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금요일
08:00 요즘 콘푸레이크가 더 좋아지고 있다. 콘푸레이크도 중독이다. 모든 중독된 것은 아름답니다. 우유에 떨어지는 콘푸레이크가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한그릇 먹고 더 먹고 싶지만... 난 다이어트 중이니까.. (이제 반 남았는데.. 널 다 먹고 나서 올브랜인지 뭔지 하는 애와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ㅠ.ㅠ)
12:10 사람들을 이끌고, 보리 비빔밥집으로 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다.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조촐한 공간. 분위기도 독특하다. 밥그릇도 전통차집의 찻잔같다. 여튼.. 웰빙 바람이 불기전에도 이집은 이랬는데, 지금보니 정말 웰빙시대에 맞는 식당인 것 같다.
오후 : 간식 없음. ^^
6:30 : 퇴근. 거의 칼퇴근. 오늘밤, 토요일, 일요일 놀수있다는 사실에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지하철 안에서 오늘밤은 뭘 먹을까 즐거운 고민. 오늘 밤만이라도 다이어트를 잊고 싶다.
7:20 : 결국 식은밥과 김치를 없애버리겠다는 결심을 굳힘. 자꾸만 나의 다이어트 의지를 시험하게하는 나쁜 녀석들을 없애버리는 거룩한 의식이다.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칠하고 아작한 김치를 넣었다. 지지직~ 나쁜 놈이 뻘건 피를 내며 기름에 지져진다. 달달 볶는다. 죽어라 죽어라... 매운 양파와 파를 넣었다. 눈물 나지?
7:25 : 식은밥 녀석을 김치녀석에 던져버렸다. 이 녀석 오래된 녀석인지라 잘 으깨어지지도 않는다. 나쁜 놈... 난 힘을 주어 식은밥과 볶은 김치를 비빈다.
7:35 : 참기름 한 숟가락을 걸쭉하게 뿌리고, 녀석들을 입 속에 털어넣어버린다.
8:00 : 오늘은 다이어트를 잊자! 복숭아맛 네스티를 생식 타는 밀폐통 가득 담아 먹어버렸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행위 예술인가? 다이어트를 위해 존재하는 생식 밀폐통에 네스티를 가득 담아 먹어버리다니... !
9:00 : 잠이 온다. 잠이 온다. 뉴스테스크 김주하 아나운서의 얼굴이 왔다갔다한다. 나는 눈거플이 무겁다. 나는 눈거풀이 무겁다. 배가 아직도 이렇게 빠방한데, 잠을 자서는 안된다. 잠을 자서는 안된다. 뛰어야하는데.. 뛰어야하는데.. ....................................
9:10 : 아마 이때부터 잠이 완전히 듬.
11:59 : 동생이 "형아야, 이불 깔고 자라. 씻지도 않고 상도 안치우고, 대체 이게 무슨 추태고?". 난 잠에 취해 비틀거리며 이불을 대충 깔고 그 위에 퍽 쓰러졌다.
다이어트야... 다이어트야... 넌 정말 나쁜 놈이야... 넌 나쁜 놈이야... 넌 해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