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싶어, 아침 일찍 경북 안동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엄마, 혹시 이명박 찍을 건 아니지?"
"그럼, 이명박 재수없다."
난 갑자기 흥에 겨워.
"어, 정말? 그럼 누구 뽑을건데?"
"엄마는 권영길이다"
"우와~ 우리 엄마 대단한데."
"난, 원래 권영길이다"
"어떻게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하셨을까?"
"안동권씨자나"
"-.- 응.. 그렇지... 아부지는?"
"니 아부지는 권영길이던가? 누구찌글라는지 모르지, 아무튼 이명박은 아이다"
"오~ 다행이네. 우리집은 그래도 양호하네. 외가는?"
"니 외삼촌은 이명바기 생긴것도 재수없다카드라."
"오~ 정말? 누구 찍는다는 얘기는 안하고?"
"이회창 찍는다던데"
"응.. ㅠ.ㅠ 그정도면 됐다. 근데 안동은 다른집들은 이명박이지?"하고 묻자,
"꼭 그런것 만은 아이고, 이명바기 싫어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그거 BBK 거짓말쟁이라고 그는 사람이 많다"
전화통화 후, 웬지 자신감이 생겼다.
이거, 잘하면 이명박 안될 수도 있겠는데..
기존 여론조사만 보고.. 아예 이명박이겠구나했는데.. 아주 보수적인 경북 안동에 사는 우리 부모님 마저도 저러는 거 보면...(울 어무이 아부지 전에는 이회창 찍었다 ㅠ.ㅠ)

와이프도 경북 문경의 처가에 전화를 해서, 이명박 찍으시겠다고 평소 소신을 밝히시던 장인/장모님께, "아빠 엄마 이명박이 찍을려면, 우리 채윤이 보러 올 생각도 하지마. 이명박 되면 내년 집값 올라서 우리 전세 이사해야하는데, 길거리에 나앉을지도 몰라~"하며, "제발, 기본도 안되는 이명박이 말고, 다른 어떤 후보라도 좀 봐봐~"하며 이야기를 길게 했다.
옆에서 들어보니, 저번에 와이프 말 듣고 노무현 찍었는데, 경제가 개판났다는 장모님 말씀에 우리 와이프가 반박하고 전화로 길게 토론이 이어졌다. 결국엔 "진짜로, 이명박은 안 찍을께"라는 다짐을 확인하고 전화가 끝났다.

이거, 고향집이나 동생들한테 전화 한통씩하면 대세를 바꿀 수 있지않을까하는 순진한 기대가 생긴다. 정말 명바기 집권하는 꼴만큼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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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1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모님은 모르겠어요. 어찌하실지. -_- 계속 이명박 안된다고는 말했는데. 역대 선거 때보면 언제나 이회창을 찍으셨는데. 경상도도 아니고 그냥 토종 서울사람인데 왜 그러시지.

웽스북스 2007-12-1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그 대한민국의 50%는 어디 가있는건가 싶어요-
안동권씨,에서 쓰러지긴 해지만 ㅋㅋ 부모님 멋지십니다~!

마노아 2007-12-1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줏어먹을 것 암것도 없는데 명박이 지지하는 울 엄니를 어케 말리죠? 아 심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