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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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드 보일드 hard-boiled>

하라 료를 일본의 레이먼드 챈들러라고 한다는군요. ​ 그리고 레이먼드 챈들러는 하드보일드 문학의 선구자 같은 사람이구요. 제가 좋아하는 이정명 작가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수많은 현존 작가들이 동경했다는 레이먼드 챈들러. 하지만 저는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해보진 못했습니다. '고전'을 좀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서이기도 했고, '하드'라는 단어 때문에 지레 겁부터 먹어서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하드 보일드'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도 몰랐으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인 소녀'를 읽기 전에 워밍업 차원에서 도대체 이 '하드 보일드'라는 것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제서야 궁금해져 검색을 해보았더니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Conan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두산 백과사전에서 발췌)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그래서 저는 이 설명을 제 나름대로 이해해 보려고 제가 최근에 읽은 작품들에 적용해 이해해 보았는데요. 같은 요네스뵈 작품이지만 '아들'이라는 작품의 경우 서술이나 문장들이 한없이 섬세하고 감성적이라고 느꼈던 반면, '블러드 온 스노우'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차갑고 냉정하고 딱딱하다고 느꼈었는데, 바로 '블러드 온 스노우' 같은 작품이 '하드 보일드'라고 이해하면 되는 거 맞는거겠지요? (잘못 이해한 거면 어쩌지.... 소심 소심;;)

무튼, 저는 '아들' 쪽이 '블러드 온 스노우' 보다 훨씬 더 구미에 맞긴 했지만, '블러드 온 스노우'의 경우에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었기에 '하드'라는 단어에 지레 먹었던 겁을 조금 내려놓고 책을 펼쳤습니다.​

<내가 죽인 소녀 - 제목 속에 감추어진 반전>

사건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소녀의 유괴로 시작됩니다. 우리들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사와자키는 유괴된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의뢰인의 저택에 방문하는데 이는 유괴범의 농간으로, 그는 도리어 유괴범과 한 패로 오인 받아 경찰에 체포됩니다. 그리고 유괴범은 사와자키를 돈 전달책으로 지정하고 우리들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사와자키는 결국 이 유괴 사건에 깊게 관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 아닌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속수무책 며칠간의 시간이 흘러버립니다. 이에 소녀의 외삼촌은 유괴범일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그의 자녀들을 조사해 달라고 사와자키에게 의뢰를 하지만.... 사와자키가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유괴된 그 소녀는 결국 주검으로 발견되고 맙니다. 이에 사와자키는 자신의 실수 때문에 소녀가 죽은 거라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때문에 더욱 유괴범을 찾는데 주력하게 되고 여러 의심스러운 등장 인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요.

그렇게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진범...은 적잖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작품에 '반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책을 읽을 때면 그 '반전'이 무엇인지 엄청 집착하면서 책을 읽어나기에 어느 정도 반전의 윤곽을 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추리 소설들은 분명 책을 읽어 나가는 중에 마주치게 되는 그 누군가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그들 중 가장 의외성이 짙고, 진범이었을 경우 독자에게 가장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보면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이니까요. 이 작품의 경우도 이런 논리로 생각을 해 보니 짐작이 가는 인물이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그 인물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제목을 곱씹어 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내가 죽인 소녀'라는 어쩌면 직설적인 제목에서의 '나'는 물론 사와자키일 수도 있지만(앞서도 말했듯이 사와자키는 자기의 실수 덕에 소녀가 죽은게 아닌가 계속 갈등하거든요.)... 바로 그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재밌는건 이 소설에선 그 반전이 결말에서 2차례 연달아 찾아 옵니다. 제가 짐작했던 진범에 대한 반전은 1차에서 그쳤는데(물론 짐작했던 인물이 범인이어서 충격을 받지 않은 건 아닙니다. 짐작했음에도 꽤 충격적이었어요.) 연달아 2차 반전이 등장을 하더군요. 그리고 그 2차 반전은 정말 너무나 의외였던데다 도저히 이해 불가라 그 충격이 정말이지 컸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여전히 소름돋아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에둘러 말하기가 참 힘들군요^^;;)

이 작품은 일본에서 출간된 지 근 30년이 다 되어가는 걸로 아는데, 현대 작품에 견주어도 내용면으로나 문장면으로나 참 근사하고 재밌고 멋진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나오키상 수상작은 다르군요.

<탐정 사와자키>

역시 주인공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겠습니다. 제가 사전까지 찾아가며 이해했던 '하드 보일드'라는 개념은 역시 작품 속 주인공인 '사와자키'를 통해 구현되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하드 보일드'한 사와자키가 저는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와자키 탐정에 대한 저의 첫인상은 '옆집 아재'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조금 무섭기도 하면서, 왠지 친근하기도 하고, 동네 일에 완전 무관심한 것 같기도 하지만, 동네에 큰 일이라도 생길라치면 또 적극 나서기도 하는, 그런 모순된 매력을 발산하는 이웃 '아재'들 말입니다. 그런 아재들은 흔히 늘 담배를 꼬나 물고 다니며, 오토바이나 낡은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데 사와자키가 딱 그렇거든요. 낡디 낡은 블루버드를 몰고 다니며, 신문에서 바둑 기보를 살펴 본다거나, 특정 기업을 비꼰다거나, 경찰에게 꽤나 까칠하다거나 하는 점들도 그렇고요. 그러면서 청년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은근 잔소리도 심합니다. 하지만 그런 잔소리는 당연 그들에 대한 걱정과 애정에서 나온 것들이지요. 이런 품이 정말 딱 이웃집 아재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런 사와자키의 언행을 보고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박장대소의 큰 웃음 말고 '피식'이나 '풉' 같은 웃음이 말이죠.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 상황들에서 문득 문득 던지는 '아재 개그' 비슷한 촌철살인 때문에 자꾸 그런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왠지 자꾸만 친근하게 느껴지더군요. 아아, 이 탐정 왠지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 바로 '하드 보일드'라면 '하드 보일드'라는 장르도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제 어서 사와자키의 다른 이야기들과 또 사와자키의 롤모델이라는 레이먼드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도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작가 하라 료>

이 책이 이색적인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가 죽인 소녀'라는 장편이 끝나고, 작가의 후기를 읽고 나면, 뒤에 독특한 단편이 하나 실려 있습니다. 사와자키가 어떤 재즈피아니스트를 조사한다는 내용인데, 작가 소개부터 읽고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그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 금방 눈치를 챌 수 있지요. 그 피아니스트는 바로 이 작품의 작가 '하라 료'였던 겁니다. 작가는 재즈피아니스트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이 단편이 정말 재미있는 건, 바로 작품의 결말입니다. 무명 피아니스트 '하라 료'는 자신이 '사와자키'라는 탐정에게 조사를 당한(?) 것을 알고 사와자키를 찾아와 복수(?)해 주리라 단언하고 떠나는데 2년 반 뒤에 사와자키에겐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가 도착을 했다는군요. '내가 죽인 소녀'라는 본편 장편도 정말 재밌었지만, 저는 바로 이 단편에 반해버렸습니다. 실상 말이 단편이지 이건 작가가 너무나 재치있게 쓴 자신의 소개이자 또한 첫 소설인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에 대한 소개였으니까요. 그것도 사와자키는 하라료를, 하라료는 사와자키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말이지요. 때문에 굉장히 흐뭇한 얼굴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데뷔한 지 꽤 오래 된 작가임에도 굉장히 더디게 작품을 발표하는 덕에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는 고작 4편만이 국내에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어서 첫 작품인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부터 정주행을 해야겠습니다. 이제서야 알게 된 작가인지라 조금 억울(?)하지만, 덕분에 아직 앞으로 읽을 작품이 남아있단 것에 설레는군요.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혹시 피아니스트 하라 료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을까...하고 검색을 해보았는데... 제가 일본어는 까막눈이라 찾을 길이 없더군요. 정식 앨범이 일본에서는 나온 것도 같던데...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그의 피아노 연주는 기법이 굉장히 독특하다던데... 정말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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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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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과 사이코패스>

7년의 밤에서의 오영제, 28에서의 박동해.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라는 것입니다. 두 작품을 읽으면서 두 인물들 때문에 책에 대고 욕지거리를 뱉었을 정도로 그들은 절대 악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정유정 작가는 '악인'을 묘사할 때 그 필력이 폭발한다는 것을요. 게다가 28 출간 당시엔 작가 스스로 6명의 주인공 중 '박동해'를 가장 아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때문에 작년부터 들려오던 신작 소식에, 그것도 상위 1%의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집필중이라는 소식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악인'을 묘사할 때 특히 폭발하는 문장력으로 오영제나 박동해를 훨씬 능가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쓸 거라니. 팬으로서 어찌 흥분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출간이 임박했을 땐 너무 기대하고 있는 제 자신이 걱정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기대했다가는 분명 실망하고 말텐데...하고 말이죠.

 

<시작과 끝>

이 작품은 참 묘한 작품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사건의 진상이 눈에 훤히 보이거든요. 심지어 결말까지도. 시작하자마자 끝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작품. 하지만 신기하게도 뻔함이나 식상함을 느끼진 않습니다. 자신의 방에서 피범벅이 되어 깨어난 유진, 아래층에서 피가 낭자한 채 발견된 어머니의 시신, 간밤에 집에 돌아오지 않은 해진, 어머니의 짜증나는 여동생 이모. 주요 인물이라고는 이렇게 고작 네 사람. 하지만 어머니나 해진이나 이모는 그저 유진의 주변 인물일 뿐, 이 작품은 팔할이 유진의 의식의 흐름대로 전개됩니다. 훤히 보이는 전개와 단순한 인물 구도, 거기에 서술은 주로 주인공의 심리 묘사. 이런 점들은 자칫 소설의 전개를 지루하게 만들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쫀쫀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스릴러에 등장하는 흔한 결말에서의 반전조차 없는데도 그렇습니다.

 

<나(독자)와 한유진>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일컬어 우리는 흔히 흡입력이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맛. 그 흡입력으로 따지자면 이 작품은 단연 최고일 겁니다. 책장을 펼쳐 한 페이지 가량을 읽다 보면 이미 책 속으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저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저는 한유진이 됩니다. 그와 함께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지요. 때문에 해진에게, 이모에게, 경찰에게 그의 살인 행각이 들통이 날까 긴장되고 안달이 나기까지 합니다. 유진이 위기에라도 봉착할라치면 책에 대고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분명 한유진은 살인자인데, 그것도 최상급 사이코패스인데,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하는 범죄자인데 어째서 내가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지에 생각이 미치고선 스스로 화들짝 놀라고 맙니다. 때문에 저는 이 작품을 꽤나 여러차레 끊어 읽어야 했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가지 내달리다가는 내가 진짜 한유진이 될 것 같아서. 그럼에도 이 작품을 읽는 이틀 동안 꿈에서마저 유진과 함께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이 엄청난 흡입력, 그렇게 형성되는 주인공 유진과의 공감대. 하지만 그 주인공은 최악의 사이코패스라는 깨달음. 그렇다면 내게도 혹시 사이코패스적인 면모가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즉, 피식자로서 포식자에게 당할까봐 느끼는 두려움이 아닌, 나도 혹시 포식자가 아닐까 하는 데서 오는 공포가 더욱 컸던게지요.  이런 점들 때문에 저는 이 소설이 정말 무서운 소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소설과 현실>

요즘 연일 묻지마 살인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 흉악범들. 그리고 이런 묻지마 살인 사건의 빈도는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그 잔인성 또한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인간은 정말 '악'과 함께 진화했는지도 모릅니다. 과거엔 그저 살아남기 위해 행해졌던, 그래서 도덕적으로 판단하기에 애매했던 행위들이 이젠 이유도 없고, 당위성도 없는 순수한 악행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은 누구나 그 본성에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선이든, 악이든 어떻게 어느 정도로 발현되는지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또한 한유진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감춰져 있던 '악'이 어떻게 발현되는 지를, 그리고 유진이란 인물은 그 누구도 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이 작품을 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내밀한 곳에 숨어있는 이 '악'이란 것이 발현하지 못하도록 예방접종을 잘해두어야겠지요.

 

<나(팬)과 정유정>

수 년 전 저는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을 차례대로 읽고 정유정 작가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앞서서도 밝혔지만 그녀의 차기작을 애타게 기다렸고, 그 기대 또한 컸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던데, 종의 기원을 완독하고 난 후의 저의 솔직한 심정은 실망은 커녕 작가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만 더욱 커져버렸다는 겁니다. 수 년 전 인터뷰에서 1년에 1편씩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던 작가. 그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싶지만, 28이 출간되고 이번 종의 기원이 나오기까지 근 3년이 걸렸으니, 또 다시 시작될 그만큼의 기다림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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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살인 아르테 누아르
카밀라 그레베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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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왠지 한없이 낯설게 느껴지는 북유럽 소설, 특히 북유럽 스릴러들이 이제 곧잘 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노르웨이의 국민작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요네스뵈의 영향이겠지요. 저또한 요네스뵈의 영향으로 이제 북유럽 스릴러, 하면 낯섦보단 기대감이 먼저 생깁니다.

 

전세계 수많은 나라들 중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출간되었다는 카밀라 그레베의 약혼 살인. 차세데 요네스뵈라고 칭송 받는다는 스웨덴 작가라는군요. 책을 펼치고 나서 몇장 읽은 첫인상은 요네스뵈 소설에서 자주 느꼈던 차가움이었습니다. 북유럽의 지역적 특성상 눈과 추위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건 기본 옵션이더군요. 그리고 그 차가움은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느끼는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곤 합니다.

 

새해를 며칠 앞둔 어느날 목이 잘린 채 유명회사 CEO의 저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정체불명의 여성. 그리고 사라져버린 집주인. 이를 조사하기 위해 투입된 형사 예스페르, 행동심리학자 한네. 그리고 홀로 두달 전 시간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엠마. 이야기는 이렇게 세사람의 시점이 혼합되어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 세사람의 사적인 이야기가 많이 첨부되어있습니다. 어쩐지 조금은 넬레여사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저는 막장 요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굳이 이렇게 많은 부분 주인공들의 막장적 사생활을 넣었어야 했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릴러적인 재미를 놓쳤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너무나 닮은 10년 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 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는 두 사건의 교차점. 과연 내 짐작이 맞을까 하는 흥미로움과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계속 내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내달린 끝에 결말에서 맞이하게 되는 반전까지. 꽤 괜찮은 북유럽 스릴러 한편을 또 만나게 되어 기뻤습니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아르테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제 맘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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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여름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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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날고 기는 넬레 여사의 신간이라지만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제 주변분들에게서 여름을 삼킨 소녀가 별로라는 평을 많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타우누스 시리즈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독일식 지명과 인명이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기억 때문에 더욱 우려되었지요. 그런데 이 소설은 배경이 독일이 아닌 미국이더군요. 덕분에 가독성은 타우누스 시리지보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어느 한 집안의 존속 살인이 일어나면서입니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강력계 형사인 조던이 출동을 하지요. 때문에 분명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스릴러인가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이 소설은 전혀 범죄 소설이 아니더군요. 성장 소설 같기도 했고, 가문 소설 같기도 했고, 로드 무비 같기도 했습니다. 또 많은 면이 더글라스케네디의 '빅픽처'를 떠오르게도 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엔 두 주인공이 있습니다. 셰리든과 조던.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전 인생을 통해 매우 중요한 지점을 지납니다. 하지만 그 지점을 통과하고 난 후의 두 사람의 모습은 전혀 다르지요.

 

셰리든은 참 가여운 인물입니다. 이제 고작 20년 조금 넘게 산 인생에 웬 곡절이 그리도 많은지... 그리고 너무나 쉽게 사랑에 빠지며 그 사랑 때문에 계속 상처를 받는 그녀가 안타까웠습니다. 부디 그녀의 바람대로 이제는 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길 기원하지만 폴에게 아직 모든 걸 털어놓지 못한 그녀의 인생이 결코 평탄지 않으리라 예상돼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빅픽처를 읽을 때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올렸던 질문인데, 자기 자신을, 자기의 뿌리를 잊고 사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이에 반해 조던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입니다. 처음엔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인줄 알았는데, 셰리든처럼 이 작품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인물이더군요. 3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말이죠. 그래도 조던은 이제 그의 근원과 목적지를 전부 찾았으니 진정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마음의 짐은 여전하며, 셰리든과의 일을 해결해야하겠지만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막장적인 요소가 다분해 분명 제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막장이 욕하면서 보며 중독되잖아요. 또 앞서도 밝혔지만 배경이 미국이어서인지 엄청난 가독성을 자랑합니다. 때문에 분명 제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다음 작품도 나오리라 예상되는 이 시점에 셰리든의 다음 행보는 어찌될지 궁금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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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라이프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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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콜트레인의 명곡이야. Lush Life. 풍요로운 인생. 좋잖아? 난 지금 이 순간, 다른 장소에서 이 시간을 살고 있는 누구보다도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있어. 그렇게 장담할 수 있고말고. 상상해봐, 멍청한 실업자는 물론이고 잘 살고 있다고 착각에 빠져 있는 도둑이나 종교인을 통틀어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누구보다도 풍요롭게 살고 있어. 』

 

<인생은 릴레이.>

며칠전 서울에 잠시 나갔었는데 지하철 역에서 어떤 할머니께서 (아마 지방분이었지 싶습니다.) 길(?)을 물으시길래 가르쳐드렸습니다. 전 지하철에서 내리고 할머니는 막 타시려던 참이었어요. 그래서 역을 나와서도 할머니께서 잘 타셨는지 괜히 신경이 쓰이더군요. 그 할머니 목적지까지 잘 가셨겠죠? 그리고 그 할머니는 지금쯤 무얼 하고 계실까요? '러시라이프', 이 작품은 바로 이런 의문에서 파생된 상상으로 시작되고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은 다른 인물과 스치죠. 그리고 그 다른 인물은 또 자신의 이야기속에서 스쳤던 앞의 인물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지 상상해 봅니다. 이렇게 다섯개의 이야기, 다섯개의 시점이 릴레이처럼 진행됩니다. 마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지만, 내 주변 인물들의 인생 속에선 조연일 것이고, 또 길에서 그저 스치는 사람들의 인생에선 엑스트라인 우리 인생사처럼 말입니다.

 

『 p.15 세상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통해 어떻게든 잘 풀릴 거라고 믿는 구석이 있었다. 』

『 p.15 '연결'이라는 그림이 굉장히 좋았어. 그건 릴레이를 의미하는 거지? 분명 모두들 누군가에게 배턴을 넘겨주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거야. 오늘 나의 하루가 다른 사람의 다음 하루로 이어지는 거지. 』

 

<신의 레시피.>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습니다. 또 그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 또한 또다른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이웃이 있을 테고요. 이처럼 나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기에 한 사람의 인생은 다른 사람의 인생에 크게 작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어디에서 누굴 만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수가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흔히 '운명'이란 단어를 쓰곤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선 '운명'이란 거창하거나 진부한 단어가 아닌 '신의 레시피'라는 말이 자주 언급됩니다. 동료를 배신하고 거대 화상 밑으로 들어간 시나코, 빈집을 털러 온 대학 동기를 마주치는 도둑 구로사와, 17층에서 뛰어 자살한 아버지를 둔 가와라자키, 내연남과 남편을, 그리고 내연남의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 교코, 정리해고 후 40번의 면접을 보고 40번 모두 미끄러진 도요다. 누구나 한 번 사는 인생, 하여 각자의 인생에서는 아마추어이기에 이들은 모두 각자 기구하고 긴박하고 스펙타클하고 파란만장한 하루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마추어인 그들이 겪는 사연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더 큰 이야기가 되는 건 모두 어쩌면 신이 미리 준비해놓은 레시피 대로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들은 인생에 관해서 모두 아마추어인 우리들에게 이런 위로를 전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에 있어서 신인이고 아마추어이며 이 인생이 바로 첫 출전이라고, 인생에 프로는 없다고. 처음 시합에 나간 신인이 실패했다고 낙담하면 안된다.'고 말이죠.

 

『 p.263 인생에 관해서는 모두가 아마추어야, 그렇잖아? 모두가 첫 출전이야, 인생에 프로는 없어. 뭐, 이따금 자기가 인생의 프로인 것처럼 으스대는 놈도 있지만, 어쨌든 실제로는 모두가 아마추어고 신인이지. 처음 시합에 나간 신인이 실패했다고 낙담하면 안 돼. 』

 

<매력적인 플롯과 복선 & 이사카 코테일>

이 작품이 재미있는 건, 인물과 인물의 각각의 이야기가 산발적, 동시다발적으로 각기 진행되다가 막판에 하나의 이야기로 짜 맞추어 진다는 점입니다. 각각 인물들의 대사 속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소재들이 있긴 하지만 그거야 같은 도시(센다이)에 살고 있기에 공통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서 도무지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합을 이루게 될 지 감이 잘 오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작품 말미에 가면 아주 자연스럽게 합을 이루며, 그 절묘한 자연스러움에 놀라게 되지요. 마치 1000피스 퍼즐 조각을 처음 흩뜨려 놓고 보면 한숨이 나오지만 하나 하나 맞추어 큰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는 크나큰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이야기가 말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갑자기 느닷없이 짠! 하고 맞춰지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작가가 작품 초반부터 은근하고 은밀하고, 그러면서 매우 치밀하게 복선들을 곳곳에 뿌려놓았던 것이지요. 저는 이 작품을 수년 전에 이미 한번 읽은 상태였고, 이번에 개정판이 출간되어 재독을 하는 거였기에 세세한 줄거리는 잊어버렸지만 이야기의 큰 구성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그 복선들을 모조리 찾으면서 읽어보자 마음 먹었지요. 물론 몇몇 복선들은 눈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독으로 재독을 끝내고, 삼독이랄 수까지야 없겠지만 두어시간에 걸쳐 다시 한번 책을 훑다보니 그 복선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음을 깨닫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신 분이라면 꼭 완독 후 바로 속독으로 재독을 해보십시오. 곳곳에 뿌려진 복선을 줍는 재미가 쏠쏠하며 그 치밀한 구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사카코타로라는 작가 앞에 흔히 붙는 수식어가 '천재'라는 진부한 단어인데, 러시라이프라는 소설을 읽고나면 그 진부한 단어를 작가 이름 앞에 붙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플롯이 상당히 복잡하면서 복선들은 치밀하고 상세하니 허구일 뿐인 이야기에 디테일이 살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과연 작가는 다섯 개의 이야기를 각각 써서 적당히 잘라 섞어 놓은 것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읽게 되는 순서 그대로 이야기를 썼던 것인지, 정말이지 궁금합니다. 영화 감독 봉준호의 연출은 그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사람들은 흔히 그를 봉테일이라고 부르는데(여담이지만 저는 국내 감독중에 봉준호 감독을, 그리고 그의 디테일한 연출을 사랑합니다.) 이사카코타로도 이쯤되면 이사카 코테일이라고 불러야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 p.78 다정하다는 건 남의 근심을 헤아린다는 의미라고 생각해. 다정하다는 건 그런 뜻이요. 요컨대 상상력이야.

 

<만담 속 잔소리의 미학>

이사카코타로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참 쉽게 읽히고 가독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흔히 가독성이 높은 소설들은 서술이나 묘사 보다는 대사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러시라이프를 비롯한 이사카코타로의 대부분의 작품들 역시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사의 비중이 아주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평론가들로부터 '만담 같다.'라는 평을 듣고는 한다더군요. 서술이나 묘사가 거의 없고 대사로만 이루어진 소설은 평단에서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카코타로가 평단에서도 좋은 평을 받는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엔 그의 작품에 담긴'잔소리의 미학'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속에서 예를 들어보자면, 도둑인 구로사와는 빈집에 침입한 대학 동기를 마주칩니다. 그런데 구로사와는 전혀 당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상황을 매우 즐기며 도둑이 된 친구와 계속 대화를 시도하지요. 그렇게 그 친구 또한 구로사와에게 감화되어 대학 시절의 추억담, 현재의 각박한 삶 등을 늘어놓습니다. 그것도 무슨 예능이나 토크쇼에서 진행자와 게스트가 대화하듯이 말이죠. 상황도 말도 안되지만, 그런 상황에서 주고 받는 두 인물의 만담 같은 대화라니 상상하면 상당히 우습습니다. 그리고 그런 만담 같은 대화 속에 여러 사회문제(경제문제, 부부문제, 노인문제, 종교문제 등)라든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충고라든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작가가 전하는 잔소리(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사고를 해야한다, 즐겁게 살아라 등)를 담아놓습니다. 잔소리를 잔소리로써 전하면 듣는 사람은 매우 지겹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데, 이사카코타로는 독자에게 그런 잔소리 같은 메시지들을 이런식으로 자신의 작품 속 인물들의 유쾌한 만담 속에 은근하고 은밀하게 담아 전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그런 잔소리는 대부분 독자들을 웃게하며, 독자에게 따뜻한 위로 및 격려가 됩니다. 작가의 이런 상당히 치밀한 구석이 있는 만담 속 잔소리의 미학을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399 구로사와는 보행자 통로의 벤치에 걸터앉아 길을 가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돈을 가진 사람, 돈이 없는 사람, 사치스러운 사람, 빈곤한 사람, 미래를 찾는 사람, 미래를 기다리는 사람, 포기한 사람, 다양한 인생이 지나간다. 모두들 심각한 얼굴이었다. 좀 더 편하게 살아. 구로사와는 그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

 

<Welcom to 이사카월드>

앞서도 밝혔지만 저는 이 작품을 수년전에 읽고 이번에 개정판이 출간되어 재독을 했습니다.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즈음엔 읽는 소설 마다 제 취향에 꼭 들어맞았기에 작가의 거의 모든 작품을 미친듯이 무턱대고 대중없이 찾아 읽는 중이었었습니다. 출간 순서와 상관없이 뒤죽박죽 말이지요. 그런데 이사카코타로의 작품들은 사실 크고 작은 연관성을 가지며 오밀조밀, 그리고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이를 '이사카월드'라고 부르지요. 러시라이프라는 소설은 작가가 오듀본의 기도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후 나온 두번째 작품입니다. 때문에 오듀본의 기도와 함께 이사카월드의 원형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그것을 수년 전 처음 읽을 때는 잘 몰랐다가 이번에 재독을 하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듀본의 기도에 나오는 말하는 허수아비와 주인공 이토, 동물원의 엔진에 나오는 동물원에서 잠을 자는 남자, 원래 직업은 도둑이었는데 중력 삐에로에서는 탐정이라는 부업을 하고 있는 구로사와. 이 모든 이야기가 알고보니 러시라이프에도 담겨있었던 겁니다. 러시라이프라는 작품은 그 자체가 다섯 인물들의 릴레이처럼 이어진 하나의 큰 이야기이면서, 결국 초기 이사카월드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이었던 것이지요. 때문에 러시라이프를 재독하고 났더니 이제는 오듀본의 기도나 중력삐에로, 피시스토리(...안에 동물원의 엔진이란 단편이 수록되어있습니다.)도 재독을 하고 싶어지는군요. 그런데 아마 그 작품들을 재독하면 또 그 안에서 다른 작품과의 연계가 형성이 되기 때문에 또 다른 작품들을 재독하고 싶어지겠지요. 그야말로 돌고도는 웰컴 투 이사카월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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