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Home 영어판 구입해서 보고 있는데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이미지는, 앨리슨 벡델이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알리는 편지를 고향 집에 쓰고 난 후 

아버지와 어머니의 반응. 전체 7장인 책에서 3장이고 이 대목 전까지 벡델의 부모가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의 결혼은 어떤 결혼이었나에 대해 세부의 조각 만으로 전체가 자세히 상상되는 (어항 속에 집어 넣으면 

꽃으로 피어나고 집으로 완성되는 종이 예술의 마법. 같은.....) 얘기가 있다. 그냥 짧게 요약하면, 둘 다 아주 독특하고 관습에 의해 파괴된 사람들. 파괴된 다음에도 독특한 사람들. 


웃기는 순간이 꽤 있는데 

위의 이미지 오른쪽 상단에서 아버지의 반응도 웃겼다. 


(내 편지를 받고 나서 아버지가 전화했고, 내가 모종의 난교를 즐기고 있을 거란 생각에 

아버지는 기이한 기쁨을 느끼는 듯했다. 


"실험은 모두의 권리다. 그게 건강한 거야.")  


그런가 하면 그녀의 선택을 말리면서 그녀 어머니가 쓴 편지는 고통의 편지. 더 명백하게 고통의 편지. 

("지금 나의 삶은 가족과 일에 단단히 묶여 있고 너의 선택이 그 둘 다에 위협이란 걸 나는 알아본다. 

세월이 지난 후 너의 선택이 진지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된다면, 나는 그걸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나는 진심으로 희망한다. 너의 이상주의적 관점이 아직 대면하지 못한 위험들이 

세상엔 있다. 낭만적 사랑에 관한 나의 냉소를 네가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성애의 낭만적 사랑만이 아니라) 동성애에서도 똑같은 문제와 똑같은 착취가 있을 (.....)") 


진지하게 오래 이모저모로 얘기해 볼만한 지점들이 

곳곳에 있다. 무엇보다 특히 문학이 우리 삶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 

벡델의 부모는 둘 다 영어교사였고 둘 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 이 두 사람의 삶에서 책이 없다면? 

벡델이 책 읽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책이 출전이라고 밝히지 않으면서 

그대로 아니면 조금 비틀어서 인용하고 싶은 대목들도 적지 않고 

만들어 두고 싶은 토론 질문들도 있는데 .... 시간이 참 빠르. 세월이 거침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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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2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또 여기와서 몰리님 페이퍼 읽고 있노라니... 제대로 읽지도 못할텐데 이 책을 사서 보고싶지 말입니다. 엉엉 ㅠㅠ

몰리 2018-03-21 17:23   좋아요 1 | URL
제겐 한 3년 동안 읽은 책들 중 최고!
벡델 여사가 보여준 무엇이 영원히 떠나지 않을 거 같아요. 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