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으로 많은 책을 사다 보니 

작은 집에 많은 책들이 있고 

니체 연구의 고전이 된 책들도 다수 근처에 있다. 

위의 네 권은 그 중 그래도 들쳐는 본 책들이고 

각각 나름 명성들이 있는 책들이라 앞으로도 들쳐볼 책들. 


오늘 하루는 

아무 한 일 없이 보낸 편은 아니어서 

어제 이어 읽기 시작한 <이 사람을 보라>를 끝까지 읽고 

<우상의 황혼>도 어느 정도 진도 나감. 둘 다 전에, 어떤 대목은 여러 번, 읽은 책들이지만 

처음 읽는 거나 마찬가지다. 전엔 카우프만 번역으로 읽었고 지금은 다른 번역 다른 판본(케임브리지)으로 읽어서만은 

아니고 니체의 경우엔 


그런가부다.... 하고 읽을 때와 

와씨 이렇게 깊은 뜻이!!! 이렇게 읽을 때의 

간격이 엄청나지 않나 생각한다. 어렵거나 심오한 책을 


모든 문장에 밑줄 긋고 

모든 단어 모든 구절에 인용부호를 추가하면서 

읽을 수 있겠다는 심정으로 읽고 나면 


갑자기 

전엔 어렵거나 경외하던 책들이 

쉽거나 우스워보이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라 코프만의 <니체와 은유>. 

이 책이 꼭 "어렵거나 경외하던" 책인 건 아니긴 하지만 

<이 사람을 보라>를 처음 읽듯 읽고 나서 <니체와 은유>를 펴보았더니 

전과 다르게 좀, 한심하게 보이는 문장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게으르고 얕은 생각의 문장들. 




더워 죽겠어서 

더워 죽겠는 날엔 7시 넘으면 

맥주를 꼭 마시고 싶어져서 


맥주 마시기 시작했다. 아. 안 마시고 싶은데 마시게 된 맥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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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에 이런 곳이 있다고 한다. 


오후에 장보러 갔다가 

5만원 이상 배송 서비스에 장본 것 맡기고 

마트 문을 나갈 때 오래 전 잠시 알았던 누군가를 봄. 

8개월 정도 알았던 사이. 마트엔 자동문이 있고 또 문이 있는데 

내가 자동문을 나갈 때 그가 문으로 들어왔고 거의 스쳐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지나침. 

그는 나를 못 본 척하는 거 같기도 했고 실제로 못 본 거 같기도 했다. 


남은 생에서, 보면 반가울 사람이 있을까? 

....... 실패한 인생. 여러 모로 실패한 인생. 


다는 아니겠지만 (어디든 아웃라이어들 있으므로) 중년 이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 이것 아닌가. 

만날 이유가 있는 사람이 없다. 


만날 이유가 있는데, 오직 생계가 그 이유라면. 

그런 만남, 그런 사이는 얼마나 끔찍한가. 생계가 아니라 "일" 때문에 만나야 하는 사이들도 있겠지. 

그런데 그러면서 즐거운, 보람있는, 어쨌든 생산적인 관계인 사람들은 얼마나 (....) 하여튼 이런 생각 하게 되고 맘. 


Six Feet Under에 이 주제로 나오는 명대사들 있다. 하나는: 

나이가 들면 축적된 경험 덕에 더 다양한 더 많은 사람들을 더 재밌게 만나고 살 줄 알았어. 

그 정반대야. 인간이 타인과 공유하고 견딜 수 있는 면적이 급격히 좁아지는 일이 일어나지. 


그런데 이게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으므로 

짧게든 길게든 시간을 같이 보낸 적이 있는 사이면 

다시 반갑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으므로,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도 

자주 생각하는 편이다. 일단 지금의 답은, 서로 잘 모르기. 잘 모르려는 의지. 그러나 동시에 

어떤 핵심을 공유하기. 


syo님이 그러듯 나도 

적어도 여름 동안엔 서재에 별, 별의별 포스팅할 힘까지 다 그러모아 

다른 일에 투입해야 할 형편인데 그러기 전, 요즘 특히 더 많이 생각하게 되던 주제들에 대해 

적어두고 싶기도 하다. 그게 한 30개 포스팅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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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is my fighting. 


버지니아 울프의 이 말. 페미니즘 명언들을 모아 수록한 어느 책에서 

"나는 머리로 싸웁니다" (*100% 정확한 건 아닐 수도. 책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당장 다시 찾아보지 못하고 쓴다. 거의 이런 문장이었다. 알라딘 미리보기로 확인되는 지면 안에 있다. 10자 내외일 문장이니 약 90%는 같으리라 장담....) 


하여튼 위와 같이 번역되었다. 


왜 위와 같이 번역됐을까. 영어로 단 네 단어. 전부 기초 단어. 즉각 직역해도 어색하지 않을 문장 아닌가. 

생각이 나의 싸움이다. 아닌가? "생각이 나의 싸움이다" 이렇게 말하면 울프의 뜻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판단할 만도 한가. 


울프의 수많은 멋있는 말들 중에서도 특히 더 강력하고 멋있는 말인데 

..... 무슨 실패한 농담처럼 번역되었다고, 잠시 슬퍼함. 


채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아직 맥주를 옆에 따라 놓은 건 아니지만 

술 마시면서 이것저것, 그러나 특히 번역에 대하여, 쓰고 싶어진다. 

일단 시작은 이걸로. 우리는 왜 생각 앞에서 움츠러드나. 생각 troub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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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이 이 사진들 모아 올린 거 보고 

좋아서 펌. 옷 오래 입는 김경수 지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사학자가 되고 싶으셨다던 문재인 대통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포스팅엔 맥락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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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6-2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리님은 맥락이 없다는 이 포스팅이....
왜 제게는 하나의 단어로 모아질까요.


사.... 랑...

몰리 2018-06-22 10:02   좋아요 0 | URL
으악. 사... 랑... @.@ 까지는 아닌 거 같고
문통은 공부를 하셨어도

좋은 의미에서 학계 ‘평정‘ 하셨을.
어떤 평정이 일어났을까... 공상하다가.
그는 한국의 역사학계에 온 어떤 선물이었을까. ㅋㅋㅋㅋㅋ 이러고 있었습니다.
 



개표 방송 보는데 

김경수 나오니까 



심쿵. 

두근두근. 



그가 좋긴 했는데  

미미하게 좋은 게 아니었나 봄. 왜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을까요. ㅎㅎㅎㅎ 

설레임. ㅎㅎㅎㅎㅎ 


설레임의 재평가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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