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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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무사책방>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하게 된 마지막 책은 홍일립 작가님의 [국가의 딜레마] 다. 그 누구도 '국가'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시대. 그런 '국가'란 대체 무엇인가, 국가라는 조직은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본 적 없는 '국가'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정말 우리는 국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를 둘러싼 국가의 실체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애써 모른 척 해온 것일까.

 

국가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국가는 과연 필요한가? 여러가지 질문을 앞에 두고 보니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지구상에는 분명 국가같지 않은 국가도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쿠데타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미얀마를 보라. 미얀마도 분명 국가이지만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그 누가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에 의하면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원칙을 명시하고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척도를 만족시키고 있는 나라는 200여 개의 국가 중 1/3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하지도 않는 국가. 작가는 우선 '국가의 기원'으로부터 국가의 실체를 파헤쳐보고자 한다. 원시국가에서부터 시작해 국가의 자연발생설, 자연상태를 곧 전쟁상태라 규정하고 이 전쟁상태를 종식할 유일한 해결책이 국가라 믿은 홉스의 이론과 루소가 제시하는 최초 국가의 단초, 오펜하이머의 늑대국가론, 다윈의 이론을 거쳐 국가주의, 반국가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 작가의 마지막 질문은 '국민은 국가의 주인인가?' 라는 것이었다.

 


 


책에서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찾기란 힘들다. '이것만이 옳다!'라고 간단히 말할 수 없을 뿐더러, 국가도 인간처럼 서서히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에 따라 그 개념과 국민이 바라는 국가상에 분명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국가의 유일하게 정당한 목적'에 관한 것이다.

 


국가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평등하게 보호하고,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 국가가 갖는 권위의 원천은 오로지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동의'에 있다. 따라서 국가권력은 자의적으로 행사될 수 없다.


p 365

 

어쩌면 결국, 국가를 결정짓는 것은 국민이 아닐까. 국민이 국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올바른 국가의 방향을 고민하고 행동할 때 그 국가의 색이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국가 뿐만 아니라 국민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이 국가에 있어 중요한 존재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국가의 진화는 상대적 선을 추구하는 과정이며, 조직체의 정당성을 조금씩 제고하는 과정이다'라는 마지막 말씀처럼 국가는 더디게 나아가고 있다. 작가가 던진 국가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어쩌면 끝내 발견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국가를 상대로 우리는 늘 궁금해해야 한다. 지금 이 국가는 정당한가. 읽는 동안에는 쉽게 읽었으나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어 쉽게만 느껴지는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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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주 더디에 깨어나는 과정을 거쳐온 만큼, 국가 또한 아주 더디게 진화해갈 것이다. 국가를 정당한 조직으로 만드는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를 도덕적 과제로 남겨져 있다.

p 368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여러 국가관을 살펴보며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나온 여정. 여전히 명확한 답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결국 국가를 결정짓는 것은 국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이 국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행동할 때 국가의 색도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

 

어렵지 않게 읽었으나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어 어렵게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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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p 187

 

[월든]의 소로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미국의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약한 반국가주의'를 주장했다니 신기하고 새롭다. 소로의 '시민 불복종'은 톨스토이에 의해 칭송되었고, 간디에게 영감을 주었다니 생각보다 소로는 위대한 인물이었나보다! 조만간 [월든]과 그의 저서를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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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은 "자기 마음의 평정이나 재산을 희생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쳐가며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자기 국민을 보호하자는 신조"인데, 그것은 오로지 다른 국민이나 다른 국가의 이익과 힘을 희생시킨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 164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톨스토이는 국가주의에 반대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렇다고 아나키즘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도 않았던 그가 주장한 것은 국가의 폭력성을 폭로하고, 폭력과 단절하는 일. 그 다음은 그리스도교의 정신으로 대항하는 일이었다.

 

그의 해결책은 지나치게 종교적이고 도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떠올려보면 그가 무엇을 중요시했는지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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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의 민족국가에서 국가란 모든 개별적인 힘들이 ‘하나의 전체’로 모이는 구심체, 곧 하나의 통일성이다. 그 국가는, 타민족을 철저히 배제한 채, ‘시원민족’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민족’으로 나아가는 국가였다.

p100

 

독일이 나폴레옹에게 패한 후 프랑스 치하에서 충격을 받은 피히테가 강조한 교육의 중요성. 그럴만도 하다가 끄덕거리다가, 타민족은 배제한다는 말에 오잉? 했다가 급기야 그가 주장한 종족 중심의 국가주의 불길이 히틀러에게 이르렀다는 말에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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