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들
김중혁 지음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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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김중혁식 상상력과 끊임없이 밑줄 긋기 유혹을 해오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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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중혁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좀비들>이 드디어 나왔다!!

지지난주에 나온다고, 지지지난주에 정독도서관 작가와의 만남 때 말씀하셨기에,

지지난주에 내내 온라인 서점을 뒤지다가 지쳐 까먹었는데,

드디어 지난 주말에 나온 것이다! @.@

 

이 소설을 쓰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언제였던가.

심지어는 '(하루에) 일매'라는 호까지 얻으며 오래오래 품고 계셨던 이 책을 드디어, 세상에 내보내셨다!

이 얼마나 오랜 기다림 끝의 만남인가...ㅠ_ㅠ

 

어젯밤에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책 표지가, 안 다물어진다.-_-;;; 왜 이러지?

 

좀비들,에서도 어김없이 김중혁식 상상력이 폭발하며, 감탄에 감탄을 금치 못 하게 된다!!

거기에, 이미 엄청나게 그어진 밑줄들!!

아아,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다. ㅠ_ㅠ

 

지난 주말에 만난 김중혁 작가님께 "좀비들 잘 읽겠습니다~!" 인사드렸더니,

"좀비들 읽고 재미 없으면, 그냥 저를 잊으세요." 라고 말씀하셨는데,

오옷, '아마 나를 절대 잊지 못할 걸!' 하는 자신감에 하신 말씀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김중혁 작가를 어찌 잊으리!!


 

작가의 말!

김중혁 작가님의 이런 작가의 말, 작품노트,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네네, 작가의 말 전문입니다!!! ㅎㅎ)

'좀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면서 제목은 왜 '좀비들'이냐고 절친 김 모 작가님께서 투덜대시던데,

그러게, 제목은 어찌하여 '좀비들'로 지으셨을까? ㅎㅎ
 

 

사인본으로 왔다.

주말에 광화문 교보에서 뵙고 사인 받을 때(요건 <대책 없이 해피엔딩>에다가), 요상한 그림을 그려주시기에, 처음에는 '사고 현장'의 사람 그림인가? 했으나,

아아, 좀비군!!!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니.

표지의 시커먼 사람을 닮은 요 좀비 그림이 이번 사인 마크인가 보다! ^^* 센스쟁이 쭝혀기 작가님!!

 

 

오늘밤도, 계속 좀비들과의 데이트를 즐겨야지!

좀비들, 읽고 잔다고 꿈에 좀비가 나오진 않더라.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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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를 페시미스트로 만든 사람은 윌리엄 포크너다. 하지만 동시에 내게 끝까지 희망을 놓지 못하게 만든 사람도 윌리엄 포크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끝까지 노력해 보고 싶다. 이게 말이 되나? 아무튼 나는 이게 독서의 본질이자, 인생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

 

 "최선을 다해 봤자,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애당초 나는 뭔가 돌아오는 게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을 읽은 건 아니지. 그럼 왜 읽었냐고? 거기 한 작가가 진심을 다해서 쓴 문장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진심을 다해 읽었으니까."

 

  진심을 다해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말했다시피 그건 꼭 인생담을 듣는 느낌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도 각자의 삶에 대해서 말한다. 인생은 때로 몇 권의 감명 깊은 책으로 요약되기도 한다. 그게 한 세 권 정도라면 그럭저럭, 다섯 권이라면 보통, 열 권이면 아주 좋다. 뭘 돌려받든 돌려받지 못하든, 진심을 다해 읽은 열 권. 거기에 우리가 이해한 이 세계의 모습이 다 들어 있다.

 

_ 김연수 추천사, 『100인의 책마을』 
 


김보일, 롤러코스터 외 <100인의 책마을>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책 읽고, 온라인에 리뷰 올리는 활동 등을 좀 하는 이들이라면, 친숙하게 들어봤을 이름과 닉네임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 더욱 반가운 책!
김보일, 김이준수, 롤러코스터, 은이후니, stella09, 뚜루, 파란흙, 태극취호, 껌정드레스 등등의 눈에 익은 이름들을 보노라면,
마치 내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라도 되는 듯, 괜히 더 정이 가고 사랑스럽다.
그들이 들려주는 그들 인생의 책이야기와 주제별로 엮은 '책수다', 맨 뒤에 실린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글까지,
단순한 글을 읽는 기쁨에 더해 내가 찾는 책들을 맞춤별로 만나볼 수 있다는 기쁨까지.

 
그리고, 이 책에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추.천.사.가 실려 있다.

에또, 그리고, 내가 쓴 독후감 중 일부가 '책수다'에 실려 있는 자그마한 기쁨도. 닉네임은, 블로그 닉네임과 달라, 아무도 알아보지 못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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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게로 오다
김경미 지음, 고명근 구본창 외 사진 / 눈빛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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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김경미 시인의 글이 실려 있는, 바다 사진 에세이!

 

얼마 전, 김경미 시인의 글이 무척 고프던 날, 바다가 몹시도 그립던 날,

내 두 가지 그리움 모두를 달래줄 수 있는 이 책을 꺼내들었어요.

밤에, 더위 때문에 활짝 열어놓은 창밖으로 들려오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는 마치 멀리서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소리 같았고,

내게는 언제라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바닷가 풍경이 있었으므로, 자동차 소리를 파도소리 삼아 내 방을 바닷가 민박집 삼아,

눈앞에 환하게 바다를 그리며, 이 책을 만났어요.

그리고, 정말,

바다가 내게로 왔지요.

 

바다가 그리운 건 여름만이 아닙니다. 계절에 상관없습니다. 봄에도 겨울에도, 일상이 십 원짜리 동전처럼 구차하고 초라할 때, 사랑이 단지 상처이거나 모욕일 때, 마음만큼 잘 안 되는 일과 칫솔컵만한 인간관계가 절망스럽고 쓸쓸할 때, 그럴 때면 언제나 문득 바다가 그리워지곤 합니다. 보들레르가 "자유인이여, 언제나 너는 바다를 사랑하리"라고 노래했다면, 우리는 "일상인이여, 나는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하리"인 것입니다. ('서문' 중에서)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하는 일상인, 그런 내게 김경미 시인이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 일상 이야기, 상처 이야기...

거기에 더해, 내 마음속 바다 풍경과는 또다른 이미지와 느낌의 여러 바다 사진들.

 

사실, 사진들은, 바다 그대로의 바다를 보여준다기보다, 작가들의 예술성과 독창성이 많이 가미된 예술작품에 가까웠으므로,

그저 소소한 일상의 풍경 같은 바다를 그리워하는 내게는 사진이 주는 감흥은 그리 크지 않았어요.

내 마음을 그 바다 한가운데로 끌어들인 것은 바로, 김경미 시인의 글들.

시인의 시를 읽을 때 느꼈던 것처럼,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싶은 그런 글귀들로 인해 그 깊은 밤, 내 마음속에는 끊임없이 새하얀 파도가 밀려와 부서졌지요.

 

'칫솔컵만한 인간관계가 절망스럽'다고 말하는 시인, '누군가가 좋아한다고 해도 자신 없어서 도망가려는 성격'의 시인, '아직 어떤 남자의 뺨도 때려본 적이 없'어 '마치 청춘이라는 유효기간 내에 못 쓰고 만' 어떤 것처럼 여겨져 아쉬워하는 시인, '누군가가 문득 바닷속으로 해가 완전히 가라앉는 그 시점에 환호와 함께 두 사람씩 옆사람을 껴안자고' 제안했지만 '아마 내가 멋쩍어서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며 '껴안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신경쓰고 있'느라 노을 감상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인……

아마 남들은 무심코 읽어 넘길지도 모를 이런 문장들에 저는 슬몃 심장을 쥐어보기도 합니다.

시인께는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기어이 책 한 귀퉁이에 이런 문장을 적어넣기도 했어요. '시인은, 나와 무척 닮았다…'라고요.

김경미 시인의 시를, 글을 읽을 때면 저는 유난히, 내 모습이, 내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 같은 문장들을 많이 발견하곤 해요.

『고통을 달래는 순서』에서 저는 이 시를 무척 좋아하기도 합니다.

너무 허름한 기분일 때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가 / 미안하다 오후 여섯시여, 오늘 나는 참석지 못한다 ('불참' 전문)

두 줄짜리 이 짧은 시가, 어째서 제 마음을 그렇게 깊이 울렸는지는, 바로 밑 여백에 적힌 제 메모에 담겨 있지요.

시인과 나 사이에 비슷한 어떤 일들이 있었을 것만 같은, 비슷한 농도의 눈물을 흘렸을 것만 같은, 비슷한 형태의 아픔을 느꼈을 것만 같은, 그런 글들.

그런 글들을 시집에서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김경미 시인의 글들이, 김경미 시인이, 제게 무척이나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 같아요.

김영랑 시인의 시 제목처럼, 내게는 그야말로 '내 마음 아실 이'인 것이죠.

 

시인과 내가 손끝과 손끝이 통하는 존재일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글 말고도,

이 책에는 나 자신에 관해, 우리의 삶에 관해, 기억할 만한 아름다운 글귀들이 가득 실려 있답니다.

 

인생에서 정말 견디기 힘든 것은 계속되는 나쁜 날씨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좋은 날씨나 축제라고도 합니다. (……) 불행과 절망은 지하도 같아서 내려가면 반드시 햇빛 환하게 터진 밖으로 올라오게 되어 있기도 합니다. 내가 쓰러지면 박수를 칠 것 같은 진흙 같은 사람이나 세상이 정말로 내가 쓰러졌을 때 실은 제일 먼저 손 내밀어 붙들어 줄 때도 있습니다. (41)

 

삶에는 크기도 규모도 아무 의미가 없다, 저마다 자기 그릇 속에서 그 그릇을 살면 된다. 누구나 다 자기로서 소중하고 깊고 넓은 것. (76)

 

"땅은 이름없는 풀을 내지 않고, 하늘은 녹없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 하지 않는가. 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존재 의의와 가치가 있는 것. 설사 빈둥대면서 밥값도 제대로 못하고 산다 해도, 어쨌든 살아 주는 것만으로도 삶이, 세상이 뭔가 내 덕을 보는 게 있는 거다. 그럴 거다."

 

바다, 엎질러진 후회의 물바다에 살면서 다시 또 번번히 컵에 물 담아 보는 것, 그것이 삶, 아니겠는지요. (85)

 

외로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사람들 속에 섞이려고 애썼던 마음. 그러면서 받았던 상처. 혹은 모욕. 혹은 암담함이거나 막다른 벽 같은 것….

그래서 서로 누추해지고 비굴해지던 시간들. 그런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무엇이든 문질러 흐려 버리고 섞어 버린 마음과 시간들…. (103)

 

두세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아 볼 수 없는, 살아 있는 한은 평생 지녀야 하는 '나'라는 이 끈질긴 부착의 살갗과 그 살갗 안의 보이지 않는 희망이나 절망 같은 내면의 무수한 크고 작은 섬들…. 어쨌든 그것들과 끝없이 화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긴 해야 할 텐데…. (151)

 

그렇게 김경미 시인의 글들은 다시 한번 제 마음을 샅샅이 훑어 어루만져주고, 달래주고, 행여 아픈 곳이 있으면 빨간약도 발라주고,

정말 품 넓은 바다처럼 나의 밤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답니다.

문득문득 허름한 마음이 들 때마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나는, 앞으로 바다와 함께 이 책도, 그리고 시인도 계속 그리워하게 될 거예요.

고백하자면, 요즘 얼마 동안, 나는 시인의 시들만 반복해 읽고 있어요.

고통을 달래는 순서란 없다 견딘다. (『고통을 달래는 순서』)

그 견딤의 시간을 함께 해주는 내 마음의 든든한 상비약, 있으니 아무리 고통에 잠을 설치는 밤이 있더라도, 나는 행복한 거죠?

아아, '내 마음을 아실 이' 김경미 시인의 글들을 만난 건, 정말 내 인생에 있어 크나큰 행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마음과 마음은 통하는 거니까, 시인께도 아마 내 목소리가 들릴 거예요. 정말 진심을 담아, 전하고 싶은 한 마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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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정치학 현대시세계 시인선 20
신혜정 지음 / 북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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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 이 시집은 내 '취향'이 아니구나 했다.

소설은 취향에 맞지 않아도 설렁설렁 읽어낼 수 있지만, 시집은 취향에 맞지 않으면 도통 읽기가 힘들므로 읽다 덮기를 여러 번.

이건 시집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내 취향의 문제인 것이다.

내 취향,이라는 건 일상의 행복과 그리움과 덤덤함 등이 꼭 내 마음 그대로 옮겨진 듯 쓰여 있는 시들이다.

 

 

이 시집에는 개인의 감성보다는 이 시대와 사회가 녹아 있는 시들이 많이 실려있는 듯 했다.

 

현대는 엑기스의 시대다 / 정보의 집합체에 접근하기 / 혹은 접근 금지의 아고라에 모여들기 / 농축이 아닌 것들은 천대 받는 시대 // (...) // 라면은 현대 식문화의 집대성으로 / 영양학자와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들이 만들어내는 / 정치적인 이슈는 스프 속에 감춰진 비밀 레시피 / 소고기맛 베이스 / 지미강화육수분말 / 육개장양념분말 / 햄맛분말 / 향미증진제 / 돈골엑기스…… / 엄청난 살육의 엑기스를 분말로 만들어내는 / 물리학의 기적 ('라면의 정치학' 부분)

 

대한민국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 미8군에 들어가 본 자와 / 그렇지 못한 자 // 전쟁과 살상의 기술을 / 배우고 가르치고 전수하는 그곳에만 / 오직 평화가 있다 ('평화의 눈 2' 부분)

 

인권과 인권 / 투쟁과 투쟁 / 천국과 천국 / ……사이를 비집고 / 런치 타임, // 식판에 남겨진 밥을 그가 / 먹는다 // 비둘기와 함께 // 침묵하는 오후의 평화 ('런치타임' 부분)

 

그래서 이 시집에서 만난 이런 시구들에 시를 향한 경이는 느꼈을지 몰라도,

내 마음을 살콤살콤 만져주는 손길을 느끼지는 못해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비록 내 '취향'이 아니라고 하긴 했으나, 덕분에 내가 평소에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해,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게 지내고 있나를 떠올리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하고 성찰해봐야 하건만, 나는 도무지...

그래서 나는 이번에는 취향 운운하지 않고 이 시집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처음 읽을 때 내 공감을 얻지 못하고 머리 아프게만 한 그 시들 위주로.

특히 표제시인 '라면의 정치학'은, 인스턴트 식품의 대표주자인 라면으로 풀어낸 현대 문명에 대한 고찰이 멋지다.

깊이 읽고 헤아려봐야 할 시.

 

 

그 중에 만난 이런 시들.

금세 마음 말캉해지며 시 속에 내 마음 녹아드는 시들, 역시 있었다.

 

햇살이 강물에 / 은어떼처럼 반짝거릴 때 /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다가 // 어느새 나 강물처럼 / 출렁이고 있었던 것은 / 그대에게 떨어뜨린 / 인연의 비늘 때문 ('은어' 부분)

 

등 뒤에 커다란 말풍선을 감춘 그대여 / 한 번의 날카로운 상상만으로도 나는 그대의 / 말풍선을 톡, / 하고 터뜨릴 수 있다네 // 이미 그대는 그걸 / 기다리고 있지 // 두부처럼 으깨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나의 언어가 될 수 없는 그대에게' 전문)

 

팽팽하게 조인 라켓에서 / 커트가 풀어지듯 // 아침에 새로 한 머리끈이 툭, / 끊어지듯 // 단단히 동여맨 허리띠가 / 느슨해지듯 // 양말의 엄지발가락 귀퉁이가 닳듯 // 하루하루 머리카락이 빠지듯 // 상처 위로 상처가 쌓인 채 // 스르르르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것이었다' 전문)

 

 

여러 색깔의 느낌이 나는 시집이었다.

강하다가 여리다가, 이성적이다가 감성적이다가...

 

 

엉뚱하게도,

제목 때문인지, 라면 한 그릇 끓여 먹고 싶어지는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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