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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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여사의 사랑하는 에도시대 시리즈! 미시마야 시리즈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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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살인법
저우둥 지음, 이연희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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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토요일 오전, 오락실 화장실에서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초등학생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된다. 경찰 류다이화는 살해당한 아이와 같이 있던 친구의 증언에 따라 PC방에 숨어 있던 천원칭을 체포하고 신문하지만, 그의 진술은 도저히 정상인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일도 없고, 돈도 없고, 빚은 많은데 갚을 길이 없어 감옥에서 평생 콩밥이나 먹자는 생각에 사람을 죽였다는 천원칭의 증언에 경찰은 물론 여론도 기가 막혔다. 게다가 잡히지 않았다면 사람을 더 죽였을 거것이고, 죽은 아이에 대해 죄책감이나 후회를 느끼지 않는다는 말에 류다이화는 분노와 함께 자신의 딸 신신을 떠올리며 슬픔을 느낀다.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이 천원칭은 대체 왜 열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를 죽였던 것일까.

 

물리학을 공부하는 유리팡과 결혼을 약속하고 뱃속 아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그렸던 위윈즈.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식이 있기 전날, 유리팡은 누군가에게 등을 떠밀려 열차에 치여 사망한다. 범인은 스물 넷의 주젠쭝. 그는 살면서 좋은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불만이 많았고 화가 나서 누군가를 죽여 화풀이를 하고 싶었다고 증언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고작 그런 이유로 죽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위윈즈는 절망하고, 주젠쭝에게 반드시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하리라 결심하지만, 주젠쭝은 구치소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갈 곳 없는 분노와 원망.

 

시간이 흘러 5년 후, 변호사가 된 그 앞에 예전 위윈즈의 심리상담을 담당했던 중완칭이 나타나 천원칭의 변호를 부탁한다. 처음에는 강력히 거절하지만, 그를 변호함으로써 유리팡이 허무하게 살해당해야 했던 이유를 찾고,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 더 나아가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천원칭처럼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자 결국 변호를 받아들인다. 온전한 정신상태로는 보이지 않는 천원칭을 여러 번 접견하는 동안 위윈즈는 그의 어두운 과거와 대면하게 되지만, 급기야 천원칭은 2심 때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며 이상행동을 보인다.

 

대부분의 스릴러와 미스터리, 추리 소설에는 범행의 동기가 뚜렷하다. 등장인물들이 대립해 갈등이 일어나고,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증오와 분노를 느낀 나머지 살해. 여기에는 작품마다 동기가 존재했고, 경찰이나 탐정이 짠!하고 나타나 사건을 개운하게! 해결해주는 패턴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무차별 살인법]에는 사건은 있지만,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에 갈등은 커녕 일면식도 없는 경우가 등장한다. 언제, 어디에서,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은 피의자의 심리를 전혀 알 수 없다는 답답함으로 이어지고, 결국 그 답답함은 피의자의 성장배경이나 학대당한 과거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누군가가 저지른 범죄를 처벌할 때 피의자의 어두운 과거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왔다. 아무리 가혹한 과거를 걸어온 사람이더라도 누구나 다, 죄를 짓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윈즈도 변호를 맡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천원칭과 접견하고 그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이런 사건에 결코 사회의 책임이 없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작가의 생각은 위윈즈의 비서인 야란을 통해 뚜렷이 드러난다.

개인과 가정에 문제 생기는 걸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죠. 하지만 그가 가정에서 사회로 나와 우리와 함께하게 되었을 때, 사회와 행정기관은 그의 존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어요. 만약 원칭이 평생 감옥에서 지내게 된다면 치료와 교정 시간이 늘어나게 돼요. 그때 드는 인력과 자원은 정부,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그를 보호하지 못해서 생긴 빚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유년기와 사춘기 시절의 그를요. 이제 우리가 그에게 갚아 줘야 해요. 따라서 저는 세금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회 발전을 원한다면 그에게 드는 교정 비용과 의료 비용은 우리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해요.

p252

상당히 복잡한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누구나 야란처럼 생각할 수 없다. 특히 내가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라면 더욱. 피해자나 유족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을 지닌 채 우리와 함께 지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당장 지금도 집에 성범죄자 관련 정보가 우편으로 배달되어 오면 유심히 보게 되고, 어디선가 그를 본 적은 없는지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하고,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어쩌면 결코 벌어지지 않을 일에 대해 두려움을 먼저 느낀다. 작가는 발전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개인의 두려움과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지만 과연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한 숙제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작가각 던지는 메시지는 뚜렷하지만 조금 산만한 구석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딱 야란의 의견이 나오는 부분에서 어떻게든 깔끔하게 마무리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 작가 스스로는 반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반전이라는 것이 오히려 작가가 사회에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흐릿하게 만들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타이완 문단이 주목한, 미스터리의 신성 저우둥. 그는 [무차별 살인법]으로 제14회 타이완추리작가협회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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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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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에 등장해서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어요~인생의 역작!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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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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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머니를 총으로 살해하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자살했다 믿어 스스로를 정신병원에 가둬놓은 레이첼. 세상에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신만은 진실을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같은 병원에서 생활하는 스코티의 동생이자 특종을 노리는 기자인 트레버로부터 '절대 자신이 어머니를 살해할 수 없는 정황'에 대해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왜 15년 동안이나 괴로워해야 했던 것인가. 언니인 다이애나와 이모인 샬럿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사랑해 마지 않았던 집으로 향한다. 미시간주 어퍼 반도의 숲속, 생물학자인 부모님이 연구의 근간으로 삼았던, 소중하지만 가슴 아픈 추억이 서린 곳으로.

 

현재의 레이첼의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어머니인 제니의 '그때'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자신의 집 수영장에서 옆집 아이가 물에 빠져 사망한 그 날, 딸 다이애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어디에 있었을까. 딸에 대한 의심을 풀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장소를 떠나 남편 피터의 조부모님이 지은 별장으로 주거지를 옮긴 제니. 자신과 남편은 연구를 계속하고 다이애나를 자유롭게 성장하게 하면, 성마르고 자주 분노하는 아이의 성격이 개선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아이의 이상행동은 제니를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생을 베개로 눌러 거의 질식에 이르게 해 결국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은 다이애나. 죄책감은 물론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 불사하는 다이애나도, 부모님이 아기를 돌보는 모습을 보며 공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지만, 급기야 작은 동물들을 데려다 해부하기에 이른다. 피터는 어차피 말릴 수 없는 일이라면 본격적으로 박제를 가르쳐보자고 제안하고, 제니는 어쩔 수 없다는 마음에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자꾸만 자신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장면이 보이는 환상. 그것은 정말 실제였을까, 아니면 왜곡된 기억이었을까. 그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이 가족을 망가뜨렸다는 죄책감으로 살아왔을 레이첼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팠는데, 그런 아픔은 잠시, 제니의 기록은 공포로 다가온다. 부모라면 누구나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내 아이가 사이코패스라니, 공감 능력이 없다니,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심지어 동생마저 죽이려 하는 언니라니!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 몸이 떨렸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 하루하루를, 그 순간순간을. 다이애나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반전이 큰일했다. 제니의 마지막 기록에서는 그만 울컥했는데, 이 책을 읽는 어머니라면 누구나 다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야생의 숲 속을 배경으로 한 묘사가 섬세하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 부디 이런 일은 소설 속에서만, 영화 안에서만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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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2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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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작품이 나를 어디로 인도하는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이해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사라진 과학자를 찾기 위해 오동통한 손녀와 함께 길을 나선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나. 야미쿠로의 위협과 거머리떼의 출현과 금방이라도 차오를 듯한 물을 피해 간신히 도착한 그 곳에 과학자가 숨어 있었다. 그로부터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듣게 되는 나. 사실 이 부분이 너무 복잡하여 머리를 쥐어뜯고, 여러 번 읽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나의 뇌 속 무언가를 건드려 지금의 자신은 사라지고 무의식에 존재하는 '나'로 살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즉, 현재의 자신은 죽는 것과 마찬가지. 지금 세상에서 맛보고 있는 소소한 행복-책, 음악, 맥주-등등은 이제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는 이야기. 나라면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광분해 날뛰고 어마무시 화를 냈을텐데, 이 '나'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자신의 사멸을 받아들이고 마지막 날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한편 <세계의 끝>의 '나'는 점점 힘이 약해져가는 그림자와 함께 마을에서 빠져나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서도 도서관 사서인 여자를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다고도 생각한다. 진정한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는 마을을 탈출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그림자와, 잠시 방황했지만 그림자를 도와 탈출을 감행하는 '나'. 그리고 '나'의 마지막 선택.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나'의 일상이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하고 스펙터클한 것과는 달리, <세계의 끝>의 '나'의 생활은 비교적 단조롭고 고요하게 그려져 있지만, 결국 그 둘은 하나다.

 

1권을 읽으면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세계의 끝>의 세상은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나'의 의식의 핵이었다. 하드보일드한 세계 속에서 살아온 자신의 기억을 잃고 마을에서의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나'. 과학자의 설명에 따르면 회로와 정크션 등 어마무시 어려운 용어가 등장하는데, 작가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을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론적으로는 현실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작가의 심심찮은 성적 표현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해도, 무척 재미있었다. 이 리뷰 안에서 어떻게 표현해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긁적긁적,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읽는 내내 맥주가 마시고 싶고, 책에 등장한 음악이 듣고 싶어지는 소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리꿍도서로 만난 이 작품. 그 동안 무라카미옹의 소설은 어쩐지 어려운 감이 있어 등한시 해왔는데, 이번을 계기로 다시 흥미가 생겼다. 그 유명하다던 [1Q84] 부터 한 번 읽어볼까나. 잘 안 읽는다면서도 책장에는 요상하게 이 작가님 책이 꽤 많다는 것이 신기방기. 일본문학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작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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