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다고! 한무릎읽기 6
사토 다카코 지음, 서혜영 옮김, 이상규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난 남자애들과 친해지려고 늘 뭔가 극적인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합에서 대활약을 해서 남자애들에게 인정받고 묵은 감정을 털어 버리는 일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여름방학 동안에 매일 운동장에 나가 같이 진흙투성이, 땀투성이가 되어 함께 연습했던 시간들이 '에이스'나 '남자'가 될 필요없이 내 모습 그대로 앨리게이터즈의 일원이 되게 해 주었다. (135쪽)

 

 평범한 아빠이길 바랐던 마음이 사라졌다. 보육 교사 공부를 하고, 나와 함께 달리기를 하고, 남자애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는 아빠가 좋다. 전 프로야구 선수라고 말하지 않고 '주부'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아빠가 좋다. (138쪽)

 

 홈베이스에 앉아 있는 마모루의 모습이 한순간 아빠와 겹쳐졌다. 아빠도 공을 엄마한테 건네주고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용기 있는 '투수'였다. 힘이 없어서 '포수'를 하는 게 아니다.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티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169쪽)

 

보통의 가정이 아빠는 직장에 나가고 집안일은 엄마몫이라면 아니 요즘은 엄마들도 많이 일을하니 이를테면 말이다. 그런데 반대로 아빠가 집안일을 하고 엄마가 회사를 다니며 가장의 역할을 한다? 요즘은 그나마 추세가 그런 가정들이 많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그렇게 흔치많은 않다. 내가 아는 사람들 역시 그런 가정은 없으니 말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할까? 이 책에서처럼 말이다.

 

뭐 하지만 후타바네 가정은 아주 건강해보인다. 엄마가 바깥일을 하는것에 더 흥미있어 하고 더 잘하니 말이다. 반면에 전직 프로야구선수였던 아빠는 집에서 일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여자들같은 경우는 아이를 돌보고 요리를 하고 집안일 하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타바네 아빠는 그런 일들오 즐겁게 해낸다.

 

그리고 다른 집과 다른 일이라면 후타바네 아빠가 전직 프로야구선수였기에 딸아이인 후타바에게 야구를 어렸을때부터 가르쳐왔다는것. 엄마역시 그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후타바는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초등학교 야구대표 선수가 되고 싶어하지만 전부 남자인 야구부원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아주 싫어한다. 그런 와중에 후타바는 그나마 적응하려하지만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에 주저하게 된다. 마침 그때 엄마 역시 남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회사생활이 힘겹기만 하다. 하지만 그래도 힘을 내 이겨나가려는 모습의 엄마를 보며 후타바 역시 힘을 내 나아간다.

 

다행스럽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후타바는 야구부원인 남자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야구실력을 인정받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게된다. 마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한여름을 시원하고 행복하게 보내게 해줄만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 했다. 얼마전에 했던 [미스터 고] 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니 미스터 고에서도 뜬금없이 고릴라가 등장해서 평정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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