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여름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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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날고 기는 넬레 여사의 신간이라지만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제 주변분들에게서 여름을 삼킨 소녀가 별로라는 평을 많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타우누스 시리즈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독일식 지명과 인명이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기억 때문에 더욱 우려되었지요. 그런데 이 소설은 배경이 독일이 아닌 미국이더군요. 덕분에 가독성은 타우누스 시리지보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어느 한 집안의 존속 살인이 일어나면서입니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강력계 형사인 조던이 출동을 하지요. 때문에 분명 스릴러 장르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스릴러인가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이 소설은 전혀 범죄 소설이 아니더군요. 성장 소설 같기도 했고, 가문 소설 같기도 했고, 로드 무비 같기도 했습니다. 또 많은 면이 더글라스케네디의 '빅픽처'를 떠오르게도 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엔 두 주인공이 있습니다. 셰리든과 조던. 두 사람은 이 작품을 통해 전 인생을 통해 매우 중요한 지점을 지납니다. 하지만 그 지점을 통과하고 난 후의 두 사람의 모습은 전혀 다르지요.

 

셰리든은 참 가여운 인물입니다. 이제 고작 20년 조금 넘게 산 인생에 웬 곡절이 그리도 많은지... 그리고 너무나 쉽게 사랑에 빠지며 그 사랑 때문에 계속 상처를 받는 그녀가 안타까웠습니다. 부디 그녀의 바람대로 이제는 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길 기원하지만 폴에게 아직 모든 걸 털어놓지 못한 그녀의 인생이 결코 평탄지 않으리라 예상돼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빅픽처를 읽을 때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올렸던 질문인데, 자기 자신을, 자기의 뿌리를 잊고 사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그리고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이에 반해 조던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입니다. 처음엔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인줄 알았는데, 셰리든처럼 이 작품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인물이더군요. 3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말이죠. 그래도 조던은 이제 그의 근원과 목적지를 전부 찾았으니 진정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마음의 짐은 여전하며, 셰리든과의 일을 해결해야하겠지만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막장적인 요소가 다분해 분명 제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막장이 욕하면서 보며 중독되잖아요. 또 앞서도 밝혔지만 배경이 미국이어서인지 엄청난 가독성을 자랑합니다. 때문에 분명 제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다음 작품도 나오리라 예상되는 이 시점에 셰리든의 다음 행보는 어찌될지 궁금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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