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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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이라 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개정판이라니 넘나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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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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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의 원칙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을 따른다는 원칙에 근거,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존재한다면

판사는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

 

한 커플이 모텔에 들어가고 잠시 후, 여자가 달려내려옵니다. 남자친구가 젤리를 먹다 목에 걸렸다며 도움을 요청, 남자는 병원으로 실려가지만 결국 보름 후 숨을 거두고 말아요. 평범한 커플의 안타까운 사고 정도로 잊혀질 수 있었던 일이, 여자가 남자친구의 이름으로 보험에 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여자가 수령한 돈은 무려 5억원. 유가족은 피해자인 남자와 여자의 사이가 평소 좋지 않았고,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했으며, 특히 남자는 치아가 좋지 않아 단 음식을 멀리했다며 그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가족을 끔찍히 사랑했던 그가 가족이 아닌 여자친구를 보험수령인으로 할 리가 없다면서요. 반면 여자는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든간에 자신은 남자친구를 사랑했으며, 그에게 가족력이 있어 건강이 걱정되는 마음에 보험을 들어놓았던 것이라고 고집하죠. 누가 봐도 여자의 범행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가운데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고, 판사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고심하게 됩니다.

 

제가 접하는 도진기 작가의 첫 작품입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관이 되었고, 2010년 단편소설 <선택>으로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고 해요. 주중에는 판사로, 주말에는 작품을 집필하던 그는 [붉은 집 살인사건],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정신자살], [악마의 증명] 등의 작품을 발표했고, 2017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자랑하는 작가님입니다. 읽어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국내 추리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 저도 이름 정도는 들어본 그의 작품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네요. 다른 작품들의 성향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합리적 의심]은 도진기 작가의 첫 본격 법정물이라고 하니 기대가 컸습니다. 법정에서의 날선 공방, 그 팽팽한 긴장감과 상대의 주장을 무너뜨리기 위한 설전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 지 궁금했는데요, 공기가 부풀어 터질 것 같은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변호사나 검사가 아닌 판사의 눈으로 바라본 사건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짐작해봅니다.

 

판사인 '나'는 그녀, 김유선의 유죄를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 분노마저 느끼고 있죠. 배석판사들과 그녀의 유죄를 확실히 하기 위해 회의를 열지만 그들은 '합리적 의심'이라는 명제를 들며 그녀의 유죄를 반대합니다. 특히 이제 2년 차인 민지욱은 부장판사인 나의 의견에 조금도 지지 않은 채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까지 합니다. 결국 그들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나는, 법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마는데요, 그 판결에 피고인인 김유선은 '수고하셨습니다!'를 크게 외치며 밝은 얼굴로 퇴정해요. 그 후 벌어진 또 한 건의 살인사건. 나와 김유선과 죽은 남자의 가족이 묘하게 얽히며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것은 변호사나 검사입니다. 그들이 자아내는 어떤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응원하는 편이 이기기라도 하면 '해냈다!'와 같은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하기 때문일 거에요. 그에 반해 판사들의 세계를 그린 작품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적었는데요, 작년 종영한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정말 재미있게 봐서인지 판사들의 세계가 무척 궁금했어요. [합리적 의심]은 드라마틱한 모습들보다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판사들이 보내는 일상,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건, 판결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조금 답답하다고 느껴질정도의 일상을 묵묵하게 걸어가는 그들 각자의 마음 속에도 타인에게 쉽게 내보일 수 없는 격랑의 물결이 존재했던 거겠죠. '인간'이기보다는 '판사'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선택, 그 선택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누군가의 또 다른 선택은 과연 옳았던 것인가,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특히 작가 자신이 판사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작품이 더 현실감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인 감정이 결여된 사람이 많다는 것, 억울한 죽음이 몇 번이나 발생한다는 것이 새삼 무척 가슴 아팠습니다.그런 그들을 사건의 한가운데서 바라보아야 하고,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일이 보통이 아니구나 실감했어요. 다음 법정물은 어떤 모습으로 발표될 지, 한 번 더 판사들의 세계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다만, 작품 속 '나'가 죽은 아내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젊은 직원을 바라보는 개인적인 시선들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꼭 필요한 장면이었나 싶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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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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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입니다. 오늘은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이 바람과 이 연약한 눈발이 지나가면 정말 봄이 오겠죠. 꽃샘추위가 찾아오긴 전 살랑살랑 불었던 따뜻한 바람은 (비록 지금까지 보낸 3월의 대부분이 미세먼지에 잠식당한 날들이기는 했어도) 마음까지 말랑말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마 작년 이맘 때의 저는 첫째 곰돌군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이를 낳은 후 처음 얻은 '평일의 혼자'라는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둘째 곰돌군이 저를 쳐다보며 버둥거리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침을 줄줄 흘리는 터라 손수건으로 침닦아주기에 여념이 없지만요. 그럼에도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답니다. 그 말랑말랑해진 마음 속으로 어느 새 여덟 번째 콩고양이가 쑥 들어오네요. 냐옹!

 

우리집 콩고양이들

 

콩고양이를 안고 있을 때면, 현실이 어느 계절이든 마음은 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팥알과 콩알, 비만이 되어버린 시바견 두식이를 바라볼 때 웃음짓지 않는 사람은 드물 거에요. 지금은 ' 반려동물의 뒤치닥거리까지 할 수 없다!'며 강아지든 고양이든 키우자는 남편의 회유를 단호히 거절하고 있지만, 역시 콩알이와 팥알이, 두식이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가벼이 할 수는 없죠. 아직은 능력 밖이라며 흔들리는 마음을 억누르고 책으로나마 만족해보기로 합니다. 아, 이 사랑스러운 생명들!

 

자꾸 털이 빠지는 두식이의 털을 빗겨주는 찰나, TV에서 들리는 목소리. 요즘 빠진 고양이털을 모아 만든 모자가 인기라는 말에 두식이의 털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내복씨와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낮잠에 빠져든 아이들, 간식시간에 너구리들이 들이닥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장 큰 사건은 역시 그레이님의 본래 주인이 나타난 일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그레이님은 지금까지 두식이만 보면 발톱으로 얼굴을 할퀴거나 괴롭혀 왔었는데 8권에서는 주인이 나타남과 동시에 왜 그렇게까지 강아지들을 싫어했는 지에 대한 이유가 드러납니다. 그레이님이 떠나고 외로워하는 아이들. 하지만 그 외로움이 길어지기 전에 가슴 덜컹한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바로 내복씨가 쓰러지고 만 것입니다. 내복씨의 빈 자리를 보며 그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제 마음이 다 뭉클했어요. 그리고 비만해지고 만 두식이의 힘들고도 힘든 간식 줄이기가 시작됩니다.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생명체들과의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 누구나 다 바라는 모습 아닐까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그들의 평온하고 재미있는 모습에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 거에요. 8권에서는 갑자기 내복씨가 쓰러져서 덜컹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콩고양이니까요. 그리 슬픈 결말은 보여주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한 권씩 읽자니 감질나요. 때로는 두 권, 때로는 세 권이 같이 출간되면 좋겠습니다. 배 깔고 엎드려 콩알이와 팥알이, 두식이를 읽는 즐거움,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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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스티커 : 정글편 사파리 스티커
맨디 아처 지음, 마리아나 루이즈 존슨 그림, 김수민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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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첫 스티커북은 <뽀롱뽀롱 뽀로로 가방스티커 놀이북>이었다. 한창 뽀로로에 빠져있을 때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가 발견한 뽀로로 스티커에 한참 정신이 팔린 것을 보고 -그래! 이거야!-라며 시리즈를 구매했다. 하지만 스티커들은 얼마 못 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텔레비전 화면에, 거실 바닥에, 식탁 옆면에 자주 붙어 있었고, 당연하게도 어느새 그 자취를 감추고 만다. 지금은 가방 모양의 틀만 남아있는 상태. 더 이상 스티커북은 사주지 않으리라 다짐해보지만 어째서인지 아이는 스티커가 신기하고 재미있나보다. 한때는 가방에 얇은 스티커북을 한 권씩 넣어가지고 다녔는데 지금은 스티커북에는 약간 흥미를 잃었고, 대신 상처나면 붙이는 밴드를 스티커라 지칭하며 좋아한다. 살짝만 긁혀도 '엄마, 아야해. 여기 테-프 붙여야해'하며 어쩐지 신나하는데, 뚜렷한 용도 없이 폐기처분 되고 버려지는 밴드가 아까우면서도 '그래, 네가 즐거우면 됐다'하는 마음에 나는 오늘도 밴드를 두 어개 꺼내주었다.

 

그런 아이를 생각하며 고른 [사파리 스티커]. 그 중에서도 나에게 온 책은 정글편이다. 동물들에 관심이 많은 때. 한동안은 악어를 노래 불러서 내가 둘째 낳고 조리원에 있는 사이, 휴가를 낸 남편은 악어를 직접 보여주겠다며 아이와 함께 대전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정작 가서는 너무 겁을 먹어 내내 아빠에게 매달려있었다는 게 함정. 그래도 여전히 자연관찰 책을 보기도 하고,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좋아한다. [사파리 스티커 정글편]에는 300개가 넘는 스티커가 있다. <원숭이와 장난쳐요>, <강가에서 목욕 중>, <살금살금 기어가는 벌레들>, <한밤중인 정글>, <깃털 친구들>, <맹그로브 숲에서 일어나는 일>, <훨훨 날아가요>, <개굴개굴>, <덩굴 안에 누가 있어요>, <호랑이 줄무늬>, <즐거운 게임 시간>의 챕터에 맞추어 뒷부분에 각각의 스티커들이 구분되어 있어 소제목을 찾아 스티커를 떼어 붙이면 된다.

 

뽀로로 스티커북은 아이가 쉽게 떼내고 붙일 수 있도록 두께가 적당히 도톰했고,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할 수 있어 어린 아이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사파리 스티커 정글편]은 아직 우리 아이에게는 이른 듯, 스티커와 책장 모두 얇아서 아이가 벌써 책을 찢어버렸다. 스티커도 한 번 붙이면 떼어내기가 어려웠고, 그저 여기저기 붙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스토리라인을 살려 붙이도록 주문(?)하기에는 아직 힘들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티커북이 꽤 마음에 든 이유는, 각각의 챕터에 맞춰 짧게나마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인 정글>을 보면,

 

아프리카 정글은 밤이지만, 정글의 동물들은 깨어 있어요.

박쥐들은 하늘에서 빠르게 내려와

먹잇감인 곤충들을 찾고 있거나

나무에 매달려 있지요.

얼룩무늬 표범은 숲 속을 소리없이 걷고 있어요.

어둠 속에서 빛나는 크고 노란 눈은 누구의 눈일까요?

눈 스티커를 더 붙여주세요.

그런 다음 박쥐와 나방으로 하늘을 채워 주세요.

 

라고 짧게나마 이야기가 존재한다. 무턱대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번 챕터에서는 무엇을 소개하고 어떤 동물들이 등장하는 지 인지하게 해준다고 할까. 아이와 함께 스티커를 붙여보니 아직 체계적으로 작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잠들기 전 이야기책으로 활용하기에 좋았다. 당분간은 동화책처럼 읽어주다가 때가 되었다 싶을 때 다시 함께 스티커를 붙여보면 좋을 것 같다.

 

찾아보니 [사파리 스티커 공룡편]도 있던데, 이 책도 똑같이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면 한 번 이용해봐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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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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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고단샤 만화상을 수상하고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2009년에는 미야기현 예술선장을 수상한 만화. 바로 <보노보노>다. 현재까지도 작가는 <보노보노>를 활발히 연재 중이며 30년 넘게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는 이렇게 꾸준히 연재해 온 에피소드 중 가장 특별한 이야기만을 모은 베스트 컬렉션이다. 보노보노와 숲속 친구들이 모두 등장하는 선물 꾸러미같다고 할까. <보노보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나, 이름만 들어보고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엄선된 에피소드들. 특히 작가의 '여러분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아, 읽어서 참 좋았어'라고 느낄 수 있다면 더욱 기쁠 것 같습니다'라는 문구에서 특별한 애정이 엿보인다.

 

베스트 컬렉션답게 첫장에는 보노보노와 숲속 친구들이 소개되어 있다. 보노보노는 항상 태평하고 느긋한 해달. 언제나 공상을 하곤 해서 너부리에게 종종 핀잔을 듣기도 하고, 갑자기, 괜히 무서움을 느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보노보노의 절친이자 암컷으로 자주 오해받는 수컷(!) 포로리. 숲속 개구쟁이로 아빠와 자주 티격태격하고 말썽도 자주 일으키며 난폭하지만, 이따금 남을 잘 챙기는 성격 좋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는 너부리. 그리고 야옹이 형과 홰내기, 아로리, 보노보노 아빠와 포로리 아빠, 너부리 아빠와 똥사개 린, 그런 린의 아빠와 오소리가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생활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행복은 아주 작은 편이 좋아.

작은 행복에도 기쁘다면,

큰 행복에는 아주 많이 기쁠 테니까.

보노보노는 기본적으로 소심하고 겁이 많다. 엉뚱하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답답해서 가슴을 팡팡 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글자를 읽는 속도마저 느려진다. 글씨가 세로로 적혀 있어서 그런가, 글자들이 조금 붙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여 빨리 읽어보려고도 하지만 이상하게도 잘 되지 않는다. 평소 말이 느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내 말투가 여기서 한 템포 더 느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하다. 보노보노의 마법인가. 그런 보노보노지만 한 번씩 심오한 이야기를 무심하게, 그리고 다정하게 풀어놓는다. 가령 '혼자 있다는 건 이렇게 그냥 걷는 거야. 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 건 이렇게 풍경을 보는 게 아닐까?'라는 말들. 곳곳에 있는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대화를 통해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게 된다.

독자들이 보노보노에게 빠져드는 이유는 뭘까. 눈물도 많고 겁도 많은 보노보노지만 순수하다. 느릿느릿한 말투와 동글동글한 모습에서 안정감과 다정함을 느낀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고민조차 하지 않는 깨끗함과 그런 보노보노와 어울리는 친구들의 생활이 독자들에게 이상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바쁜 일상에 마음마저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면 <보노보노>를 읽어보자. 조금은 느리게 이 시간을 걸어가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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