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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 그림만 보며 했던 상상은..정말 '상상'일 뿐이었다. 커튼 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상상 초월(?)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아이가 아빠와 다른 여자의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도 충격적이었는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죽는 것은 또 얼마나 쉬운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였다. 공교롭게 얼마전 본 영화 스텔라 속 인물 스텔라골드슐락과 비교하게 되는 바람에,더 복잡한 감정이 들고 말았다.(커튼 뒤에 숨고 싶은 마음과 그렇지 않아야 하는 마음사이에서..) 가해자였지만..그녀도 피해자였다는 논리가 맞는 걸까... 굳이 변명을 늘어놓자면 전쟁이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버렸다..정도일텐데.. 그녀보다 한참 어린 야엘의 행동을 보면서 나는 어디에 더 가까운 사람일까..에 대해 말할 용기 조차 생기지 않았다. 커튼 뒤에 숨는 건 나쁜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아마 이런 마음이 더 나아가게 되는 순간 스텔라골드슐락..과 같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건 아닐까..살아 있는 것 보다 죽는 것이 더 쉬운 전쟁의 시대에..는 숨을수만 있다면 커튼 뒤에 숨고 싶지 않았을까... 아빠가 스페인으로 보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때..영화 스텔라가 다시 오버랩되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뭔가 망설이는 사이 이주할 기회를 놓쳤으니까..그러나 만약..이란 후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영화 스텔라를 보면서 전쟁이 인간을 괴물로 만들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커튼 뒤에서>를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은, 단순히 소녀들의 용기가 아니라..우리가 커튼 뒤에 숨을수록 세상은 점점 흉폭해질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