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의외로 진짜로 웃길 때 많지 않나.
shy적 거리두기. 이 말 여기서 보고 계속 웃는다.
팬데믹 이전 내가 하던 그것이었다, shy적 거리두기. shy적 충돌도 있었지만.
보은으로 쥐 잡아오는 고양이 출연했던 에피에서는, 그 고양이가 살아있는 쥐 잡아오는 장면 다음
"산쥐직송" 이러던데
............ 아 웃김.
확찐자. ㅎㅎㅎㅎㅎ 이것도 웃기다.
일요일은 이어지는 주 수업들 강의록 정리하고 녹음해서 올리는 번잡한 날이다.
다행히 지난 학기 했던 걸 그대로 쓰는 수업도 있어서, 처음 하는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긴 한데
그래도 에너지 소모 작지 않다. 대면수업일 때와 사실 별 차이도 없는 거 같다. 이 쪽이 더 소모된다고
하는 말들도 이해된다. 대면수업이라면 내 경우엔 오고 가는 시간이 정말 아까웠었다. 이게 아깝다 느껴지는 건
그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차고 넘친다. 하튼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얼마를 거기서 살든 바로 근처로 이사하고
오고 가는 시간에 30분 이하를 쓰겠다 작정했던 게 그러니까 거의 1년 전인데, 집은 아직 나가지 않음.
팬데믹으로 오고 가는 시간의 낭비가 더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라서, 이사 해야 할 절박한 이유도
당분간 없게 되긴 했지만
덜 절박한 이유들이 있고
이것들이 가장 절박한 이유보다 덜 절박할 이유가 사실 없는 이유들이라..........
하여튼. 이사해서 책들을 좀 꽂아두고 살고 싶다.
솔 벨로우는 다섯 번 결혼했다.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이 마지막 아내.
Ravelstein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아내는 앨런 블룸의 제자였다.
그리고 아마 한 40년, 적어도 30년 이상, 연하.
그는 어느 시점 이후 꽤 오래, 그가 섹스할 수 있는 여자라면 누구든 반드시 섹스하는 삶을 살았다는데
("여성편력" "난봉질" 이런 말로 가리키는 그 행태겠지만 이 말들이 그의 경우엔 좀 맞지 않다 느껴지기도 한다)
그건 그의 아내가 그의 친한 친구와 오랜 세월, 그의 의심하지 않는 눈 바로 앞에서, 바람을 피우는 일을 겪은
후유증이기도 했을 것이라고
그에게 우호적인 어느 비평가가 쓴 걸 보기도 했다.
친한 친구와 오랜 세월. 의심하지 않는 눈 바로 아래에서.
이건 진짜 어떤 타격일까, 진지하게 궁금해지기도 했다.
Ravelstein에서는 그의 마지막 아내를 굉장히 매혹적, 매력적으로 그린다.
그런데 그게 다, 아무 위장 없고, 완전히 솔직하고 깊이 이해된 매혹, 매력이라 느껴진다.
그래서 저 책이, 죽음의 방식에 대해 중요한 얘기를 하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결혼, 하튼 두 사람의 친밀한 연합에 대해서도 신선하고 중요한 얘기를 하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두 인간이 서로를 안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이거 전혀 진부하지 않게 말한다.
완전한 노인이, 죽음 근처까지 가보았던 노인이 (Ravelstein에 따르면, 그는 앨런 블룸의 죽음 이후 그 자신 죽을 뻔한다. 살아 나기는 하는데 그랬다 해도 그에게 남는 세월이 길지 않다....) 저럴 수 있다는 게 놀라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