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시종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대장금'을 무쟈게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많이 나와서 무지 흥미롭지 않겠습니까?^^

독살당할 위험에 처었는 괴팍한 영주를 위해 미리 음식을 먹고보는 시식시종 '우고 디폰데'의 이야기입니다. 더욱이 흥미로운 점은 16세기 이탈리아의 우고 디폰데의 필사본을 피터 엠블링이라는 사람이 번역한 것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소설이 아니라 말이겠죠..아니면 피터 엠블링의 교묘한 우회글쓰기던가..아니면 그 당시 소설이라던가..아 이건 아니겠네요.. 소설이란 형식은 18세기즈음에 나왔으니까..음음

이야기가 너무 재밌습니다. 거기에 음식 소개까지...한번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거기에 해피엔딩..

산해 진미를 먹는 일이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맛을 잃고(너무 긴장된 상황에서 맛을 봐야 함으로..장금이와는 다른 상황^^) 또 맘껏 먹을 수 없는 시식시종 우고. 괴팍하고 살인귀같은 영주..페데리코. (헨젤과 그레텔의 원전에는 아이들을 배급(?)받아 유희를 즐기고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버리는 영주가 마녀의 배후에 있죠..음, 당시 상황을 반영했다고 하니 어이없는 일입니다.인간이 싫어지는 순간!!) 우고의 딸 미란다의 허영, 사랑의 혼돈..까지.. 재미있습니다..재밌는 책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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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이삭줍기 3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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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상하다..그림자가 없는데..그게 왜? 작가 샤미소가 마치 친구가 보내온 글을 자기가 소개하는 것 뿐인양 능청스러운 시작을 한다. (사실 헷갈렸다..읽으면서 설정이구나 그랬다...) 영혼을 악마에게 판 파우스트처럼, 주인공은 비루한 자신의 처지때문에 황금을 얻고자 그림자를 회색옷 입은 남자에게 팔아버린다.

특이한 점 몇가지를 정리해보자.. 회색옷 입은 남자는 교활하거나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었다. 다만 그가 악마로 비유되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과 몽매함을 이용해 진짜 가치 있는 것들(비록 우리가 깨닫고 있지 못한 것일지라도)을 빼앗아 가 버리는데에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을 채워주는 회색옷 입은 남자..소망을 들어주는 데도 불평뿐이라고 토로하는 그 존재를 그려본다..음..^^;; 교활한 것이군!!!! (주인공 이름이 생각안난다..)
암튼 주인공을 가만 들여다 보고..질문을 하자 당신같으면 그림자를 팔고 대신 영원히 황금을 쏟아내는 낡은 자루를 갖겠는가....? 그림자가 무엇이길래..그림자를 읽은 주인공은 제대로 생활할 수가 없다. 모두가 그림자가 없는 남자를 이상하게 여기고 벌을 받았다거나 끔찍한 일을 해서 그림자를 잃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피하는 것이다?! 뭐냐..? 납득할 수 없는 심정으로 읽어나갔다. 그림자가 뭔데..실제 사람이 존재하는데, 몸뚱이가 있고 그 속에 뇌가 있고 심장이 뛰고 머리속에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을 너머 영혼도 있건만..그림자..실체가 없으면 그림자도 없는 것인데...그림자를 잃었다고 그의 실체마저 위협당하는 것이란 말인가...........??

남자는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사람들과의 진정한 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그림자가 없어서 사랑하는 여인조차 잃어야 했던 그였지만! 영혼을 담보로 그림자를 돌려받을 수 있는 회색옷 입은 남자의 제안을 거절한다..빛나는 영혼의 승리.. 그는 한때의 어리석음으로 그림자를 판 것을 후회하고 끝끝내 그림자를 되찾지 못하지만 영혼만을 지킨다.. 옛날이야기... 영혼을 팔지 않는구나....! 그림자가 암시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구나!

이 책이 나에게 준 통쾌함은 주변의 것의(그림자같은..) 소중함이었다. 내가 아니면 없을 것, 그게 아니면 내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역전이라고 할까..? 중심과 주변...주변과 중심..가르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인가.. 옛날 이야기의 원전을 찾아읽다..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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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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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헬렌 니어링...헬렌 헬렌. 크리슈나무르티의 첫사랑이었다는 목차를 보고 빌려와서 있었더랬습니다. 헬렌의 에세이로 그의 남편 스코트와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회고를 한 글입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크리슈나.. 인도의 철학자로 저에게 의미있는 사람중 한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종교인으로 세계스승이라 일컬어졌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깨달음을 거듭한 그는 스스로 재단을 해체시키고 철학자로 남길 원했습니다. 크리슈나무르티의 <삶의 진실에 대하여>란 책을 읽었던 충격은..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통찻집에서 알바하던 때에 그곳 서가에서 찾아내서 읽고는 찻집 방명록에 글도 배껴적어놓고 읽고 버스안에서 감탄하며 읽고 또 읽고...

헬렌은 최대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나로선 크리슈나에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처음엔 몹시 불쾌했지만 그도 그때는 덜 성숙했을 때여서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고도의 영혼을 지닌 이에게 육신을 가진 존재의 한계때문에 우매한 과거가 있음이 조금 슬펐습니다.

그뒤, 그녀가 만난 이상적인 남편 스코트 니어링과의 여생은 제가 바라고 그리던 절제되고 용감하고 조화로운 삶이었습니다.(사실 한편으로 너무 까다롭게 사는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 언행일치의 삶은 고단하구나..그랬지요.) 물론 실제의 삶은 글로 다 말할 수 없는 많은 문제와 소소한 갈등들이 더 있었겠지만 대부분 그들은 현명하게 대처하였습니다... (정말 이러이러 하였을까 의심도 하였더랬습니다..가끔 저의 책읽기는 저자의도나 내용을 의심하는데서 시작하기도 합니다.삐딱하게. 이번 경우엔 크리슈나의 이야기때문일지도..하지만 초반 지루하고 설익은 느낌들이 읽어갈수록 성숙되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다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삶이 비천해지면 거지근성이 나타난다는 영어예문을 읽다가 헬렌과 스코트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말로 모간-'그곳에선 나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의 인디언부족도 떠올랐습니다. 온몸과 마음으로 전우주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나봅니다. 믿지 않으면 행할 수도 없는 것이니까..그들이 조화로운 삶을 살았고 행복했다고 믿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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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정원사
앙리 퀴에코 지음, 양녕자 옮김 / 강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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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겉표지부터 산뜻하다. 한손에 꼭 맞게 들어오는 크기도 맘에 들고. 이책은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 소박한 책이지만.. 그래도 뭔가..뭔가..있지 않을까..^^사실 제대로 못찾겠다. 그냥 잡을 수 없는 느낌만 남을 뿐... 대화만 잔뜩이어서 인가....말을 곧이 정리해주지 않으면 뭔가 집어낼 수 없는 건 교육을 잘못 받아서 인가..^^

그들의 대화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건, 고향집을 작업실로 꾸민 화가가 철도청에서 퇴임한 이웃에게 정원을 부탁했고, 그렇게 화가와 정원사는 우정을 쌓아가게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우리는 화가와 정원사를 다른 차원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한사람은 고상하게 하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한사람은 흙에 거름을 주고 잡초를 솎아내고...

하지만 그들의 대화에서는 '서로통함'이 있었고 그게 읽는 내내 따뜻한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주로 정원사가 화가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하면서 화가는 대답을 한다. 짧은 대답일 수록 상대방 말을 제대로 잘 듣는다는 느낌을 주는건지.. 나는 화가의 대답이 좋았다. (때론 아예 대꾸없음) 특히 정원사가 병마와 시달릴때 그의 유쾌한 말태도가 참 정답고 신선했다. 아니다. 그들의 심각한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유머가 좋았다.^^

화가가 정원사를 위해 여러장의 그림들을 그려 그의 무덤에 가져간다. 평범한 주제의 그림들엔 그들의 추억이 열린다......... 역시 그린다는 건 좋은 거다.(모냐?)그냥 그렇다. 이렇게 부담없이 느낌주는 책, 별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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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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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불안한 삶의 한쪽을 보고 있자니 내 시간들이 휩쓸려가 우왕좌왕 하였다. 얼마나 줄을 그어가며 읽었는지...다른 헤세의 소설들과 분명히 유사한 면도 있었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고백인듯한 느낌이 들어 진실한 헤세와 만나는 듯 했다. 독일에서 헤르만 헤세가 경량급 작가로 여겨진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그가 동양에 대한 많은 매력을 느끼고 공부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이해할 수 있었다..오히려 독일에선 동양적인 것이 낯설었을테니..

읽은지 한참이 지나는 듯한데..주인공 할리의 영상중 몇개가 선명하다..헤르미네에게 처음으로 춤을 배우게 된 그의 모습. 싫다는 느낌보다는 자신이 하기에는 낯설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생각한 그였는데.. 춤을 배우고 무도회장에서 선보이기 위해 홀로 연습을 한다.결국 젊고 어여쁜 파트너와 춤을 추면서 서서히 자기가 즐기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 세상의 유희는 경멸한 것도 아니었고 자신과는 거리가 먼 것도 아니었음을 태어나서 조금은 오랜 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된 그에게서 이상한 연민이 느껴졌다..

소설속에 주인공은 [황야의 이리]라는 논문을 읽게 되는데 여지껏 그는 극단적인 두가지 성향으로 자신을 정의내려왔던 것이 실수였음을 지적받는다. 우리안에는 무한한 우리가 있으므로 우리는 두가지 혹은 몇가지로 자신을 규정하려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고.... 혼란속의 자신을 구제해 주는 것은 '유머'이라는 것...인상적이었고 공감했지만...이성이 그 댓가라는 건 아직 젊은 우리에겐 무리가 아닐까... 좀 더 나이가 들어 지루한 일상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싶을때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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