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짜증나는 소식을 들었다. 서프라이즈라는 네티즌정치평론 사이트의 네티즌 필진+운영진이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실 관계자와 함께 밥 먹고 호프집에 간 걸 두고 '향응'과 '청와대의 네티즌 여론 관리'라는 선정적인 타이틀로 일간 신문에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나도 요즘은 바빠서 일요일에 한꺼번에 서프라이즈 글을 보곤 하지만, 예전에는 매일 들렀고, 대선이 있던 2002년에는 나도 글을 쓰고, 오프 모임에도 나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필명으로 나와있는 이름짓기, 김동렬 같은 분들의 글쓰기나 얼굴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향응과 여론관리라니! 첨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다가 이렇게 inews24까지 나올정도가 되니.. 정말 짜증이 난다. 조중동의 확대 재생산력에 이렇게 직접(나한테는 아니지만)적으로 당하고 보니.. 정말 황당무개 그 자체다.

이건.. 인터넷글쓰는 사람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인터넷에서 글쓰는 사람들은 어쨌든 아마추어다. 모두 멀쩡히 다니는 직장이 있고(물론 백수도 있겠지만) 좀 안다고 마냥 우쭐거릴줄만 알았지 세련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이트를 보라... 아마 저정도의 사이트 방문자수를 가진 사이트 중에 저렇게 허접한 디자인을 한 사이트를 대한민국에 없을 것이다.

나도 서프라이즈 성금을 2만원인가 냈다. 돈이 없다. 조중동이 말하는 그 유착이란게 뭔가? 돈인가? 돈이라면 이렇게 궁핍하게 살지 않는다. 그럼, 정치를 바라보는 생각과 철학의 유착을 말하는가? 그렇다. 서프라이즈는 소위 '노빠'라는 비아냥을 받아들인다. '그래 우리 노무현 팬이다'.

그 유착과 관리라는 만남의 실체는 이렇다. 두 차례의 만남이 있었는데, 서프라이즈는 열명 정도, 참석을 했고 수석실에서는 수석과 공무원 아저씨랑, 어리게 보이는 공무원 몇명이 같이 참석했다고 한다. 아주 심드렁한 만남이었으면 맥주집의 계산은 서프라이즈 회원이 냈다고 한다.(http://www.breaknews.com/bbs.html?Table=politic&mode=view&uid=242&page=1)

그 국민참여수석실에서 하는 일이 이거다. 사회 각계각층의 여론들을 직접 현장에 찾아가서 듣는 것이다. 서프라이즈와의 만남에서도 부안 문제로 서프라이즈로부터 수석실에서 듣고 간 것이지, 청와대에서 글쟁이들한테 어떻게 써달라고 부탁을 한게 아닌 것이다.

나 또한 알라딘 나의서재 기획자로서 나의서재에서 맹렬히 활동하시는 몇 분을 직접 뵙고 닭한마리집에 가서 닭먹고, 2차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얻어먹었다. 이것이 알라딘과 네티즌과의 유착이고 알라딘이 다른 경쟁사들 모르게 네티즌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얘기할 만한 것인가?

물론 청와대와 알라딘 비교의 대상도 될 수 없겠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특히 브레이크뉴스의 보도가 나간 직후 진중권이 진보누리에 열나게 서프라이즈와 청와대의 관계에 더러움에 대해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진중권이 더 얄밉다. 브레이크뉴스야 새 출발하는 입장에서 이슈를 터뜨릴려고 이런 뉴스 하나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진중권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뻔히 조중동이 확대 재생산할만한 꺼리를 스타 이슈메이커급인 진중권이 나서서 딱지를 붙여도 좋은가?

한마디로 웃끼지도 않은 코미디다. 서프라이즈에서는 아예 반응을 하지 않을 참인 모양이다. 여전히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냥 글들이 올라온다. 인터넷 글쟁이들을 관리할 수 있고, 그렇게해서 네티즌들의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조중동 그네들의 삶과 철학에서 묻어나온 발상이리라.. 그런데 그것의 시초가 진중권이라는 사실.. 그리고.. 전신이 시대소리와 대자보라는 사실이 나를 화나게도, 허탈하게도 만든다.

조중동, 이것도 특검하자고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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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맥주집과 두부찌개가 향응이냐?"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2004년 0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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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사이버논객 관리해왔나"…브레이크뉴스-서프라이즈 공방
"황당하다.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실(박주현 수석)은 '청와대, 사이버논객 집중관리'라는 정치웹진 '브레이크뉴스'의 기사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향응을 제공했다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도대체…"라며 아예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국민참여수석실(국참실)의 한 행정관은 "이 기사는 국민참여수석실의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집중관리와 향응이라는데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참여수석, 100여차례 각계각층 사람 만나

국참실은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이다. 국민의 참여를 기본으로 출범한 정권인 만큼 국민에게 참여의 공간을 활짝 열자는 취지였다. 국민참여마당이란 사이버공간을 따로 구축해 다양한 민원, 제안, 토론 등을 이끌어 왔다.

박주현 수석은 그동안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100여차례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참실의 기능이 국민의 여러 가지 의견을 접수하는 창구인 만큼 민원을 제기한 사람, 담당 공무원, 제안한 시민, 시민단체, 학계 등 만남의 영역에서 제한은 없었다.

국참실측은 "우리는 국민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귀를 열어놓고 있는 조직"이라며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만남에 있어 제한이나 가려서 만난 적은 없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논객과 두차례의 만남도 100차례의 만남 중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참실의 한 관계자는 "공식, 비공식을 떠나 국민의 이야기와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한다"며 "그동안 각종 제안을 한 많은 평범한 분들도 수석이 직접 만나거나 직원이 만났다"고 말했다.

◆ "맥주집과 두부찌개 먹은 것이 향응이냐?"

청와대는 특히 이번 기사에서 '향응을 제공하면서 특정 시각으로 글을 써 줄 것을 부탁하고 집중 관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황당…도대체…"라는 말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수석은 맥주집에서 사이버논객들과 만남을 가졌고 홍보수석은 사이버논객이 만나고 있는 중간에 찌개를 파는 집에서 잠시 얼굴을 내비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맥주와 찌개가 향응에 해당되는 지는 읽는 사람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사이버 논객을 집중관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네티즌의 정서를 너무나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역공했다. 사이버 논객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은 주관과 자기색깔이 뚜렷해 특정사안을 주문한다 하더라도 따르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참실측은 "브레이크뉴스는 대자보와 시대소리가 통합돼 만들어진 웹진으로 알고 있는데 국참실에서 대자보와 시대소리 관계자들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참실은 이번 사안을 두고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며 '네티즌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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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1-1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식이라면, 정말 저는 알라딘에서 향응을 받고 유착을 한거군요. 하하.

마태우스 2004-01-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착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맥주와 찌개는 사실 별로 어울리진 않습니다. 찌개에는 소주, 맥주는 오징어죠. 오늘은 삼겹살에 소주 먹으러 갑니다^^

찌리릿 2004-01-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우리 빨리 유착합시다~! ^^
알라딘마을 1월달 번갱도 함 가져야할텐데... 누구 나서주시는 분 안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