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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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학교폭력 사건을 몇몇 지켜보다보니 장난이었다-는 말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부 알 수 없겠지만 소설일지언정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폭력 자체에 경각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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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황소연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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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윌북의 클클단 <호러컬렉션>은 엄청난 명성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모여 있습니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이름만 들어도 모두 불멸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그런 작품들이죠! 게다가 이번 시리즈의 최대 매력은 각각의 책표지 색감이에요! 받기 전부터 무척 기대했는데 요 책들은 실물이 더 아름답습니다. 말 그대로 실물깡패! 손 안에 들어오는 그립감도 좋고 매끄러워서 독서를 하는 내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얼마나 <호러컬렉션>에 빠져들었는지 충분히 전달이 되었을까요! 이 중 처음으로 읽기 시작한 작품은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입니다.

 

어렸을 때 읽은 <검은 고양이>로 인해 고양이, 특히 검은 고양이들은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고양이와 마주치면 내가 빙 둘러 돌아가기도 하고, 도망치듯 뛰어가기도 하면서 혹시나 집까지 따라와 해코지를 하지나 않을까 지레 겁을 먹었어요. 그만큼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제게 남긴 감정은 무척 강렬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세요! 완전범죄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어른이 된 지금도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쫙 돋으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끔 아기의 울음소리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때가 있으면, 작품의 주인공이 들었던 울음소리가 혹시나 저것과 비슷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게 어둠과 부패와 붉은 죽음은 영원한 통치자로 모두의 위에 군림하였다.

p373

이번에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거나, 혹은 새로 읽으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문장 하나하나가 어쩜 이렇게 시처럼 다가올 수 있나요. <붉은 죽음의 가면극>은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기묘하면서도 매우 독창적입니다. '붉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성에 모여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연회를 즐기지만, 결국 그들도 그 죽음을 피하지는 못해요. 죽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실체화하여 사람들이 피로 물들어 쓰러지는 장면은 가히 연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것이 어디에 있든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고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1842년 1월 아내인 버지니아가 각혈할 뒤 발표된 것으로 '붉은 죽음'이 결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 합니다.

 

<고백하는 심장>은 또 어떻고요. 평소 친분이 있던 영감에게 살의를 품게 된 주인공. 결국 치밀한 계획 끝에 노인을 살해하고 그의 집 마룻바닥에 묻어버리게 됩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숨 돌리고 있는 그에게 경찰관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지만 주인공의 귀에만 들려오는 죽은 노인의 심장소리!! 결국 공포와 압박감을 못이긴 주인공은 경찰들에게 고함을 치며 죄를 자백하기에 이릅니다. 죽은 노인의 심장이 어떻게 뛰겠습니까. 아무리 신경증이 있는 주인공이라 해도 아마도 그것은 죄를 저지른 자의 양심의 소리 아니었을까요. 인간의 양심을 이렇게 절묘하게 그려내다니, 짧지만 강렬한 단편이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주옥같은 이야기들의 향연! 고요하고 무거운 밤이나 새벽 시간에 읽으면 더없이 좋을 작품집입니다. 호러가 어울리는 계절은 다름아닌 겨울이니까요!!


 

 

** 출판사 <윌북>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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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방관육아 - 프랑스도 인정한 한국 엄마의 특별한 육아법 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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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키우고 싶은 부모에게 추천!!]

 

첫째가 태어나고부터 말 그대로 '살신성인' 육아 했습니다. 뭐든 그저 열심히 해오는 시간을 보내왔던지라 육아도 당연히 열심히 했어요. 첫째가 신생아일 때는 몇 시간에 한 번씩 수유하고 집안일 하느라 몸이 편할 날이 없었고, 통잠을 자고 뒤집기를 시작하면서는 혹시나 엎드려 자다가 숨이 막히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자발적으로(?) 잠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뒤집어져 있으면 바로 눕히느라고요. 남들은 자기주도 이유식도 한다는데, 저는 몇 번 시도했다가 아이가 먹는 것보다 흘리는 양이 더 많아지는 걸 지켜보는 게 스트레스라 그만두기도 했죠. 원래 걱정이 많은 성격인 데다가 아이까지 태어나고보니 전전긍긍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지금도 아이의 안전이나 건강 쪽으로는 여전히 걱정을 쌓아두고 하는 편이지만, 예전처럼 모든 일에 제가 나서서 하지는 않아요. 올해로 육아나이 만 7년이 되어가는 지금 돌이켜보면,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일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자기주도 이유식을 실천하지는 않았지만 첫째는 둘째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혼자 밥을 먹게 되었고, 한동안 돌아다니며 밥을 먹어 속을 태웠던 둘째도 이제는 식탁에 앉아 스스로 밥을 잘 먹습니다. 비록 반찬으로 장난을 치거나,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나오면 안 먹겠다고 고집을 부리곤 하지만요. 이제 조금 한숨 돌릴만하다 했더니 첫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요. 보육의 시기에서 이제 학습의 시기로 넘어가는 지금, 아주 마음에 꼭 드는 육아서를 만났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참 이상해요. 아이 대신 모든 걸 해주고 싶은 마음 한 켠에는 그래도 우리 아이가 주체적으로 자기 일을 해결해나가길 바라는 마음도 분명 있습니다. 아이 일에 참견하게 되는 이유에는 아마도 아이의 행동을 참고 기다려주기 힘들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주도성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 자체를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육아에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최대 목표는 아이를 계속 부모의 품 안에 가둬놓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온전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을텐데, 그 과정과 방법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최은아님의 [자발적 방관 육아]를 읽다보니 이 책은 한 번 읽어서는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학교에서 내공이 상당해보이는, 떡잎부터 달라보이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부모들과 상담하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비단 아이의 학습에 국한된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의 정서와 엄마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참 많아요. 특히 저는 어디선가 초등 입학 전에 덧셈과 나눗셈 뿐만 아니라 곱셈과 나눗셈까지 공부하고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벌벌 떨고 있었는데 <1학년에 구구단 모르는 아이가 나중에 수학 잘한다>는 챕터를 읽고 조금 안심(?)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방치하라는 내용은 절대 아니니, 초등 입학을 앞둔 부모님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그렇지!'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읽었습니다. 특히 첫째가 요즘 종이접기와 줄넘기에 열심이라 그저 좋아하니 옆에서 필요한 것만 조달하고 있었는데, 이게 또 아이들에게 기똥차게 필요하다는 거 아닙니까!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공부만이 아니에요. 어떻게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즐겁게 생활하는가, 그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시간들을 위한 방법이 담겨 있고요. 초등교사라 그런지 더 생생하게 들려오는 저자의 이야기. 저 진짜 매일매일 다시 정독 들어갑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쌤앤파커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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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새 양식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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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의 가치있는 삶을 위하여]

 

살면서 어떤 생각을 하세요? 한때 '생각하면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문구가 유명했었죠. 저도 이 문구를 딱 듣자마자 멋있다는 생각에 '생각하면서' 살아보려고 꽤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의문이 들었습니다. 매순간 생각하면서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않습니까. 어느 날은 시간에 쫓겨 주어진 일을 모두 해내는 것만으로도 셀프 칭찬을 해주고 싶은 날도 있잖아요. 생각보다 행동해야 하는 날도 있고요. 아마 저 '생각'이란 자신이 정한 삶의 방향과 가치를 항상 되새기면서 살아가라는 말 같은데요, 요기 이 작가님은 정말 말 그대로 매일매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 중 한 명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열린책들의 284번째 세계문학은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새 양식]입니다. 항상 세계문학의 높은 벽을 실감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읽었어요. 앙드레 지드의 작품 중 읽은 것은 [좁은 문] 정도이고, 그마저도 쉽지 않다 생각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소설도 어려웠는데 '지상에서의 쾌락과 행복을 최대한 누리겠다는 결단과, 그 실천을 통해 몸소 경험한 환희를 기록한 비망록이자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탈주와 해방의 참고서〉이다. 줄거리도, 연대기적 순서도 없는 이 독특한 책은....'이라는 소개글을 보니 저도 모르게 '어험!'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읽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마 삶을 대하는 태도의 깊이가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은 죽은 뒤 천국에서의 기쁨이 아닌 지상에서의 쾌락과 행복을 최대 가치로 여기는 작가의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비망록의 의미 자체가 '잊지 않으려고 중요한 골자를 적어둔 책자'를 의미한다고 하니 작가의 속마음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이 책이야말로 '비망록'이라는이름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생각과 자유를 갈망하는 욕구에 따라 안정된 삶에서 탈주할 것을 권하는 앙드레 지드.

 

그럼에도 작가가 추구하는 현실에서의 쾌락은 타인을 짓밝고 얻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나는 불행을 발판 삼아 추종되는 행복을 원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빼앗아 얻는 부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지. 나의 옷이 타인을 헐벗게 한다면, 나는 차라리 벌거숭이로 지낼 것이다.

p247

 

캬~세상에는 내가 벌거숭이로 지내기보다 타인의 옷을 빼앗아서라도 따뜻해지려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즉, 그가 얻고자 하는 행복과 즐거움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분별없는 자유와 이기적인 행복이 아닌 깊이와 가치가 있는 진정한 보물입니다. 만약 작가가 타인은 아랑곳없이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라는 의미의 기록을 남겼다면 이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문학의 존재 이유는, 이기심이나 방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그 모든 약들을 당시에는 아주 비싼 값에 산 것들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그녀가 그 약품들을 내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p305

 

이 문장이 등장한 일화 속 여인은 장롱에 오래된 약들을 한가득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리가 꽉 차 더 이상 무언가를 넣을 수 없는 상태였죠. 하지만 그녀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약들이었어요. 그녀는 약병들을 꺼내 보여주며 약병과 관련된 추억(?)을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약병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지 않더라도 예전에 아주 비싸게 구입했기 때문이에요. 그녀와의 만남을 기술한 후 앙드레 지드는 '우리는 <이 세상>을 지체 없이 즉각적으로 살아야 해'라고 역설합니다. 약병이라는 과거에 얽매인 그녀. 과거의 책과 그 추억에 얽매여 사는 저. 얼마 전 책장을 정리하면서 여전히 많은 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저를 만난다면 작가는 저를 꾸짖을까요.

 

소설을, 문학 작품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간접경험과 타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소설에 가미된 재미있는 요소가 배제된 작가의 솔직하고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전부 받아들이고 이해하기에는 저의 소양이 한참 부족하지만,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앙드레 지드는 어째서인지 늘 깊이 침잠되어 있는 그런 이미지였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를 생생한 생명체로 여기게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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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넬러피 휴스핼릿 지음, 공민희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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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어 생생하게 들려오는 제인 오스틴의 꿈결같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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