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 - 이근후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서툴지만 내 인생을 사는 법
이근후 지음, 조은소리.조강현 그림 / 가디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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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고, 살아내고 있지만 지금도 인생의 정답을 찾지 못했다.

사실 정답 같은 게 있을리 만무하다.

그럼 돈 많은 사람이나 혹은 학연, 지연, 혈연을 동원해 소위 빽있는 사람들이 다 정답을 가로챌 것 아닌가.

그러니 신은 공평하게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각자의 마음속에 정답을 숨겨놓았다.

그런데 그 정답은 사실 나조차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살아가면서 조금씩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정도?

그렇기에 스스로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자신의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일 뿐.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굴곡 없는 주인공이 없다.

주변에 어떻게 그리 머저리 아니면 찐따들밖에 없는지, 오히려 그런 놈들만 꼬이는 주인공이 이상해 보일 뿐이다.

그런데 그래야 재미있다. 인생의 맛이랄까!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내가 개척하고 책임지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스스로 진지하게 자문자답할 수 있어야 한다."

p.42


이 책은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집필한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 박사님이 쓰신 책이다.

90세가 가까이 되셨는데도, 젊은 사람들에게 '완벽한 인생'이 아닌 '서툴지만 내 인생'을 사는 법을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쓰셨다고 하니, 열정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어 시간이 없어도 쪼개 읽기가 편하다.

읽다 보면 사람 사는 인생, 그리 특별할 것도 없지만, 이렇게 서툴고 소소한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는 것.

누구나 다 비슷하게 살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괜찮은 점'을 발견해 '내 인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혜와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지금 상황이 힘들다면 한 80세쯤 된 나를 상상해보자.

그런 내가 지금의 나를 봤을 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나는 가끔 힘들 때 이런 생각을 하며 이겨내곤 한다.

그 나이가 되면 지금의 고민들도 '허허'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읽는 젊은 독자분들께 돌다리를 두들기지 말아보기를 권한다...

돌다리가 튼튼한지 안 튼튼한지, 이것저것 걱정하다 보면 건너지 못할 수도 있다.

건너야 할 이유가 뚜렷하다면 앞뒤 가릴 것 없이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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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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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 작가 하면 떠오르는 거의 단 하나의 이름 '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사실 이분의 책을 읽은 게 없는데, 예전에 어떤 책을 읽고 나와 별로 맞지 않아 그 후로 데면데면.

(남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그만인거지뭐...)

그런데 이번에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궁금했다.



"그때 아버지의 어리둥절해 하던 얼굴을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리둥절해 하던 얼굴은 이내 감탄스럽다는 표정으로 변했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소 안도한 듯한 얼굴로 변했다."

p.15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해 썼다고는 하지만 사실 소소한 기억은 별로 없는 듯했다.


하루키가 대학 졸업 후 아버지와 거의 20년 가까이 절연을 했기에 의구심을 품었던 일들을 해소하지 못했고, 아들의 무심한 성격상 어린 시절 아버지와 별다른 대화를 하지도 않은 것 같았다.


나는 하루키가 아버지와 함께한 어린 시절에 대한 감상을 들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읽고 나서는 그냥 아버지의 프로필을 떠올리는 것 말고는 딱히 남는 것이 없어 아쉽다.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 즉시 각종 차트의 1위를 했다는데...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님은 나와 스타일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도서협찬 #고양이를버리다 #무라카미하루키 #비채 #김영사 #아버지 #가족 #그리움 #에세이 #노르웨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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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매일 실패해도 함께 갈게 - 우울증을 이해하고 견디기 위한 엄마와 딸의 혈투
최지숙.김서현 지음 / 끌레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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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는 게 '죽도록' 힘든 딸과 그 딸을 어떻게든 '살게 하려는' 엄마가 있다.

딸은 어릴 때부터 남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소위 F코드를 갖고 있다.

엄마는 그런 딸에게 화를 내보기도, 달래보기도 하며 속앓이를 했던 기록을 글로 남기기로 했고, 딸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표지의 그림은 하늘로 날아가려는 딸을 엄마가 꼭 잡고 있는데, 책을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서현이가 직접 그렸다는 이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이 책을 읽는 중에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엄마가 함께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엄마가 남기 유서에는 "딸을 혼자 보낼 수 없어 같이 간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랬기에 이 책이 더 와 닿았다.


책만 봐서는 엄마가 썼지만, 엄마의 마음이 많이 담담한 느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아이와 씨름을 하느라 엄마가 너무 지쳤거나, 오히려 더 강하고 담대해졌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후자였으면 하는 바람.

엄마의 글에 딸이 그림으로 화답한 부분을 읽어보면, 내가 심리상담을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뭔가 '서늘한'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우울증에 대해 책이나 기사를 통해 접한 사람이라 그들의 실제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갉아먹는 병'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약을 먹으면 개선이 된다고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어있는 자기만의 방에 갖혀 나오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갈수록 만나는 것은 '죽음'의 그림자.



저자는 세 아이의 엄마라고 하는데, 자신의 커리어도 버리고 아이에게 헌신하는, 아니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불어 첫째 딸의 마음에 병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두 동생에게 부정의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엄마도 사람이기에 서현이와의 장기전(ㅠㅠ)을 염두해 두고, 부디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엄마라서 강해야 한다는 말은 사실 하고 싶지 않다.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여자고,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니...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동지들이란 생각으로 딸과 의지하며 힘이 되며 그렇게 '살아 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우울증을 이해하고 견뎌야 했던 엄마와 딸이, 고통인지 사랑인지 슬픔인지, 어쩌면 희망인지 알 수 없는 날들을 함께 기록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가 용기 내 전하려고 한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기를, 미흡하나마 희망의 속삭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도서협찬 #네가매일실패해도함께갈게 #끌레마 #최지숙 #우울증 #공황장애 #F코드 #가족 #사랑

#박지선님_삼가_고인의_명복을_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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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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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부 기념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직장이나 일상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말'이다. 

특히 남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들은 '대화'에 탁월한 사람들인데 사실 타고난 면도 있는 것 같다. 

말을 잘하지도, 대화에 능하지도 못한 나는 이런 책들을 열심히 읽으며 그나마 없던 실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이 책에는 '끌리는 말투'를 통해 인생의 기회를 만드는 방법에 관해 기술하고 있는데, 과연 비법은 무엇일까?


1. 좋은 인상을 남기는 말투는 따로 있다.

솔직함과 무례함의 사이에서 진정성 있게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데, 상대와 대화하기 전 상대에 대한 사전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대화에서 호감을 줄 수 있고, 대화를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다.


"...한 여자가 자기 자녀에 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무반응으로 답하는 것은 상대방의 '뺨을 때리는 것'과도 같은 행위다" 

p.30



2.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이야기하라.

상대방이 무례한 질문을 하거나 말실수를 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례가 나와 있는데 사실... 내가 당황하면 나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연습을 한다고 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기분이 나쁜 때라면 어쩌겠나... 

만약 열 받아서 지르고 왔다면 말투 책을 보지 말고 심리 책을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하하.



3. 공감과 반대 의견을 절묘하게 활용하라.

앞의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결국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다면, 대화에서 상대방이 얻고 싶은 것을 먼저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어제 읽은 마케팅 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내 상품을 남에게 팔아먹으려면 상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살살 긁어주면서 "그래서 준비했소이다" 하며 내놓는 것이 더 좋다는 것.



처음부터 갑자기 끌리는 사람이 되기는 어렵다. ㅠㅠ 

그러나 대화 중에 하나씩 써먹어보면 상대방이 나한테 넘어오는 포인트가 쌓인다. 

포인트가 쌓이면 혹시 모르지. 

나도 모르는 새에 끌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






#도서협찬 #끌리는말투에는비밀이있다 #미디어숲 #장차오 #대화 #대화법 #인간관계 #말투 #호감형 #기회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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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에 있어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35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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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기 전에 최대한 사전 지식을 배제하는 편인데 특히 그림책의 경우 더욱더 그렇다.


사실 처음 표지를 봤을 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표지를 다시 보니 책의 내용이 떠올라 흐뭇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교훈을 다시 되새기며^^)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상


나와 너, 그 사이에 맺힌 우연한 만남과 빛나는 우정의 기록




이른 아침 소년의 방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소년의 머리를 톡.톡.

뱀의 꼬리란 것을 알고 소년은 뱀을 찾아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모든 페이지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뱀의 몸통.

너와 나, 우리를 연결해 따뜻한 세상이 완성된다.


그림책의 좋은 점이 보고 또 봐도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에 보면 볼수록 새로운 것이 보이는데 이 책은 특히 더 그러했다.

페이지를 넘기며 글씨를 보고 그림을 보고 넘어가는데 뒤의 페이지를 보면서

rewind 하듯이 다시 뒤에서부터 넘어왔다.

그제야 달팽이가 보이고 고단한 여행자가 보이고 맞잡은 손이 자세히 보였다.  


"나는 여기, 네 곁에 있어."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고독함. 외로움.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 아드리앵 파를랑주의 가능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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