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6 - 듄의 신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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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노, 오늘 당신과 얘기를 나눴던 익스 인들 말인데, ‘무기’에 대해 그들이 뭐라고 했소?
p38

명예의 어머니들이 소유한 ‘무기’. 그것이 무엇이길래 ‘충전기’와 결합되어야 하는 것일까. 재앙에서 살아남은 무기는 300세트. 충전기가 없는 무기는 자그마한 검은색 튜브 모양인 듯 한데 어떤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걸까.

듄 시리즈 초반부터 베네 게세리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명예의 어머니라 불리는 이들은 이상하게 더 정이 가지 않는다. 뭔가 잔인하고 징그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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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책 읽기의 기적 - 혼자서도 영어책 술술 읽는 아이로 키우기
미쉘 지음 / 넥서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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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 우즈에게 조언해 주는 부치 하먼이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더 잘 칠까? 코치는 꼭 타이거 우즈만큼 골프를 잘 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선수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다.
p4

많은 책에서 엄마표 영어를 이야기할 때 엄마의 실력보다 아이와의 정서적 유대 관계가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화내고 짜증내면서 할 거면 엄마표 영어 그만 두라고. 맞는 말이다.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정서. 왜 영어를 배우면 좋은지 항상 이야기하고, 같이 그림책 읽는 것이 즐거우면, 그 시간을 행복했다고 기억하면 그걸로 좋지 아니한가.

요즘 그림책 읽기도 부실했고, 괜히 리딩에 도전해볼까 날뛰었는데, 아니다. 아직 멀었다. 우선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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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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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브라운 신부. 나 또한 신부님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것은 아니나, 첫 단편을 읽는 순간 '오잉?'했더랬다. 표제작 <푸른 십자가>에 수사관 발랑탱이 나오길래 그저 단순히 '이것은 발랑탱 시리즈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주인공은 그가 아니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둥글고 넓적한 얼굴에 두 눈은 북해처럼 공허한 작달만한 신부. 발랑탱의 눈에 이 신부는 세상 물정 모르고 어수룩한 사람이었다. 아니, 어떤 사람이 자기가 지금 '진짜 은과 '푸른 보석'으로 만든 귀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는 말인가. 그런데 그의 이런 진면목은 작품의 말미에서 드러난다. 이렇게나 수완 좋고 똑똑한 신부님이라니!

 

 

브라운 신부님의 적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플랑보로 이 인물은 <푸른 십자가>를 시작으로 <기묘한 발소리>, <날아다니는 별들>, <보이지 않는 사람>까지 그 인연이 이어진다. 세상을 뒤흔든 플랑보의 죄명은 절도. 수법은 늘 새로웠고 매번 전설을 만들었으며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방법으로 범죄 행각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런 플랑보도 브라운 신부님 앞에서는 말 잘 듣는 동물처럼 온순해지는 느낌이다. 초반에는 신부님에게마저 약간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플랑보였지만, 거듭되는 만남과 들통나는 자신의 범죄로 인해 심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날아다니는 별들>에서는 뭔가 깨달은 듯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급기야 <보이지 않는 사람>에서는 절도도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거듭나-비록 역할을 미미해도- 브라운 신부님과 함께 일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이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있으랴!

 

 

사진 협찬 : 눈마음 님

 


신부님이기에 늘 온화하고 다정할 거라 기대하면 오산이다. <기묘한 발소리>에는 가입하기도 쉽지 않은 어떤 클럽의 회원들이 고결하고 도도하게 연회를 즐기는데, 후에 그들은 사건의 범인을 알게 된 후 자신들이 '신사'라며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그들에게 신부님이 가하는 일침!!

 

 


그렇습니다. 신사가 되는 건 아주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종업원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힘들 거라는 생각을 때때로 하곤 한답니다.


p 69

 

 

푸근해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냉철하고 예리한 시각과 타고난 예민함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해내는 브라운 신부님. 이 단편집에서는 네 편 밖에 만날 수 없었지만 조만간 다른 이야기들도 찾아봐야겠다. 브라운 신부님이 보여주는 뛰어난 해결력도 매력적이지만, 왜 자꾸 플랑보와의 조합이 기대되는 걸까! 우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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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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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를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 단도와 권총으로 무장해 한 가정을 습격한 마을 사람들. 그들은 '선한 신'의 권능을 행사하기 위해 그 집으로 몰려가 문을 부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생명을 끝장내버린다. 자신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성한 어머니 소를 죽이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가르침을 주었다 여긴 그들이 발견한 것은 작은 아이스박스 속 닭 한 마리.

 

 


그런데 소고기는 어디 있어?


p290

 

 

지반이 겪은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받고 싶어서 다소 선동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지반. 하지만 이미 그녀는 테러리스트에게 세뇌당해 정부를 비판하고 급기야 얼마 전 일어난 기차 방화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순식간에 감옥에 들어가 있다. 아무리 자신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기차에 불이 났던 그 시각에는 히즈라(트렌스 여성)인 러블리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러 가던 길이었다고, 들고 있던 꾸러미는 영어책이라고 주장해도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용기내어 털어놓은 자신의 인생은 '테러리스트'로 거듭난 그녀의 모습에 한층 신빙성을 더하는 이야기로 둔갑해버렸다. 소문으로 인해 목숨을 잃어야 했던 한 가정과, 역시 막연한 추정으로 테러리스트로 몰린 지반. 그 속에서 사람들은 정말 소고기를 찾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 배우를 꿈꾸는 러블리와 한때 지반을 가르쳤던 체육 교사가 등장한다. 지반에게 영어를 배우던 러블리는 왜 아무도 지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느냐며, 지반의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이 증언하겠다고 나섰다. 한때 지반을 멘티로 생각했으나 생계를 위해 학교를 떠나야했던 지반의 속사정도 모른 채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체육 교사는, 텔레비전에서 지반을 발견하고 그녀가 자신의 제자였던 어느 한 때를 생각한다. 이쯤되면 기대하기 마련이다. 둘 중 하나는 그래도 지반을 위해 나서주겠지. 자신이 추종하는 당을 위해 거짓 증언을 하고 돌아다니는 체육 교사라도, 제자였던 지반을 놓지는 않겠지. 순수한 러블리니 지반을 도와줄거야.

 

작가는 독자에게 가차없이 현실을 들이민다. 부패와 타락, 계급 상승의 욕구를 지닌 사회에서 타인의 인정을 기대한 쪽이 잘못이라는 듯이. 이쯤되면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소문인가, 진실인가, 진실의 탈을 쓴 거짓인가. 우리는 소문을 듣고 몰려가는 마을 사람인가, 습격당한 남자 혹은 지반인가. 그도 아니면 러블리, 혹은 체육 교사인가. 나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짧고 단순한 문장 속에 삼라만상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이다. 덤덤하게 읽었는데 마음과 머리가 모두 시끌시끌하다.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결국 마지막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 선택의 순간, 지키고 싶은 것,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들이 우리의 삶의 모습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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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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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소고기는 어디 있어?
p290

소고기를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 단도와 권총으로 무장하고 한 가정을 습격한 사람들. 그 가정의 사람들은 그들의 이웃이었지만 그것은 이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광기에 휩싸인 그들이 난리를 친 후 발견한 것은 아이스박스 속 닭 한 마리. 과연 소고기는 어디 있을까.

지반의 사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지반이 테러리스트에게 선동 당해 기차에 불을 지은 방화범이라 확신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테러리스트는 빠져나가고 누명을 쓴 그녀만이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있다. 씁쓸하고 마음 아픈 결말. 어쩌면 이것이 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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