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내를 가진 남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4
패트릭 퀜틴 지음, 심상곤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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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적인 소재를 찾아 서가를 뒤지던 중 발견했다. 제목부터 '막장'이라고 불리는 일일 드라마 소재라는 느낌이 든다. 소설의 내용은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완성도가 높다.


아름답고 육감적인 첫 번째 아내로부터 버림 받은 빌 하딩은 부잣집 딸 베시와 결혼해 겨우 행복한 가정을 꾸린 상태이다. 그의 성공적인 삶은 어느 날 전처 안젤리카를 다시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안젤리카를 집안에 끌어들인 즈음 그녀의 남자 친구가 살해당하고 모든 혐의는 그녀 안젤리카를 향해 집중된다. 전처의 무죄를 입증한다면 현재의 안정된 삶이 흔들릴 수 있기에 빌 하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빠진다. 동시에 트렌트 경감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져 온다. 등장인물의 정서와 이야기가 치밀하다. 여러가지 면에서 추리소설의 전형성을 깬 작품이다.


첫째, 형사가 주인공이거나 범인이 주인공인 대다수 추리소설과 달리 살인범도 아니고 피해자도 아닌 제삼자가 사건에 얽혀 있고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 설정이 상당히 독특하다.


둘째, 추리물로서 치정에 얽힌 멜로적인 소재를 다루는 것도 독특하다. 통속적인 소재 속에서도 하드보일드한 냉정함을 견지하고 있는 것도 이 소설의 특징이다.


셋째, 과거에 발생한 사건을 현재적으로 해결하는 대부분의 '범인찾기' 추리물의 이야기 전개와는 다르다. 두가지 시간대를 연대기적으로 배열하는 대신 사건의 발생과 해결이 거의 동시에 이뤄져 마치 사건의 추이를 실시간 중계로 보는것 같은 생동감이 있다.


이러한 독특한 시도가 1955년에 이루어졌다. 좋은 글은 시대를 초월한 재미가 있다고 하더니 이 소설의 경우가 그러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78년에 출판된 책이라 번역이나 인쇄 등 소설의 외형이 조악하다. 만약 개선이 된다면 21세기 독자들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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