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재하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해 나는 듯이 달려오는 한 남자를 보았다. 검은 전수 비단옷을 입은 남자가 바람처럼 빠른 흑마를 타고 있었다. 핏빛 석양이 남자의 이목구비에 짙은 윤곽을 드리웠다. 피를 뒤집어쓰고 붉은 석양에 잠긴 채,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하는 서슬 퍼런 그 기세가 실로 압도적이었다.
p 81

캬아~이런 멋짐 뿜뿜하는 남자를 보았나! 자신의 여인이 위기에 처한 것을 어찌 알고 이리 바람처럼 달려오누! 연애세포 다 말라버린 나에게 이런 설렘을 선사해주다니, 역시 외전이라도 먼저 읽기를 잘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된다는데, 남자주인공이 이 서늘한 미남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으려나. 과연 황재하 역은 누가 맡을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에게 빌려주었던 자신의 방에 낯선 여자가 잠들어 있다면,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일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면, 존경하던 상사가 어느 날 갑자기 기이한 죽음을 맞는다면, 딸을 죽인 여자와 결혼한 남자의 심리가 궁금하다면, 친구에게 알려준 비밀 여행지에서 벌어진 일이 궁금하다면, 결혼 소식을 전한 친구의 얼굴이 자신이 알던 그 얼굴이 아니라면, 여행지에서 벌어진 범죄 미스터리가 궁금하다면, 그냥 이 [수상한 사람들]을 읽으시면 됩니다!! 이 모든 사건의 수수께끼가 명쾌하게 해결된 미스터리 맛집!!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새로 출간되는 작품들도 좋지만, 예전 작품들도 신간만큼이나 좋아합니다. 다소 구시대의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구시대적 분위기가 어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할까요.

 

인간은 본래 착하게 태어나는 걸까요, 나쁘게 태어나는 걸까요? 저는 이 두 마음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두 본성 중 어떤 쪽이 발현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놓인 상황이라고요. 본래 악한 사람, 본래 선한 사람의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중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도 그때그때의 처지에 따라 선과 악의 마음 중 하나가 드러나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일지도요.

 

그런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준 작품이 바로 <죽으면 일도 못 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을 상처입히거나 목숨을 빼앗아서는 안되겠죠. 그런데 이 사건의 범인이 놓인 상황을 들여다보면 순간적으로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것도 아주 이해 못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순간에 참지 못한 감정의 폭발, 일을 벌이고 난 뒤에는 두렵고 후회됐겠지만 잠시나마 후련함을 느낀 범인에게 묘하게 공감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모두 한끝 차이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누구라도 한 번쯤은 가슴에 나쁜 생각을 품었던 적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보통은 누군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도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라고 믿고 싶어요-, 결국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은 자신의 인생 또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선택의 순간, 어느 길을 고를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하면, 두려우면서도 신비한 기이한 느낌에 휩싸입니다.

 

일상 미스터리의 묘미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작가가 써내려간 글을 읽으면서 나는 여기, 안전지대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 한끝 차이로 우리도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날카로운 시각을 잘 발휘하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생각해요. 예전 작품이든 신간이든 대부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만드는 작가. 저를 비롯한 여러분, 오늘도 바른 선택을 하시기를. 순간의 선택이 당신을 미스터리의 세계로 인도할지도 모르니까요.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편에서는 1권만 읽었음에도 왕온의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남아 있다. 그런 왕온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다니! 그것도 동일한 시각에 두 사람을!! 그 안에는 거안에서 온 사신도 포함되어 있어 정치적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일이다. 왕온을 모시는 곽부장으로부터 사건을 전해들은 황재하는 마음이 어지럽다. 이서백과의 혼례가 불과 보름 후인데, 마음 같아서는 왕온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궁금하다.

그런 황재하의 마음을 알아챈 이서백. 스스로 나서서 혼례 날짜를 미루자고 하다니!! 이런 스윗가이를 보았나!! 차도남 이미지의 이서백이 황재하를 끌어안거나 향기를 맡는 장면에 내 마음도 두근두근!! 꺄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공적인 연애사 - 당신을 사랑하기까지 30만 년의 역사
오후 지음 / 날(도서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땅에 인류가 나타난 이후 생겨난 연애와 성문화. 학창시절 학교에서 본 무슨 영상 자료 덕분에 원시사회에서의 성관계는 계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저 욕구가 생기면 관계를 가지고, 아이가 목적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런데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니 이 '무규율 성교' 시기에 대해서도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한 듯 하다. 하기야 그 머언 옛날 벌어졌던 일을 제대로, 정확하게 알기가 얼마나 어렵겠나.

현존하는 모계사회인 모수오족의 이야기, 너무 흥미롭다. 중국 소수 민족으로 철저한 모계 사회를 유지한다는 모수오족. 열세 살이 넘으면 야사혼을 치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의무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변하면 밤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니! 여성이 아이를 가져도 외할머니와 이모, 외삼촌이 책임진다는데, 가부장중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속 시끄러운 일들이 여기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그림으로의 초대 - with 미술 유튜버의 오디오 가이드
오피스 J.B 지음, 민경욱 옮김, 파란 일기장 외 감수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여러분!! 높은 가치를 지닌 명화들은 엄청난 보안 속에 보호받고 있을 것 같죠? 노노, 아닙니다. 적어도 뭉크가 그린 <절규>에 있어서는 걸작에 걸맞는 엄중한 보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절규>가 사실은 5점이라는 것, 혹시 알고 계셨나요? 한 가지 주제를 반복해 그리는 습관을 가졌던 뭉크는 10년 동안 다른 버전으로 5점의 <절규>를 그렸는데요, 이 중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두 곳의 미술관에서 2점의 <절규>가 사라진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헛웃움이 나올 정도로 매우 황당합니다. 감시용 모니터에 범인이 미술관 벽에 사다리를 세우는 모습이 버젓이 녹화되고 있었음에도 경비원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더러, 심지어 창문이 깨져 경보가 울렸을 때도 단순 오작동이라 판단했대요. 아니 이거, 세기의 명화를 보관하고 있는 미술관의 경비가 허술해도 너무 허술했던 거 아닙니까!! 어찌어찌 도난당한 2점을 찾아내기는 했으나 그 후 또 다른 버전의 <절규>도 도난당했다가 무척 훼손된 상태로 되찾았다고 하니, 작품의 이름 그대로 '절규'가 나올 법도 합니다.

 

[사라진 그림으로의 초대]는 이처럼 어떤 이유로 사라졌던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그림과 그 그림의 배경 관련 지식이 실린 책을 읽었었는데, 요즘들어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이 속속 출간되는 느낌이예요. 그만큼 일반 사람들도 그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증거이자, 팬데믹으로 인해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이 자제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미술관 관람이라고 할까요. 그림 애호가로서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그림 관련 도서들의 출간만으로도 너무 반가운데, 이번 책은 특히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어서 무척 재미있었어요.

 

1930년대 이후 나치는 4백만 점에 가까운 온갖 예술 작품을 조직적으로 약탈했다고 해요. 당시 미술계는 19세기의 고전적이고 아카데믹한 풍조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예술을 시도하는 분파가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히틀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우수한 혈통인 독일인의 예술성을 이민족이 해치고 있다'고 여겼답니다. 예술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고 독일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해 오스트리아 린츠를 예술의 도시로 정비, '총통 미술관'을 세워 독일인에 대한 재교육을 계획하기에 이릅니다. 예술을 교육하려면 뭐가 필요했겠습니까? 당연히 예술품이라고 생각한 히틀러의 잘못된 생각에 의해 예술품 약탈이 시작된 겁니다. 너무나 히틀러답지 않나요! 그로 인해 행방도 모르게 된 수많은 예술품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도난 당한 그림들, 전쟁으로 사라진 그림들 외에도 끝내는 버려지고 만 그림들, 복원으로 되살아난 그림들 등 여러 그림들에 담긴 다양한 사연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제목에 '사라진'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이상하게 안타깝고 슬프고, 그런 감정들에 내내 휩싸여 있었습니다. 화가들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그런 운명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짐작이나 했을까요. 그들에게는 자식과도 같았을 작품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솟아오릅니다!

 

이 책에는 다른 미술 관련 도서와는 다른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유투버 호빛님의 오디오 가이드가 실려 있다는 것! 책에 삽입된 QR 코드를 통하면 더 깊은, 자신만의 미술관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날씨도 쌀쌀한데 호젓하니 그림 관람 한 번 어떠신지요!!

 

**출판사 <메가스터디북스>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