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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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낚시질을 하다 광인 아불루의 예언을 듣게 된 네 아이들. 그 이후 그들의 삶은 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언젠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이켄나는, 자신을 해치게 될 사람이 형제들 중 한 사람일 것이라 확신하고 가족들 모두에게 거리를 두며 등을 돌린다. 그런 아들의 변화에 당황스러운 어머니와 형의 돌변한 모습에 슬픔을 느끼는 형제들. 이켄나의 내면을 가득 채운 격렬한 소용돌이는 언제가 되어야 잠잠해질까. 아불루의 예언은 정말 이루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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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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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쫓아다닌 지 벌써 20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 전부를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어도, 이상하게 이 작가에게는 떨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저는 특히 그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소설은 머리를 감싸쥐며 행간의 의미, 이미지 등을 파악하면서 읽으려고 노력하게 되지만, 에세이는 노력하지 않아도 술술 읽게 되거든요. 여기에 맥주와 약간의 안주, 그리고 기분 좋은 음악이 있으면 금상첨화죠! 봄에 읽어도, 여름에 읽어도, 가을에 읽어도, 겨울에 읽어도 좋은 하루키의 에세이. 이번에는 '티셔츠'에 관한 이야기네요.

 

소올직히 다른 사람이 '티셔츠'와 관계된 에세이를 냈다면 '무슨 이런 책이 있나' 싶었을텐데 하루키가 썼다니, 그가 소장한 티셔츠를 구경할 수 있다니 궁금하지 않겠습니까. 아마 이것도 덕후의 덕질 중 하나려나요. '어느 새 이런저런 물건이 '모이는'것이 내 인생의 모티프 같다'고 한 하루키. 다 듣지 못할 양의 LP, 다시 읽을 일 없을 책, 잡지 스크랩, 그리고 연필깎이에 끼우지도 못할만큼 짧아진 연필-앞의 세 가지는 몰라도  연필깎이에 끼우지도 못할 연필이라니요??!!-. 이제 그 수집목록에 티셔츠도 포함된 것 같습니다.

 

티셔츠 종류도 많을 뿐더러 장르(?) 별로 모아놓은 티셔츠를 보니 역시나, 와하하! 또 웃음이 빵 터집니다. 서핑과 관련된 티셔츠, 햄버거와 관련된 티셔츠, 술을 애정하는 그인만큼 위스키와 관련된 티셔츠도 빠질 수 없죠. 전 술을 잘 못마시는데 술에 대해 묘사하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잘 먹지도 못하는 술이 자꾸 마시고 싶어져요. 참으로 감칠나게 묘사하는 위스키 마시는 법. 위스키를 따르고 동량의 물을 따르고, 잔을 휘이 돌려서 섞으면 되는 이 간단한 방법조차도 그의 글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듯 화려해보여요. 아마 술에 대해 언급하는 하루키의 눈도 반짝 빛날 것 같지 않나요.

 

엄훠! 세상에나! 하루키 자신과 관련된 티셔츠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책이 출판되면 홍보를 위해 티셔츠나 토트백, 모자 같은 굿즈를 만드는 모양인데, 'Haruki Murakami'라고 쓰인 티셔츠를 그가 입는다고 생각하니 왜 이리 재미진가요! 여기에 책과 관련된 이야기가 빠지면 안되겠죠. 독서와 관계 있는 티셔츠도 물론 있었습니다.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파웰스 북스' 티셔츠와 어떻게 생긴 독서클럽인지도 모를 'AHS  문예클럽' 티셔츠, 호놀룰루 도서관의 '해마다 열리는 북세일' 티셔츠, 그리고 시애틀의 유명한 독립서점 '엘리엇 베이북 컴퍼니'에서 낭독회를 하고 받은 티셔츠 등.

 

저도 한때 책 이외에도 물건을 꽤 모았습니다. 관람한 영화티켓과 포스터, 영화와 책관련 엽서, 어디 다녀온 곳과 관련된 팜플렛으로 제 방과 책상 서랍이 가득 차 있었죠. 제 방이 좀 더 컸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전 여전히 그 물건들과 함께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물건은, 단순히 물건이 아니니까요. 하나의 물건에 깃든 여러 가지 추억들을 생각하면 무언가를 버린다는 것 자체가 저의 시간들을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뭘 모으냐고요? 책과, 그리고 아이들과 관계된 모든 것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루키가 모은 티셔츠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어쩐지 앞으로의 저는 물건을 버리기가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옆지기나 친정어머니가 들으시면 깜짝 놀라시려나요.

 

**출판사 <비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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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내가 둘이 되어 살아가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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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지 읽고 저 완전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데비가 딱 저랑 같은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늘 점심은 대충 먹고 저녁은 아이들 식단에 맞춰 먹다보니
정작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왕돌이가 밖에서 혼자 맛난 걸 먹은 걸 알때면
왜 이렇게 억울한 걸까요!
어쩔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말이에요~

갑자기 햄버거가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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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5 - 듄의 이단자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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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오리무중인 던컨과 시이나의 관계. 교배 계획에 의해 이번에도 다시 던컨과 시이나를 교배시킬 예정인가.

시이나는 그저 벌레에게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묻고 있을 뿐인데 사제들이 그 모습을 보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우습게만 보인다. 마을이 몰살당한 후 4년, 시이나는 정말로 무언가를 깨달은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저 되는대로 행동할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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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사람 중 가장 외향적인 사람 - 까꿍TOON
최서연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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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어라? 이거 나를 말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저는 제가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죠. 그런데 그렇다고 또 사람을 아주 멀리 하지는 않아요.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건 힘겨워하지만, 한 번 마음을 연 상대에게는 온마음을 다 주는 성향이기도 해요. 주제에 맞지 않게 오지랖도 넓어서 뭔가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걸 내가 도와줄 수 있다, 그렇다면 맹렬하게는 아니더라도 쭈뼛쭈뼛 나서서 돕는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주 내향적이지도, 아주 외향적이지도 않은 어중간한 성향의 사람이랄까요.

 

그런데 내향적인 사람이든 외향적인 사람이든 이 작가님 너무 웃깁니다! 처음 등장한 에피소드를 읽고나자마자 와하하! 웃음이 바로 빵 터졌어요.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똑같은 말을 해도 너무 재미있게 해서 주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만점의 사람. 그리고 재미있고 엉뚱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사람. 제가 볼 때는 이 저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첫 번재 에피소드는 <지하철 빌런>입니다. 육아하면서 지하철을 탈 일이 적어지기는 했지만, 저도 지하철에서 만난 빌런들 생생히 기억해요. 내리기도 전에 몸을 밀치며 들어오는 사람부터, 술 취해서 두 세칸씩 차지하고 있던 사람, 게다가 제가 탄 지하철에만 그렇게 변태가 많았던 것인가요??!! 저자가 만난 '빌런'은 빌런이기는 한데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웃겨요! 평소 주변 소리만 듣기 위해 오른쪽만 이어폰을 낀다는 저자가 눈을 떠보니 왼쪽 이어폰이 어느 아주머니 귀에 있었대요. 정신을 차리고 '제 이 어폰을 꽂으신 것 같다'고 이야기해봤지만 '어차피 한쪽 이어폰 안 듣지 않냐'는 엉뚱한 대답. 결국 아주머니가 내리실 때까지 이어폰을 공유하며 갔대요! 카툰으로 봐서 저는 웃음이 터졌지만 실제로 이런 일을 당하면 너무 당황스러울 것 같기도 합니다.

 

카툰들을 읽다보면 한편의 시트콤이 떠오릅니다. 무슨 일을 하든 엉뚱한 결과를 맞게 되고, 의도치 않게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저희집에도 한 명 있어요. 인생이 시트콤인 옆지기. 기껏 차려입고 자전거 타러 나갔는데 저 멀리 번개가 번쩍! 천둥이 우르르하여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집으로 돌아오거나, 소소하게 시작한 주식도 옆지기가 투자하면 꼭 주가가 내려가죠.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유투브에 어느 회사 주식 투자했는지 방송해서 다른 사람들 돈 좀 벌게 해달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저자 똑 닮았습니다!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어울리는 옷을 구입했음에도 여전히 오리무중인 스타일, 사랑니를 뽑기 위해 입을 벌리고 있는 동안 턱이 빠지기도 하고, 삭스부츠를 신고 가다가 하수구에 구두가 껴서 그냥 삭스가 되기도 하며, 롱패딩을 입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주네요. 와하하! 심지어 아빠와 딸의 관계도 음청 담백하면서 코믹해요. 이 분 너무 즐겁게 잘 살고 있는 듯합니다!

 


 

 

내향적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내용도 있어서 공감하며 읽기도 했어요. 기립성 저혈압은 저도 있고요-햇빛도 잘 안 쬐고, 물 자주 안 마신다는 공통점!-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대화 자리에서는 잘 얘기하다가도 귀가 후 회복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완전 똑같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매주 약속 잡는 건 곤란했고요, 일요일 약속은 안됩니다. 다음 날 출근하려면 일요일은 기를 보존해야 하거든요.

 

이 카툰도 시리즈로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보고 또 봐도 너무 웃겨요.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열 몇살은 어린 작가님, 팬이 될 것 같아요. 우리 만나면 은근 잘 맞을지도요! 우헤헤!

 

**출판사 <비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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