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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ㅣ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아르테S의 7번째 신간 『쓰지 않을 이야기』가 발표됐다.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를 둘러싼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 발표하는데, 그 시대의 이슈들을 작가들의 시각에서 다양하게 풀어내 흥미롭다.
이번 주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팬데믹 재난과 'N번방이 표상한 사회적 병증'까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선명하게 담아냈다.
<그토록 푸른 _ 조수경>
31세 주소영씨는 여행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코로나로 직업을 잃고 새벽배송 물류창고에서 일한다.
몸이 푸르게 변하는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서 서로 쉬쉬하며 형식적인 문진표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시한폭탄 같은 근무가 이어진다.
평범하지만 불안한 그녀의 삶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특별재난지역 _ 김유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실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평생 고생만 하며 여전히 살고 있는 60대 여인이 등장한다.
아들, 딸 둘인 남매를 두고 있는데 한없이 안쓰러운 아들은 무책임과 무능력을 겸비(!)했고, 그것도 모자라 손녀의 양육 책임까지 떠넘긴다.
성실이란 가면 뒤에 뼈속까지 가부장적인 남편의 뒤치닥 거리를 하며, 가족인 딸에게 푸념이라도 할까하면 원천 차단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손녀는 N번방 사건으로 보이는 미성년자 성착취 재난을 동시에 경험한다.
<두逗 _ 박서련>
깡시골 마을 교사로 첫 발령받은 진화는 한 아이의 몸에 돋아난 빨간 돌기를 발견한다.
이어 다른 아이들의 몸에서도 같은 돌기를 발견해 수두라고 생각하고 보건소를 찾았다가, 이 돌기가 수두가 아닌 성병을 암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밤마다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듣게 되고. '범죄없는 마을'이라는 조용한 시골 풍경 아래 은폐된 폭력의 세계에 참담한 마음이 든다.
<쓰지 않을 이야기 _ 송지현>
20년 동안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살다가 전염병으로 인해 귀국한 아빠를 보며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고, 남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어린 시절 살던 소도시를 방문하면서 세월만큼 변해버린 동네에서 옛 추억을 떠올린다.
어찌보면 현재의 우리 상황은 전염병이 지나가는 소용돌이 안에 있지만, 언젠간 잊혀지고 빛바랜 추억이 될 것이다.
다만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우리의 기억속에 저장해야 할지는 우리에게 주겨진 삶의 몫이리라.
"오래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이 네 편의 소설을 꼼꼼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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