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황소연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출판사 윌북의 클클단 <호러컬렉션>은 엄청난 명성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모여 있습니다.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이름만 들어도 모두 불멸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그런 작품들이죠! 게다가 이번 시리즈의 최대 매력은 각각의 책표지 색감이에요! 받기 전부터 무척 기대했는데 요 책들은 실물이 더 아름답습니다. 말 그대로 실물깡패! 손 안에 들어오는 그립감도 좋고 매끄러워서 독서를 하는 내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얼마나 <호러컬렉션>에 빠져들었는지 충분히 전달이 되었을까요! 이 중 처음으로 읽기 시작한 작품은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입니다.

 

어렸을 때 읽은 <검은 고양이>로 인해 고양이, 특히 검은 고양이들은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고양이와 마주치면 내가 빙 둘러 돌아가기도 하고, 도망치듯 뛰어가기도 하면서 혹시나 집까지 따라와 해코지를 하지나 않을까 지레 겁을 먹었어요. 그만큼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제게 남긴 감정은 무척 강렬한 것이었는데, 생각해보세요! 완전범죄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어른이 된 지금도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쫙 돋으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끔 아기의 울음소리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때가 있으면, 작품의 주인공이 들었던 울음소리가 혹시나 저것과 비슷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렇게 어둠과 부패와 붉은 죽음은 영원한 통치자로 모두의 위에 군림하였다.

p373

이번에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거나, 혹은 새로 읽으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문장 하나하나가 어쩜 이렇게 시처럼 다가올 수 있나요. <붉은 죽음의 가면극>은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기묘하면서도 매우 독창적입니다. '붉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성에 모여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고 연회를 즐기지만, 결국 그들도 그 죽음을 피하지는 못해요. 죽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실체화하여 사람들이 피로 물들어 쓰러지는 장면은 가히 연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아있는 것이 어디에 있든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고 발버둥쳐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1842년 1월 아내인 버지니아가 각혈할 뒤 발표된 것으로 '붉은 죽음'이 결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의문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듯 합니다.

 

<고백하는 심장>은 또 어떻고요. 평소 친분이 있던 영감에게 살의를 품게 된 주인공. 결국 치밀한 계획 끝에 노인을 살해하고 그의 집 마룻바닥에 묻어버리게 됩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숨 돌리고 있는 그에게 경찰관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지만 주인공의 귀에만 들려오는 죽은 노인의 심장소리!! 결국 공포와 압박감을 못이긴 주인공은 경찰들에게 고함을 치며 죄를 자백하기에 이릅니다. 죽은 노인의 심장이 어떻게 뛰겠습니까. 아무리 신경증이 있는 주인공이라 해도 아마도 그것은 죄를 저지른 자의 양심의 소리 아니었을까요. 인간의 양심을 이렇게 절묘하게 그려내다니, 짧지만 강렬한 단편이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주옥같은 이야기들의 향연! 고요하고 무거운 밤이나 새벽 시간에 읽으면 더없이 좋을 작품집입니다. 호러가 어울리는 계절은 다름아닌 겨울이니까요!!


 

 

** 출판사 <윌북>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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