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 우리고전 다시읽기 26
박지원 지음, 구인환 엮음 / 신원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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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안성나들이를 했다. 그런데 허생전에..안성이란 지명이 등장한다는  AI 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급 나들이에 동행하고 싶어 찾아 보았으나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허생전.해서 우선 빌려 읽을 만한 책으로 대출해서 읽었다.




 안성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도 아닐 뿐 더러.. 딱 한 번 언급되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생각한 순간 <허생전>을 읽었던 이유가 떠올랐다.아마 처음 읽을 때도 '안성'이란 지명이 인연이 되었던 것 같은 기분이...무튼 아주아주 짧은 소설이었지만, 강력하다는 느낌을 지을수가 없다. 사대부의 무능..이라든가, 평생 글만 공부하던 허생원이 시장경제를 이렇게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기 보다..핵심은...유능한 인재를 알아볼수 있는 눈이 리더에게는 있어야 한다는 충고가 허생전의 핵심은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하게 된 생각이다. 그래서였을까 <허생전>을 읽으면서 불현듯 해마다  열하일기를 읽겠다는 약속만 하고..실행에 옮기질 못하고 있는데..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그럼 처음에 당신은 내가 만 금을 내어줄 것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던가?"
허생이 말하였다.
"자네가 꼭 내게 줄 것이라고 믿은 것은 아니지만 누구라도 만 금을 가지고 있는 장사꾼이라면 내주지 않을 수 없을 거야.내 스스로 재주를 헤아려 보면 넉넉히 만 금을 벌 수가 있을 것 같지만 운명은 저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이니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하거든.그러므로 나를 알아보고 써먹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일세(...)"/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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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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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며 했던 상상은..정말 '상상'일 뿐이었다. 커튼 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상상 초월(?)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아이가 아빠와 다른 여자의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도 충격적이었는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죽는 것은 또 얼마나 쉬운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였다. 공교롭게 얼마전 본 영화 스텔라 속 인물 스텔라골드슐락과 비교하게 되는 바람에,더 복잡한 감정이 들고 말았다.(커튼 뒤에 숨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않아야 하는 마음사이에서..) 가해자였지만..그녀도 피해자였다는 논리가 맞는 걸까... 굳이 변명을 늘어놓자면 전쟁이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버렸다..정도일텐데.. 그녀보다 한참 어린 야엘의 행동을 보면서 나는 어디에 더 가까운 사람일까..에 대해 말할 용기 조차 생기지 않았다. 커튼 뒤에 숨는 건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아마 이런 마음이 더 나아가게 되는 순간 스텔라골드슐락..과 같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건 아닐까..살아 있는 것 보다 죽는 것이 더 쉬운 전쟁의 시대에..는 숨을수만 있다면 커튼 뒤에 숨고 싶지 않았을까... 아빠가 스페인으로 보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때..영화 스텔라가 다시 오버랩되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뭔가 망설이는 사이 이주할 기회를 놓쳤으니까..그러나 만약..이란 후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영화 스텔라를 보면서 전쟁이 인간을 괴물로 만들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커튼 뒤에서>를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은, 단순히 소녀들의 용기가 아니라..우리가 커튼 뒤에 숨을수록 세상은 점점 흉폭해질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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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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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튼 뒤에서 당당히 나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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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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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축제를 갔던 언젠가(하도 오래전이라...) 소세키 책 3권을 구입하면 도쿠리를 준다는 이벤트 유혹에 넘어가..두서 없이 3권을 구입했더랬다. 나는 고양...는 읽다 포기 하기를 수차례... 소세키 소설의 맛을 알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명암>의 띠지 문구처럼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이..어느날 소세키를 다시 읽게 만들더니... 현암사 전집 14권을 모두 읽게 되는 날이 왔다... <명암>은 두껍기도 하고, 미완이란 이유로 망설이고만 있었는데... 소세키 소설 가운데 가장 잘 읽힌 소설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읽을 때마다 최고의 책이란 생각을 하게 되니..넘버원은 의미가 없겠지만 <명암>은 여러 면에서 특별(?)한 책이 될 것 같다, 우선 이 책을 쓰기 시작한 5월에 읽게 된 것이 반갑고...소설을 끝내지 못했다는 마음을 알고 읽다보니..고통의 순간이 상상되어 힘들기도 했다. 스토리 자체는 평범하기 그지 없어 보인다.(그런데 개인적으로 그 점이 좋다.인간적이란 생각이 들어서..)드라마 제목에도 있었던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그런데 담고 있는 화두는 '명암'이다. 제목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소설에서 흐르는 기저는 물론 가볍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일터. .해서 어느 순간 저절로 인간은 왜 솔직하지 못한 걸까...라는 질문을 하며 읽게 된다.  콕 찍어 쓰다와 오노부 만 솔직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저마다 속마음을 감추려고 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솔직한 마음을 숨기고 싶다는 것 자체가 이유일수도 있고, 상대방과의 기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은 것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애초에 우리는 '정직' 할 수 없는 동물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은 인물은 쓰다도 아니고, 오노부도 아니었다.요시카와 부인의 속마음을 가장 이해할 수 없었다.적어도 쓰다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솔직하지 못한 이유라고 고백했다. 그런데 가스라이팅에 가까운 요시카와 부인의 행동은.. 그녀의 속마음은 이해하기가 버거웠다. 소설이 '미완'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을까.... 굳이 평면적으로 생각해 본다면..자신이 소개해 준 여인과 결혼하지 않은 쓰다에게 내내..뭔가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쓰다를 공격(?) 했던 걸까..아니면 쓰다의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유 하나만으로...??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요시카와 부인이 쓰다에게 한 행동은  분명 가스라이팅 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고전을 현대의 시선으로 읽을때 발견하는 재미라 생각했다. 그리고..솔직한 마음을 숨기려고 애쓰는 이들보다, 솔직하다고 생각한 인물들이  더 난해하게 다가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해서 기요코와 쓰다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끝나게 된 부분 보다 요시카와 부인과 고바야시가 이후 어떻게 되었을지가 궁금하다, 특히 요시카와부인이 감추고 싶었던 무언가를 누군가 건드려 주었으면 싶었다.. "오랫동안 너무나 자유로운 처지에 익숙한 그녀의 눈에는 자신이 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남을 보살필 때 하는 자신의 행동은 모두 친절과 호의의 표현이고 그 외에 아무런 사사로운 감정이 없는 거라고 처음부터 믿어 의심치 않는 그녀에게 불안이 찾아올 리 없었다.자신에 대한 비판은 처음부터 거의 작동하지 않으며 남의 비판은 귀에 들어오지 않거 또 귀담아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했다"/4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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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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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이란 사실을 몰랐다면..열린 결말이라 상상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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