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맛있다! 뒹굴며 읽는 책 37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박진아 옮김 / 다산기획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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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을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더욱 생긴다. 몇몇 옛이야기를 바꾼 이야기들과 함께 로알드 달 자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로알드 달의 하루 시간표 그리고 가족의 휴가 등 일반적인 동화책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자각의 일상을 만나볼수 있을것 같은 부푼 기대감을 안게 된다. 과연 로알드 달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휴가는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진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과연 토끼와 거북이는 누가 진짜 이겼을까?

작가는 좀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그려낸다. 거북이는 로치 할아버지네 채소밭에서 감자, 상추, 배추등 모든걸 거저 얻었다.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을때 몰래.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토끼가 나타나서는 거북이보다 훨씬 많이 먹어치워버리는 거다. 심지어 거북이가 먹고싶은 맛좋은 콩, 맛있는 연두색 상추등도 모조리 먹어치워버렸다. 거북이에게는 한톨도 남겨주지 않고. 그래서 거북이는 토끼에게 내기를 신청한다.

거북이는 달리기 경주을 좀더 정확히 하기 위해 등딱지 속에서 펜과 계약소, 도장등을 꺼내 계약서를 쓴다.

본인은 내기에서 패배할 경우,

로치 할아버지의 채소바테서

눈곱만큼도 뜨더먹지 안코

그곳 가까이도 안 갈 거슬 맹세합니다.

거북이는 쥐를 찾아가 자신의 등딱지 밑에 바퀴 네 개를 끼워 넣어 빠르게 달리는 작은 자동차로 만들어 달라고 말한다. 거북이가 값을 치루고 돌아가자 교활한 쥐는 토끼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토끼에게 비열한 짓을 꾸미고 있으니 그 얘길 듣는 대가로 돈을 달라는 청을 한다. 토끼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마든 돈을 낼테니 누군지 알려달라고 말한다. 이런 젠장. 정말 비열한 쥐군.

토끼가 거북이 이야기를 듣고 급흥분하자 토끼에게 토끼가 이길 제안을 한다. 정말 로알드 달만이 생각할수 있는 기발한 토끼와 거북이의 또다른 버전이다. 이야기끝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향한 교훈도 아주 흥미롭다. 어떻게 이런 번뜩이는 생각들이 솟아나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

이봐. 달빛 아저씨!

이봐, 달빛 아저씨!

우린 늘 속임수를 쓰지.

낮엔 절대 안 일어나.

무조건 현금만 챙겨서

잘 숨겨두지.

우린 달빛 아래 일는 녀석들.

[치과 의사 선생님의 악어 치료법]은 교활한 악어거 과연 치과의사 선생님을 잡아먹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긴장감이 엄습한다. 과연 치과 아저씨는 살아남을수 있을까? 허영심이 많은 바보같은 임금님의 이야기를 담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벌거벗은 진짜 이유],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의 무시무시한 [ 헨젤과 그레텔의 요리 교실]. 그 끝은 정말 아주 강렬하다. 마지막 부분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나누는 이야기는 정말 섬뜩하면서도 너무나 순수하다. 그리고 아주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레텔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마구간 문을 열러 달려갔어.

"오빠! 우린 드디어 자유야! 못된 아줌마가 구워지고 있어!"

헨젤이 말했지.

"정말 잘했어! 진짜 멋지게 해냈어!

그레텔, 넌 언제나 요리하는 걸 좋아했잖아.

그렇지?" (51쪽)

그렇게 로알드 달 버전의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로알드 달의 하루 시간표.

하루 시간표를 엄격하게 지켰다고 한다. 그렇게 재미있고 천방지축인듯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야기인데도 작가는 시간을 엄격하게 지켰다? 정말 놀랍기만 하다. 아침 10시 30분에 글 쓰는 오두막으로 들어가 정오까지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는다. 점심은 주로 진 토닉 한잔에 노르웨이 새우, 상추와 마요네즈 등이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면 가족들과 휴식시간을 갖고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 글 쓰는 오두막으로 홍차가 담긴 보온병을 가지고 가서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 식사 준비가 끝나는 시간인 6시 정각에 집으로 돌아간다는것. 그리고 글을 어떻게 썼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이 책은 꼭 소장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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