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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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도 우리처럼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어요.
p 51

메이와의 결혼을 앞둔 뉴런드는 그 때문인지 더욱 엘런에 대한 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비록 비서와 함께 달아나기는 했지만, 그 전에 먼저 엘런의 남편이 그녀를 배신했기 때문에 엘런에게도 선택의 여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하지만 저는 뉴런드가 내뱉은 저 말이 과연 그의 진심일까 의심스러워요. 그렇다면 그는 자신의 아내가 될 메이에게도 저 말을 똑같이 적용시킬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저는 자꾸 엘런이 뉴런드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 같아요. 자꾸 자기를 찾아오래요. 사촌과 결혼을 앞둔 남자가 어렸을 때는 자기를 좋아했다는 둥, 한 번 자신을 찾아오라는 둥 하는 행동이 영 예쁘지가 않네요. 설마 뉴런드가 엘런과 이상한 사이가 되어서 메이를 상처주게 되는 걸까요? 혹시 메이에게도 말못할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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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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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를 배경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통쾌함을 전달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작가 이케이도 준. 이번에 출간된 [샤일록의 아이들]은 그런 작가가 '내가 소설을 쓰는 방식을 결정지은 기념비적인 책'이라고 말할 정도로 의미가 큰 작품인 듯 보인다. 지금까지 읽어온 <한자와 나오키> 나 <변두리 로켓> 시리즈와는 달리, 총 열 개의 단편 속 등장하는 각각 다른 인물들로 비춰지는 도쿄제일은행의 나가하라 지점을 통해 은행원의 비애와 고달픔을 쓰게 맛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보통은 이케이도 준의 작품을 읽으면 이번에는 어떤 통쾌함을 맛보게 해줄 것인가 하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두근두근했는데, 이 작품을 읽는 동안에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우울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부하 직원들을 닦달하고 채근하다가 끝내는 폭력까지 휘두르는 관리직, 어떻게든 실적을 올리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과연 은행원으로서의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취업할 당시만 해도 큰 은행에 취업했다고 하면 굉장히 똑똑하고 학업 면에서도 우수한 사람으로 여겨졌었다. 현실 속에서 그들의 삶이 모두 소설 속 모습과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충분히 벌어질 법하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나라면 버틸 수 있었을까. 단편 <시소 게임>을 읽고 나니 '나라도' 이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와의 비교, 계약을 따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결국에는 스스로를 놓아버린 직원. 이야기의 반전에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순간 멍해지면서 울음이 울컥 올라왔다. 이어지는 답답함 속에서 미스터리 하나가 피어오른다. 사라진 현금. 그리고 그 현금의 행방을 좇는 은행원과 그의 실종이 작품의 중반부터 이야기를 하나로 연결시켜나간다. 시치미를 떼고 동료들 사이에 숨어 그의 실종을 함구하는 누군가.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긴장감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작품은 결국 처연한 안타까움으로 막을 내린다. 

 

금융계를 배경으로 이토록 다양한 분위기의 작품을 써낼 수 있는 작가가 과연 또 있을까 싶다. 비록 이번에는 기대했던 통쾌함 대신 씁쓸함과 안타까움만 가슴 가득 안게 되었으나 '역시 이케이도 준!'이라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어디서나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이렇게나 안타까운 인생들이라니!!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가  '샤일록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 <인플루엔셜>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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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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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은 역시 우왕좌왕. 어떤 책이든 처음에는 등장인물들 기억하고, 감정의 작대기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듭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사실은 메이와 아처가 약혼했다는 것!!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충만한 이 두 남녀의 미래가 밝고 희망적이어야 하는데 저는 조금 불안해요.

그 이유는 바로!! 메이의 사촌인 엘런이 유럽에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남편 비서와 바람이 나서 돌아왔다가 여기까지 찾아온 엘런. 지금 아처는 엘런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듯 보이지만, 음, 뭔가 사단이 날 것 같은 이 기분!! 불안합니다,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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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 신, 여신, 영웅 핸드북
리브 앨버트.사라 리차드 지음, 이주만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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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도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겨 읽었지만, 졸업하고 해가 갈수록 신화의 세계에 대한 애정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읽은 추억에 대한 향수도 있고, 읽었지만 기억이 안 나는 부분 자세히 알게 되어 좋고, 재미났던 내용은 '맞아, 이랬었지!' 하며 더 빠져듭니다. 요즘은 첫째 아이와 한권씩 어린이용 전집으로 읽고 있는데 설명해주며 읽다보니 더 신나더라고요. 

 

이번에 읽게 된 [그리스 신화 : 신, 여신, 영웅 핸드북]은 말 그대로 인물 위주로 되어 있는 핸드북이에요. 재작년쯤 읽은 이윤기님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얇은 분량이지만, 어린이는 물론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이 읽어도 대략의 내용을 알 수 있게끔 설명되어 있습니다. 티탄 족으로 시작되는 신화의 시작, 괴물들, 그 밖의 하위 신들에 대한 소개가 끝나면 올림포스의 신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설명 뿐만 아니라 그림이 함께 실려 있는데, 전 이 그림들이 참 예뻐보이더라고요! 책읽기를 즐겨하는 초등 3-4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헉! 그런데 읽다보니 깜짝 놀랄 내용이 등장합니다. 대지의 여신의 딸인 페르세포네를 납치해 신부로 맞이한 하데스, 기억하시죠? 그런데 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의 조카였다고 하네요. 저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목성(주피터)의 위성에는 대부분 제우스의 '애인들' 이름을 따서 붙였다는데요,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발사한 목성 탐사선의 이름이 주노(헤라)라는 것도 흥미로워요. 어찌보면 헤라가 제우스의 애인들을 감시하고 있는 셈인 거죠. 처음 보는 괴물인 티폰과 에키드나도 등장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오래된 괴물들인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대부분 그리스 신화에서 손꼽히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라고 해요. 티폰은 뱀을 닮은 형상으로 묘사될 때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심지어 손가락까지 100마리의 뱀으로 되어 있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요. 괴물들의 자식(?)들에는 지하 세계 입구를 지키는 케르베로스, 머리가 여럿 달린 히드라 뿐만 아니라 스핑크스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나와 있어서 또 한 번 놀랐어요. 스핑크스도, 부모가 있었군요!

 

처음 책이 도착하고 첫째 아이가 무척 궁금해했는데 아직 보여주지 않았어요. 겁이 많은 아이가 그림을 보고 깜짝 놀라 지금 읽고 있는 책들도 안 읽으려고 할까 봐서요. 홋홋. 일단 제가 먼저 신나게 읽었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재미나고, 신화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 하시는 분들은 자기점검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런 핸드북 형식으로 다른 주제의 책이 나와도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은 물론 책의 무게도 판형도 표지 재질도, 저는 좋았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시그마북스>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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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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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비밀요원과 힘세고 튼튼한 경찰 콤비 출격!!] 

 

하루에 3분 동안만 자신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 3분의 시간동안 여자가 하는 일은 자살을 생각하는 것. 어떤 방법으로 자살할 지 이런 저런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여성의 집 문을 두드리는 누군가는, 그다지 정의롭지는 않지만 또 그다지 나쁘지만도 않은 경찰 존 구티에레스입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존에게 멘토르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녀를 집 밖으로 꺼내 차에 태워주면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조건을 건 거죠. 첫만남부터 그녀, 안토니아 스콧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직감한 존. 결국 안토니아를 차에 태워 어딘가로 향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소년의 시체가 발견된 저택. 유럽 최대 은행 총재의 어린 아들이었던 소년이 납치된 후 시체로 돌아온 것인데, 이후 스페인 대부호의 딸 또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범인에게 협박 전화를 받았으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부모들. 납치범이자 살인범이 요구한 것이 무엇이었기에 부모들은 두려움에 떨며 입을 닫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안토니아 스콧은 평범한 사람이 아닙니다. 쉽게 말해 천재. 유럽 연합의 각 국가에 있는 중앙 부서 및 특수 단위를 결성하기 위해 특별한 사람을 모색하던 집단의 눈에 띤 것이죠.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한 번의 답변으로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낸 안토니아. 제가 그녀를 지켜본 감상은 마치 '슈퍼컴퓨터'같다는 것이었어요. 그저 상황을 본 것만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팀의 '붉은 여왕'으로서 활약해야 하는그녀가 자살을 생각한 이유는 가족에게 닥친 비극과 연관이 있는데요, 3년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들과도 떨어져 지내는 데다 남편 마르코스가 병원에 누워 있기 때문입니다. 

 

영미 스릴러와 북유럽 스릴러에 익숙해져 있던 제가 스페인 스릴러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는데요, 예전에도 읽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때는 스릴러치고는 좀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었어요. 이름도 익숙하지 않고 뭔가 으스스하고 기괴한 느낌인 것이 내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안토니아가 등장하는 이번 작품은 가독성도 좋고, 인물들 간의 합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음청 속시원하게 사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조금 답답한 부분도 나오지만, 결말 부분에서 안토니아와 존의 결합이 더욱 견고해지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 드라마에서 본 사건이 시작될 때 '두둥!'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것처럼, 마지막 부분에서 제가 그 '두둥'을 들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안토니아를 불행에 빠트린 그 범인을 다음 작품에서는 붙잡을 수 있으려나요.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천재 요원 안토니아와 성질은 좀 더러워보여도 정감 있는 형사 존의 콤비 플레이. 사실 저는 이번 작품보다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해요. 안토니아의 진정한 능력이 다음 편에서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시월이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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