당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더늠은 그중 한 대목을 뜻한다.

414-415쪽
고수레를 설명하면서 “굿을 할 때나 들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 떼어내어 귀신에게 먼저 바치면서 하는 소리나 짓. 단군 때에 고시라는 사람이 백성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데서 온 말이라 하는데, 한자로는 ‘제반(除飯)’이라 한다”고 하고 바로 이어서 “흙이나 떡 반죽을 할 때 물이 골고루 섞이게 하는 일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따라서 농경에서는 갈아엎은 논판의 흙이 물에 골고루 잘 풀리게 하는 것이고, 떡을 할 때에는 쌀가루 반죽이 물에 골고루 잘 풀어져서 잘 익은 떡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앞의 설명과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고는 또 “남의 집에서 음식을 가져왔을 때에도 고수레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첫 번째 세 번째 설명은 이어지는데, 두 번째 설명은 전혀 엉뚱한 말 같다. 사전을 찾아보니, 두 가지 서로 다른 ‘고수레’란 말이 있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세 번째 설명에 해당하는 ‘고수레’와 두 번째 설명에 해당하는 ‘고수레’가 각각 따로 있는 것이다. 같은 고수레라도 엄연히 서로 다른 말인데, 그 설명을 뒤섞어놓았다.

417쪽
물수제비뜨기를 설명하면서 “자맥질은 물속에서 멱을 감으며 노는 놀이”라고만 설명했는데, 자맥질은 정확히 말해 “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짓”이다.

423쪽
방자를 “남을 못 되게 하거나 재앙을 받게 하기 위하여 귀신에게 빌거나 방술을 쓰는 짓”이라고 해놓고는 “‘오만방자하다’에서 ‘방자’의 뜻”이라고 했다. 오만방자하다의 방자는 전혀 다른 뜻이다. 다른 사람을 저주하는 뜻의 방자는 토박이 말이고, 오만방자하다의 방자(放恣)는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없이 무례하고 건방지다”란 뜻의 한자말이다.

431쪽
‘오쟁이 지다’란 말을 “남편이 있는 여자가 다른 사내와 간통하다”로 설명했는데, 설명대로라면 ‘남편이 있는 여자’가 ‘오쟁이 지다’란 표현의 주어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오쟁이 지다’는 바로 그 여자의 남편이 주어가 되는 말이다. 그러니까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다”라고 설명해야 옳다.

432쪽과 436쪽에서
이바지를 “갓 혼인한 신부가 친정집에 갈 때 음식을 장만해서 가는 것”, 북조선 말인 무라지하다를 “시집간 딸이 사흘 만에 집에 음식을 가지고 돌아오다”로 설명했는데, 내 생각에는 두 경우 다 신부가 음식을 가지고 친정에 가는 게 아니라, 친정에서 장만한 음식을 가지고 시댁에 가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우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바지를 “힘들여 음식 같은 것을 보내 줌”으로만 설명한다. 시댁에 가든 친정에 가든 폭넓게 쓸 수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무라지는 명백히 “평안도에서, 새색시가 친정에 첫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면서 가지고 오는 잔치 음식을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는 무슨 근거로 이바지와 무라지를 친정에 음식을 장만해 가는 것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5-12-2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제 페이퍼에 진주님과 반딧불님이 다신 댓글도 좀 봐주세요~!
 

출판시장 물흐리는 ‘공룡’ [05/12/09]
지난 3일 교보문고 본점. ‘독서가 미래다’라는 이벤트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12월 한달 동안 출판사 20여곳이 참여해 자사의 ‘양서’를 사는 사람한테 2천만원어치 경품을 준다는 내용이다. 중앙 통로 매대에는 해당 출판사 팻말과 책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물론 양서도 있고 며칠 안된 신간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책도 끼어있 다. 베스트 순위에 든 8종이 포함돼 있는 게 특징. 이벤트는 이것뿐이 아니다. 게임기, 엠피3, 여행권 등을 각각 경품으로 내건 서너 출판사의 신간이 통로에 가깝게 단독으로 예쁘게 진열돼 있다.

길 건너 영풍문고도 마찬가지. 중앙 통로에 10곳 출판사 책을 진열해 놓고 이달 말까지 구입자 10명을 추첨해 스노보드 세트를 준다. 홈 씨어터, 성지순례, 가정용 홈 사우나를 각각 경품으로 내건 출판사의 매대가 경품의 크기에 비례하여 통로 가운데 또는 가까이 마련돼 있다. 정체불명의 책이 ‘이달의 추천도서’ 팻말을 이고 있고, 덤으로 책 한권 더 준다는 출판사의 책은 정문을 들어와 바로 눈이 멈추는 곳에 똬리 틀었다.

서점쪽에서는 이벤트와 관련해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365일 하고 있으며 신규 수요 창출과도 관련 있다고 말한다. 한 중견 출판사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현재 OO곳이 참여하는데 조금 빈다, 참여해 달라”고 요구해 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신간도 깔아야 하고 베스트 순위를 유지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경품은 오로지 출판사 부담이다. 초기에는 30만~40만원이었는데 요즘은 80만~100만원 수준. 교보, 영풍, 서울문고 등 세 군데 강북, 강남 쪽을 합치면 이벤트는 줄줄이 사탕. 내키지 않는 출판사한테는 적잖은 부담이다. 서점에서 매출을 올리는데 엄한 출판사에서 부담을 진다는 얘기다. 서점 쪽은 “참여를 제안하지만 강요한 적은 없다”면서 “참여사에 이익을 줄지언정 불참사에 불이익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점 판촉에 출판사 비용 부담

이런 논란은 연합광고에도 고스란히 재연된다. 연합광고란 대형 소매점의 이름으로 출판사 10~20곳의 책을 함께 소개하는 광고. 5월 어린이달, 여름 겨울방학, 연말연시 등에 실시해 왔으나 요즘은 무가지에 수시로 실린다. “비용을 분담하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노출기회가 적은 출판사한테 좋은 기회”라고 서점 쪽은 밝혔다. 그러나 출판사 쪽은 “44만~88만원의 부담이 잦아지면 무시 못할 금액”이라면서 “솔직히 서점 개업 몇 주년, OO점 오픈 기념 등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매대와 연합광고를 둘러싼 시비를 두고 “매출은 대형 소매점이 올리고 그 부담은 출판사들이 지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 사이에서 시비가 이는 데는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서점 하면 떠올리는 교보는 현재 본점을 포함해 10곳의 대형 매장을 거느리며 책의 유통을 좌우하는데 2010년까지 지점을 5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풍 또한 10곳 이상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 서점들은 차츰 문을 닫아 1998년 전국 4897개던 서점이 지난해는 2205개로 6년만에 55%나 줄었다(한국서점조합연합회 자료). 또 출판계 역시 비슷하다. 자본의 크기를 바탕으로 점점 덩치를 키운 상위 몇개의 출판사가 전체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실제로 베스트 순위 50위권 책들을 살펴 보면 상위 대형 출판사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말하자면 대형 출판사와 대형 소매점이 ‘상부상조’하게 되고 나아가 ‘짜고칠’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 틈에서 죽어나는 것은 중소형 출판사다.

대형 소매점의 ‘365 이벤트’나 ‘매대 판매’도 경품을 댈 여력이 없는 중소형 출판사한테는 그림의 떡. 서점 관계자는 “이벤트나 특별매대가 출판사의 요구로 만들어지는 게 많다”며 “우리는 자리를 제공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어린이책의 경우 웅진미디어, 비룡소, 시공주니어, 주니어랜덤, 주니어김영사 등 대형 출판사의 책들이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으며 특별전시 코너를 폼나게 과점하고 있다. 글송이, 을파소, 삼성당i, 효리원, 다림, 꿈소담이, 깊은책속옹달샘, 문공사 등은 그런 틈에 끼어 구매자에게 2000원 도서교환권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그 책이 그 책인 요즘 마케팅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다들 그렇게 하는데 그게 무슨 문제냐.” 서점 쪽의 말은 되레 당당하다.

이렇듯 ‘팔기 우선’ 방침에 따라 출판사와 서점은 독자들에게 양질의 서적을 권하기보다는 잘 팔리거나 마진이 높은 책들을 우선 출시하고 우대 전시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진다. 매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각종 이벤트에 베스트셀러 출판사를 참여시켜 잘 팔리는 것은 더욱 잘 팔리게 부추김으로써 대형끼리 돕고돕는 결과를 낳는다. 양질의 기획전시는 할 생각을 않거나 하더라도 찬밥신세다. 3일 현재 진행중인 영풍문고의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글 어떻게 쓸 것인가’ 기획전시는 양질임에도 이벤트 매대에 가려 한적하게 밀려나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책들이 독자들에게 노출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일반 단행본의 경우 초판 3000부 발행은 옛말. 요즘은 1000~2000부에 그치고 심지어는 500부를 찍고 마는 사례까지 전해진다.

“팔자” 위주…양서는 뒷전

한편, 일부 대형 출판사들의 ‘옆집보다 싸게 팔기’와 대형 소매점과 인터넷서점들의 낮은 납품가 강요가 유통시장을 흐리고 있다.

단행본을 기준으로 할 때 통상 출판사에서는 도매 65%, 소매 70%, 매절은 60% 값에 공급한다. 도·소매는 위탁판매, 즉 외상으로 책을 대주고 판 만큼 나중에 돈을 정산한다. 으레 2~4개월짜리 어음이다. 전체 물량에서 10~20%을 차지하는 매절은 일정부수(소매 50부, 도매 100부)가 넘을 때 반품 없는 조건으로 맞돈을 받는다. 그러나 자본력이 좋은 출판사와 소매점에서 경쟁을 부추기면서 이러한 룰이 깨지고 있다.

대형 소매점의 경우 매절값, 그러니까 통상적인 공급률보다 10% 가량 낮은 값에 납품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물론 팔리지 않은 책은 반품하는 조건이다. 한 대형 서점은 신규 출판사에게는 일괄적으로 그런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존 출판사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한다. 한 서점 관계자는 “기왕의 관행은 법이 아니다. 많은 물량을 사가면 도매가 아니냐”며 입고값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벤트 때는 그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인터넷사이트에서는 상시 할인판매를 하며 매절값보다 더 낮은 값에 납품받고 있다. 온-오프가 한 물류센터에서 이뤄져 이들 서점은 사실상 인터넷서점 납품값으로 책을 받는 셈이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등 인터넷 서점들은 매절값에 납품받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큰폭 할인행사를 벌여 납품값을 더 낮추는 실정이다. ‘굿바이 2005년 베스트셀러 총결산’ 행사를 여는 알라딘의 경우 100종의 책을 선정하여 할인과 마일리지를 포함해 25~45%를 내려 팔고 있다. 마일리지는 출판사에서 부담 또는 분담해 사실상 저가납품이 이뤄지는 셈이다. 경우에 따라 30% 안팎에 납품하기도 한다. 그래도 출판사한테는 바로 현금이 들어와 감지덕지다.

반값에 납품받고 반품은 당연

그 와중에 일부 대형 출판사의 덤핑출고가 뒷구멍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도매상인 ‘어린이책’의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일부 출판사에서 정가의 55~60%에 책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덤핑을 일삼는 홈쇼핑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 가운데는 출판계 ‘원로’와 관련된 출판사조차 끼어 있다. 대형 출판사의 전횡은 도매상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선수금 턱으로 미리 돈을 당겨감으로써 중소형 출판사한테 지불해야 할 결제금을 말린다는 것. 최근 한 대형 출판사는 도매상들에게 3천만원을 미리 내고 거래를 하든가 말든가 하라는 요구를 했다. 지난해 한 도매상 부도 뒤처리 과정에서 선수금을 챙긴 대형 출판사들은 재고도서를 회수해가면서 오히려 이득을 보았다는 눈총을 받았다. 그 손해는 물론 중소출판사가 덤터기썼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조폭’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유통관행의 피해자는 양심적인 중소 출판사와 독자. 양서를 내는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계 현실이 절망스럽다”면서 “원가절감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어 정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특하지만 시장성이 적은 책을 내는 한 출판사의 관계자는 “미수금이 50%에 이른다”고 하소연하고, “이런 식으로 출판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12-27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5-12-2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출판을 꿈꾸는 이에게 마음아픈 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