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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알고 있다
르네 나이트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읽은 미스테리 소설이다.
책의 표지를 보면 카메라 조리개가 한 여성과 아이를 피사체로 담으려고 하는데,
이 책의 중요한 소재가 몇 장의 사진인 점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구성을 보자면 한 장씩 교차해서 화자가 바뀌는 방식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지만,
그 구성을 스피디하게 활용한 면은 높이 살만하다.
아마도 극작가 출신이라는 경력이 속도감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미리니름 주의
원제 disclaimer 는 상품에 붙는 주의문을 말하는데,
아마 작중 또 하나의 소설인 <낯선 사람> 의 안내을 뜻할 것이다.
'등장인물 중 살아있거나 세상을 떠난 특정 인물과 닮은 사람이 있다면 모두 우연일 뿐이며...'
하지만 <낯선 사람>의 작가는 특정 인물을 지칭하려는 의도로 소설을 썼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20년전 어떤 사건에 대한 복수 의도가 있었고,
그에게 복수심을 일으킨 것은 몇 장의 사진과 죽은 아내의 메모였다.
그가, 그리고 그가 접근했던 사람들이 사진 속의 인물의 표정을 읽는 방식이 변화하는 데서
이 작품의 반전이 싹튼다고 할 수 있다.
직사각형의 작은 사진 한 장을 보고 우리는 그 속의 인물과 정황을 쉽게 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자신의 해석에 일말의 의심도 같지 않고?
번역서의 제목은 '누군가는 알고 있다' 이지만,
타인의 일을 안다고, 진실이 자기 손에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의심하고 한 발 뒤에서 조망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