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떡갈나무 높은 학년 동화 29
유리 나기빈 지음, 김은희 옮김, 조승연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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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숨은 걸작 3. 러시아

작가 유리 나기빈은 아들이 글을 쓰길 바랐던 아버지조차 "축구를 해랴." 라고 권할 만큼 글솜씨가 없었다. 그런 그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어머니의 권유 그리고 체호프처럼 휼륭한 작가도 의사였기에 작가는 의대에 들어갔지만 문학이 하고 싶어 러시아 영화대학에 입학 본격적인 글쓰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늙은 거북이] [겨울 떡갈나무] [코마로프]등 다섯편의 단편동화와 [청개구리 이야기]라는 한편의 중편동화가 담겨있다. 감성적이고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작가의 소박함이 이야기속에 담겨있다. [늙은 거북이]에서는 늙은 거북이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줄 몰랐던 한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애완 동물가게에 들어선 바샤는 조그마한 거북이 두 마리가 꼬물거리는걸 보더니 금방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같이 간 엄마에게 어서 이 거북이들을 사야한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는 이미 마시카라는 거북이가 있으니 충분하다고 피곤하다는듯이 잘라말한다.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작은 거북이들을 갖고 싶은 바샤.

바샤는 엄마 몰래 늙은 거북이 마시카를 팔기로 작정한다. 그리고는 마시카를 데리고 시장으로 가 거북이를 사라고 외쳐댄다. 그러던중 한 사람이 마시카를 사겠다고 나서고 마시카는 그 사람 집까지 마시카를 팔기위해 따라간다. 아이에게 거북이를 사주고 싶지만 돈이 모잘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집을 알게된 마시카는 저녁에 다시 그 집을 찾게 된다. 마시카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아이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했고 그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아름답게 담겨있다. 마시카는 행복하겠지?

[겨울 떡갈나무]는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이 생각나는 이야기다. 매번 지각을 하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님. 그래서 하루는 하교길에 아이를 따라 아이네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아이의 마음은 이해하게 된다. 왜 아이가 그렇게 늦었고 왜 겨울 떡갈나무라는 이름을 말하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가 선생님이 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은 이 이야기의 백미다.

안나는 얼마쯤 가다가 마지막으로 뒤돌아서서, 황혼의 분홍빛으로 물든 떡갈나무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밑동 근처에 서 있는 작고 어두운 형체 하나를 발견했다. 사부시킨이 그때까지도 돌아가지 않고 선생님을 지켜 주고 있었다. 안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이 숲 속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겨울 떡갈나무가 아니라, 닳아빠진 겨울 장화를 신고 싸구려 옷을 기워 입은 작은 아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군인 아버지와 물 치료실 관리원 엄마의 아들, 미래에 휼륭하고 멋진 어른이 될 사부시킨이라는 것을. (64쪽)

말썽꾸러기지만 순수한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코마로프], 아픈 두 아이가 자꾸 알지도 못하는 듣도보도 못한 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아버지는 몹시도 속상하기만 하다. 그런 아빠에게 아이들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이야기[ 빨간머리 초록새] 등 따뜻하고 자연과 하나되어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마지막 이야기인 [청개구리 이야기]는 작가가 나이가 많을때 지은 이야기라 그런지 동화라기보다는 소설같은 풍모를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가 이렇게 구슬프게 그려질수 있다니 애처롭고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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