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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비범함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명사가 될 최고의 아이를 만드는 법을 알려 드리겠다. 그 아이는 년초인 1,2월에 태어나도록 출산일을 조절해야 한다. 태어나는 해도 될 수 있으면 산업 팽창기를 골라야 한다. 그런 기회는 19세기 말에 한 번 있었고 빌 게이츠가 태어난 1950년대 초반도 해당한다. 아이는 근면과 성실을 뼈 속 깊이 강조하는 벼농사 문화권에서 태어나도록 출생지도 골라야 한다.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분야에서 10,000여 시간이 넘는 훈련을 하도록 아이를 집중적으로 관리 양육해야 한다.
보통 사람의 경지를 뛰어넘어 위대한 성과를 이룬 사람을 '아웃라이어'라고 부른다. '블링크'와 '티핑포인트'라는 책을 통해 보통 사람이 놓치는 기회와 가능성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준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그런 대단한 성과를 올리는 요인에 더해 위의 사항과 같은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저자들의 주장이 한국인인 우리에게는 아주 당연한 내용이란 것이다.
한 사람이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무척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성공한다는 게 서양인들의 성공의 요인인 모양이다. 하지만. 동양인들은 성공의 요인에는 환경이 결정하는 요소가 많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의 의미처럼 환경의 작용에 대해서 당연히 여기는 것이 우리의 문화 아니던가. 서양인들에게는 이러한 환경 결정론적인 주장을 인정하기 싫었던가 보다. 그래서 말콤 글래드웰의 이번 저서는 우리보다는 그들에게 더욱 큰 파장이 일었을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에게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쌓인 문화적 유산과 역사적 기회, 그리고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개인의 노력에 엄청난 운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계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1,2월생이 많다. 그 이유는 그들이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유, 소년 스포츠 클럽은 보통 1월에서 12월 사이 태어난 어린이들을 모집하는데, 어린 시절에는 몇 달이라도 생월이 빠른 아이들이 신체의 기량이 앞선다. 신체적 조건이 앞선 아이들이 돋보이기에 그들은 칭찬받고 동기를 부여받는다. 그들에게 지속적인 격려와 관심이 주어진다면 성공으로의 첫 번째 관문이 쉽게 열리는 것이다. 두 번째 태어난 시기도 중요하다. 만약 빌 게이츠가 10년 정도 빨리 혹은 늦게 태어났다면 그가 오늘 날의 위치에 와 있으리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산업 분야가 새로 개발되고 성장하는 시기에 그는 첫번째 파도에 올라탈 수 있었던 것이다. 세계적인 거부의 탄생 시기가 기묘하게 일치하는 사실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 번째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정점에 오르기까지 1만여 시간이 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를 위해서 근면과 성실을 문화적으로 강조하는 사회적 배경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것은 한국적인 문화가 앞으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자식을 다그치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아이를 끌고 다니는 한국 학부모의 적극성도 사실은 자식에게 1만시간의 집중적인 훈련 기간을 거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주장이 기발한 통계와 증거들로 더욱 명백해 보인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그의 주장은 앞으로도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많다. 특히 우리의 부모들이 자식에게 쏟는 관심과 투자가 옳은 선택이라는 안도감을 준다. 한편으로 한국인 특유의 권위주의 적인 문화가 항공사에서 일어나는 대형 사고의 잠재적 원인임을 지적당하면서 우리의 조직 문화가 성공으로 가는 길에 얼마나 큰 장애인가를 발견한 것은 큰 소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