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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엄마의 말 품격
오수향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2월
평점 :
이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보더니 남편이 묻습니다. '그런 책 읽으면 뭔가 달라지는 것 같아? 느낌이 와?' 그래서 제가 자신있게 대답했죠. '그럼! 그러려고 책보는 건데~' 바뜨. 이 책을 읽었음에도 일주일같은 월요일과 3일같은 오늘 아침을 지내고보니 과연 내가 달라지는 날이 올 것인가 의구심이 듭니다. 요즘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어요. 제 마음이 문제인 건지, 우리 첫째 곰돌군님이 문제인건지, 하루에도 몇 번씩 불타올라 산화되어버릴 것 같은 기분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빠빠이 잘 하고 집에 가는데 혼자 밖에서 놀다 들어가겠다며, 친구가 먼저 간다면서 징징징, 지금 있지도 않은 씽씽이를 타겠다며 징징징, 밥 안 먹고 과자 먹겠다며 징징징. 아침부터 밤까지 울고 떼쓰고, 저는 달랬다가 화도 냈다가 매도 들었다가 밤이 되면 또 급후회하는 생활의 반복이에요. 한 번 올라온 화가 잘 내려가지 않아 소화도 잘 안되고, 곰돌군님이 무슨 말만 하면 예민해져서 말투도 거칠게 나가고. 이런 저를 보며 남편은 우울증 아니냐며, 병원 가보라는 더 열폭하게 하는 말만 하고 있고요. 물론 요즘 제가 심정적으로 더 사나워진 건 사실이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요.
알아요. 제가 생각해도 제 자신, 많이 부족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어떻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 모른 척 하고 싶을 때도 있고, 아주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낼 때도 있어요. 전 1등 엄마는 바라지도 않아요. 품격이요? 품격이 뭔가요. 그저 하루하루, 아이를 협박(?)하지 않고, 윽박지르지 않으면서 조용히 보내기만 해도 감사한 일이겠습니다. 아무리 미운 네 살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저의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이런 [1등 엄마의 말품격] 같은 책을 읽는 건, 마음의 자양분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런 책조차 읽지 않고 밀려오는 화, 솟아오르는 거친 말에 제 자신을 맡겨버렸다가는 우리 곰돌군님, 정말 어마무시한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될 테니까요. +_+
저자는 먼저 엄마의 말투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의 말투라고 해요.아마 많은 엄마들이 깨닫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일 거에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내용에 동감도 하고 항상 있지만, 아이고,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불쑥 튀어나오는 아이의 마음을 할퀴는 말투. 그래서 낮버밤반(낮에는 버럭하고 밤에 반성)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게 아닐까요. 엄마의 기질과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해서 말투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건, 아마 말공부 해보신 엄마들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내용일 겁니다. 저자는 자존감, 책임감, 창의성, 정직함, 배려심, 감사함, 용기 등을 길러주는 말투에 대해 상황별로 소개하고 있어요. 단순히 어떤 말들을 해야한다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면 저런 요소들이 길러지는 지 알려준다는 점, 그리고 병행할 수 있는 놀이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어린이집 하원하면 해봐야겠어요.
엄마로서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지만, 요즘에는 최고의 육아란, 짜증내지 않고 나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뜨! 어떻게 엄마가 짜증 한 번 안낼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아예 안 내겠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저 부당한 짜증은 내지 않으리라, 소심하게 다짐 한 번 해봅니다. 그래도 아침에 아이에게 못된 말 하고 울적해졌던 마음에 새로운 각오를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많은 어머님들, 우리 한 번 같이 힘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