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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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북클럽 3기>로 읽고 있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권입니다!! 테세우스를 비롯 로물루스와 리쿠르고스, 누마, 솔론, 푸블리콜라, 테미스토클레스, 카밀루스, 아리스티데스, 대(大) 카토 등 총 10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이 중 당연히, 테세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쥬!!

 

테세우스라고 하면 크레타의 왕인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미노타우로스를 격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만, 저는 사실 이번 책읽기를 통해 그의 영웅적인 면모 외의 그 무엇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예전부터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를 저버린 것과 관련해서, 다른 영웅들과 비교했을 때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여자관계란 참으로 복잡하고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트로이젠의 여자인 아낙소를 납치했으며, 시니스와 케르키온을 죽이고 그의 딸들을 겁탈했으며, 아이아스의 어머니 페리보이아와 결혼했고, 그다음에는 이피클레스의 딸과 결혼했다. 

p96

 

뒤에 등장하는 다른 영웅들의 이야기도 읽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설마 테세우스만큼 다른 이들도 이랬을까요??!! 책에 따르면 '그는 결국 헬레네를 겁탈한 탓으로 아티카와 전쟁을 치르고 끝내는 추방되어 죽음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하려고 한다'라고 나와요. 오모오모, 어쩐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영웅적인 이미지가 호색한의 이미지에 가려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초반에는 이름이나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아 읽는 데 약간 난항을 겪었지만, 한 번 속도가 붙으니 그 어떤 모험소설보다 재미나요! 뒤의 인물들은 또 어떨지, '오모오모한' 기분으로 읽어보겠습니다! 고고~~!!

 

**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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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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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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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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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보고 있으려니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 했던 월요일 아침조회가 생각납니다. 날씨가 좋은 날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울렸던 '국기에 대한 맹세'. 그 때는 그저 으레 하는 행사려니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TV를 통해 아주 예전에는 정해진 시각에 밖에서조차 그런 행동들이 취해졌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 '태극기' 이외의 깃발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아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세계문화 영역의 책을 읽어주면서 인식하게 된 전 세계의 깃발들. 국기란, 깃발이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지정학을 바탕으로 경제 전쟁, 세계의 분열, 영유권 전쟁, 빈부 격차 등을 살펴보며 지리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했던 팀 마셜. 이번에는 깃발로 눈을 돌려 사람들이 그토록 깃발에 흥분하고, 열광하고, 태우는 이유에 대해 짚어나가고자 합니다. 9.11 테러 이후 폐허가 되었던 세계 무역 센터 위에 성조기를 꽂았던 미국의 일화를 시작으로,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잭, 유럽 깃발에 담긴 그리스도교의 향기, 아라비아의 깃발, 공포의 깃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기에 담긴 역사적 전환점, 자유와 혁명의 깃발, 좋고 나쁘고 못생긴 깃발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깃발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져요. 

 

독특한 점은 어떤 한 국가가 아닌 집단들의 깃발이 다루어진 챕터도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이슬람과 관련된 <공포의 깃발>입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떠올릴 단어는 'IS'일 겁니다. 저자에 의하면 그들의 광기는 완전하고 냉정한 논리에 따른 것으로 때문에 더 무섭게 다가온다고 해요. 검은 바탕에 하얀 원이 있고, 그 원 안에는 아랍어로 '무함마드는 신의 사자다', 원 위에는 '하느님 외의 신은 없다'는 말도 적혀 있는데요, 이 두 구절을 합치면 이슬람의 신앙고백인 샤하다가 된답니다. 검은 바탕에 샤하다를 적은 형태는 이슬람 전체의 상징이라 반드시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것을 테러의 상징처럼 만들어버린 것이 IS의 교활함이라고. 

 


 

 읽기 전에는 깃발 하나로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줄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깃발은 그저 그 나라를 상징하는 물건에 지나지 않을 뿐, 그렇게까지 깊은 의미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제 눈앞을 휙 지나가는 하나의 영상. 지금도 가끔 등장하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경기장을 물들였던 거대한 태극기 모습!! 깃발에 담겨 있는 이야기 하나하나는 복잡할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깃발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동일하지 않을까요. 자긍심, 신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를 대체할 그 무언가. 그러니 사람들이 깃발을 따라 포화 속으로 몸을 던지고, 그 천 조각이 지니는 상징에 따라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것이겠죠.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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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게 물에 관해 묻는 일 뒤란에서 소설 읽기 1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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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어쩌면 레이먼드의 삶에 예정되어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고서야 가장 친한 친구인 안드레가 전학을 가고 난 다음, 밀리가 소년의 삶에 등장한 것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같은 건물에 살지만 그 때까지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두 사람이 몇 십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나누는 친밀하고 깊이 있는 시간들에 대해서. 

 

새아버지와 엄마, 배다른 동생 세 명과 함께 생활하는 레이먼드. 가족들 중에서 자신만 피부색이 달랐기 때문일까. 또래 소년들과는 달리 유독 생각이 깊은 그 앞에,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 밀리가 등장한다. 함께 사는 건물 2층에서 밀리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을 도와주러 방문하던 루이스 벨레즈가 갑자기 찾아오지 않자, 그를 아냐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던 것. 심성이 고운 레이먼드는 밀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그렇게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밀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녀에 대해 애정과 존경심을 갖게 되는 레이먼드. 함께 마트에 가거나 은행에 다니면서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밀리의 이야기에 조금씩 자신을 변화시켜보고자 노력한다. 일단 '죄송해요'라고 말하는 습관을 고치는 것부터 출발! 그리고 시작된 '루이스 벨레즈 찾기 프로젝트'. 소심하고 예민했던 레이먼드가 밀리를 위해 한집 한집 방문하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 누군가는 행운을 빌어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레이먼드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찾게 된 루이스 벨레즈.

 

이야기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가 레이먼드와 밀리의 만남-정서적 교감-루이스 벨레즈 찾기로 구성되어 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된 레이먼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들은 백인이고, 그 때문에 저절로 뒤따르는 많은 특권들을 누리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특권이란 걸 자신들은 모르지. 왜냐하면 특권을 누리지 않은 날이 그들 삶에는 없었거든. 그들한테 상대의 인종에 따라 다르게 처신하는지 물어봐. 그럼 아니라고 대답해. 많은 경우 그 사람들은 자기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건 마치 물고기한테 물에 관해 묻는 것하고 같은 거야. 물고기는 물에 둘러싸여 있어. 매 순간 그 속에서 헤엄치지. 하지만 물고기는 이렇게 말할걸. '물이라뇨? 당신이 말하는 물이란 뭔가요?' 아주 종종 그게 진실이야. 

p140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루이스 벨레즈를 통해,  레이먼드는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편견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레이먼드도, 독자인 나도 루이스 벨레즈를 살해한 그가 '정의로운'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기를 원하지만 글쎄,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게다가 그의 죽음 때문에 또다시 과거의 망령과 조우하게 된 밀리의 상심은 너무나 크다. 

 

그런 밀리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레이먼드다. 처음에는 밀리로부터 조언과 격려를 받기만 했던 레이먼드지만, 그 우정으로 한층 성장하게 된 그는 이제 밀리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애정은 있었지만 평소 대화가 적었던 친아빠와 속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이라니!! 보는 내가 흐뭇해서 레이먼드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이런 우정이, 이런 사람들의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에 가슴 벅찬 경이로움을 느낀다. 삶은 어느 때 우리를 속이는 것 같고, 세상은 가끔 도저히 뛰어넘지 못할 시련을 주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이고 어떤 '멋진 일'이라는 것에 기쁨을 느꼈던 작품. 이 겨울,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인상적인 이야기를 만났다.

 

** 출판사 <뒤란>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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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 산책길에 만난 냥도리 인문학
박순찬 그림, 박홍순 글 / 비아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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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모르겠고, 고양이는 귀여워 : 그런 당신을 위한 고맙소' 라는 문구는 딱 나를 위한 것이었다. 소크라테스부터 체 게바라까지,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15명의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이 인문학 책은, 그 인물들이 모두 고양이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표지부터 드러나는 '이 책은 고양이로소이다!'느낌은 그 동안 다가가기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야들조차 귀엽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고양이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대부분 동글둥글, 몽글몽글. 하아, 만져보고 싶다!!

 

고양이 얼굴을 하고 등장한 첫 인물은 바로 소크라테스다. 그가 누구인지 이름조차 몰라도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 서양철학은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집중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인간 내면을 탐구 대상으로 삼으며 철학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놓게 된다. 인간의 본질은 신체가 아닌 정신에 깃들어 있다고 본 소크라테스. 그는 다수결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에 분노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고개가 갸우뚱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의 제자인 플라톤이 예로 든 문장을 보면 또 수긍이 간다. 

 

운동 선수는 만인과 전문가 중 누구의 의견을 따라야 하나?

플라톤, [크리톤]

p25

 

평소라면 딱딱하게만 느껴져 생각하는 것조차 거부했을지도 모를 철학적 난제지만, 고양이 얼굴을 한 철학자가 근엄하게 물어보니 별로 어렵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랬어? 음, 좀 생각해볼만하군'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심지어 '중세 기독교 신학의 왕'이라 불리는 <토마스 아퀴나스> 편에서는 '육체적, 감각적 욕구도 죄의 원인에 들어간다'는 문장 밑에 하트 눈이 되어 생선을 핥고 있는 그림이 커다랗게 그려져 있어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이런 그림이라니, 저절로 저 문장이 단번에 외워질 것 같지 않은가!

 

개인적으로는 도오저히 근접할 수 없는 세계라고 여겨왔던 과학이론조차도 이 '냥도리' 캐릭터 하나면 해결된다. 20세기 초반까지 뉴턴의 고전물리학이 지배하고 있던 과학계에, '현상과 원인이 실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하이젠베르크의 이론은 혁명적인 것이었다. 글보다는 그림으로 그의 이론을 설명하려 하는 냥도리 덕분에 이 챕터가 그동안 특히 어려워하던 과학분야라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술술 읽어내려갔다.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해, 공자와 토마스 아퀴나스, 단테 알리기에리,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장 자크 루소, 아이작 뉴턴,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시몬 드 보부아르, 체 게바라,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자크 데리다로 끝을 맺는 냥도리 산책길!  너무나 귀엽고 예쁜 그림들로 인해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 또 만나고 싶다!!  요 책에는 철학, 역사, 과학, 문학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실려 있지만, 시리즈로 나와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문학편, 철학편, 과학편으로 한권씩, 그리고 으어엄청 두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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