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를 애용하고는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당연한 말씀. 지피티 프로그램에서도 지피티가 실수할 수 있으니 재차 검증하라는 안내 문구를 띄우고 있으니까.
요즘 지피티가 실수하는 빈도는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 제목을 뽑아내고는 한다. 예전에 김영하 작가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나는 김영하 작가의 책을 다 읽었기 때문에 지피티 검증 용도로 한 질문이었음) 생전 처음 보는 제목의 책을 추천해줘서 깜놀했다. 내가 모르는 신간이 나왔나 하고. 하지만 역시나 뻥이었고. 그런 책은 세상에 있지도 않았다.
그 후로 지피티한테 책 추천해달라는 질문은 거의 안 하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런지 요즘은 또 지피티랑 책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ㅋㅋㅋㅋㅋ피터 홉커크의 <그레이트 게임>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이거랑 비슷한 책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발간된 피터 홉커크의 책은 단 두 권. <그레이트 게임>이랑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다. <실크로드의 악마들>은 작년에 읽었고(둔황 다녀오고 나서 읽은 거라 당연히 재미있었음), <그레이트 게임>은 지금 읽고 있는 중이다. 피터.B.골든이 쓴, 중앙아시아 역사를 다룬 <중앙아시아사>도 틈틈이 읽고 있는 중이다.
이거 말고 뭐가 더 있나 싶어서 알라딘 뒤져보다가 결국 지피티한테 질문했다. 내가 지금 <그레이트 게임>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또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그랬더니 아예 영어 원서 책들 리스트를 쫙 뽑아준다. 분명히 이 중에서 세상에 없는 책이 섞여있을 거라는 생각에 매의 눈으로 아마존 도서 사이트를 뒤졌는데 웬일. 다 있는 책들이었다.
내가 진짜 영어 원서를 술술 읽을 수 있는 영어 수준이 아니지만 그래도 책들이 전부 다 재미있어 보여서 일단 전부 내 위시리스트에 담아 뒀다. 한 권씩 야금야금 구입할 예정. (고등학교 때 이 열정으로 책을 읽었으면 영어 마스터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때는 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건 줄 몰랐지.)
어제는 <그레이트 게임> 읽다가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안되겠다, 피터 홉커크의 책을 한 권 더 사야겠다, 결심하고서는 아마존에서 <Trespassers on the Roof of the World: The Race for Lhasa>를 구입했다. 전자책으로 구매했는데 가격은 3달러대.
티베트에 외국인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되던 시절에 티베트에 들어갔던 외국인 탐험가들 이야기다. 하지 말라는 거 하는 사람들, 특히 국가적으로 민감한 규칙들을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상하게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끌린다. 스파이 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잡히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왜 이런 모험을 해야만 했을까, 매우 궁금하다.
위의 책을 다 읽으면(과연?ㅋㅋ) <The High Road to China>랑 <The Border - A Journey Around Russia> 같은 책들을 구입해보고 싶다. 전부 지피티가 추천해줘서 알게된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번역이 안 된 책들이라 읽고 싶다면 아마존에서 전자책을 구입해야 한다.
그리하여 중앙아시아 관련, 나의 책 읽기 리스트는 대강 이러하다.
<그레이트 게임> 다 읽고,
<중앙아시아사> 틈틈이 읽고,
<Trespassers on the Roof of the World: The Race for Lhasa> 대강 맛만 보고(왜냐면 영어가 어려울 것 같아서 꼼꼼하게 읽을 자신이 없음ㅠ)
<The Border - A Journey Around Russia> 읽어보기! 이거는 Erika Fatland라는 저자의 책인데 이 저자가 쓴 것들 진짜 전부 재미있어 보인다.
<The High Road to China>도 재미있을 것 같음.
그나저나, 아마존에서 파는 전자책들, 가격이 들쑥날쑥 제각각이다. 어떤 건 15달러인데 어떤 건 3달러 막 이런다. 게다가 가끔씩 파격 할인 행사도 하기 때문에 함부로 전자책 사서 쟁여놓기 무섭다. 언제 파격세일 할지 모른다. 그리고 같은 책인데도 출판사가 두 개고 가격도 다른 게 있어서 잘 살펴봐야 한다. 분명히 똑같은 저자에 똑같은 제목인데 어떤 건 15달러, 어떤 건 10달러길래 좀더 알아보니 하나는 미국 출판사고 하나는 영국 출판사란다. 내용은 똑같은데 미국 거냐, 영국 거냐에 따라 5달러가 차이가 나다니!!그렇다면 나는 무조건 싼 걸 고른다.ㅋㅋㅋ
한동안 너무 바빠서 책과 멀리 떨어져 지내다가 요즘 또 책이 너무 좋은 시기다. 아무 것도 안 하고 하루종일 책만 읽고 싶다. 그러려면 누가 나한테 밥도 해주고 돈도 벌어다줘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네ㅋㅋㅋ. 아무튼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틈틈이 책을 읽고 있다. 일단 가장 큰 목표는 <그레이트 게임> 뽀개는 것.
(사실 <그레이트 게임>은 책이 너무 두꺼워서 PDF로 스캔을 했다. 이렇게 두껍고 무거운 벽돌책을 종이책으로 읽을 자신이 없다. 목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책장 하나하나 넘기기도 귀찮다ㅠㅠ(이렇게 귀찮음이 심해서 밥은 어떻게 먹냐 수준) 그래서 지금 PDF로 읽고 있는데, 너무 편하다. 노트북 화면에 띄워놓고 마우스로 스르륵 스크롤 하면서 읽으니까 세상 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