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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매일 실패해도 함께 갈게 - 우울증을 이해하고 견디기 위한 엄마와 딸의 혈투
최지숙.김서현 지음 / 끌레마 / 2020년 10월
평점 :
여기 사는 게 '죽도록' 힘든 딸과 그 딸을 어떻게든 '살게 하려는' 엄마가 있다.
딸은 어릴 때부터 남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소위 F코드를 갖고 있다.
엄마는 그런 딸에게 화를 내보기도, 달래보기도 하며 속앓이를 했던 기록을 글로 남기기로 했고, 딸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표지의 그림은 하늘로 날아가려는 딸을 엄마가 꼭 잡고 있는데, 책을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서현이가 직접 그렸다는 이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이 책을 읽는 중에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엄마가 함께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엄마가 남기 유서에는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 같이 간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랬기에 이 책이 더 와 닿았다.
책만 봐서는 엄마가 썼지만, 엄마의 마음이 많이 담담한 느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아이와 씨름을 하느라 엄마가 너무 지쳤거나, 오히려 더 강하고 담대해졌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후자였으면 하는 바람.
엄마의 글에 딸이 그림으로 화답한 부분을 읽어보면, 내가 심리상담을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뭔가 '서늘한'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우울증에 대해 책이나 기사를 통해 접한 사람이라 그들의 실제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갉아먹는 병'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약을 먹으면 개선이 된다고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어있는 자기만의 방에 갖혀 나오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갈수록 만나는 것은 '죽음'의 그림자.
저자는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하는데, 자신의 커리어도 버리고 아이에게 헌신하는, 아니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불어 첫째 딸의 마음에 병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두 동생에게 부정의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서현이와의 장기전(ㅠㅠ)을 염두해 두고, 부디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엄마라서 강해야 한다는 말은 사실 하고 싶지 않다.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여자고,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니...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지들이란 생각으로 딸과 의지하며 힘이 되며 그렇게 '살아 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울증을 이해하고 견뎌야 했던 엄마와 딸이, 고통인지 사랑인지 슬픔인지, 어쩌면 희망인지 알 수 없는 날들을 함께 기록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가 용기 내 전하려고 한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기를, 미흡하나마 희망의 속삭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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