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꾸어라
김선재 지음 / 황소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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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감독이나 배우에 대해선 그닥 아는게 없다. 그런데 이 책에 보니 영화감독 빌리 와일더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환풍구에 서서 치마를 부여잡는 장면이 나오는 [7년만의 외출]과 오드리 헵번의 청순미가 돋보이는 [사브리나]등을 연출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도 역시 아픔이 있었다. 영화대본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할 무렵 미국으로 도미한 사이에 독일에서 그의 조부모와 어머니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오직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그때부터 그는 이를 악물고 영화 시나리오에 몰두해 감독으로 성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영화를 꼭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며 매일 아침을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1953년 제 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영화를 만들었다. [제17수용소]라는 영화라고 한다. 그래서 뭐지? 보고싶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곰플레이어 무료영화에 이 영화가 올라와 있었다. 무료영화는 몇개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영화를 보고 깜짝 놀라 이거 무슨 신의 계신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앞부분을 봤는데 무서운 진실을 아주 코믹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 평점이 좋다. 앞부분은 봤으니 좀 있다가 나머지도 봐야겠다.

 

포로역은 더 실감나게 하기 위해 제17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사람들에게 출연요청을 했고 그중 14명의 사람들이 실제 영화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증언으로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고통가운데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 아닐수 없다. 어제봤던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풀]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그 책 역시 전쟁통에 너무 슬픈 삶을 살아왔던 선생님의 안타까운 이야기와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꿋꿋하게 꽃을 피워낸 선생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장애가 있는 딸아이를 꿋꿋하게 키워낸 레나 마리아의 어머니. 레나 마리아의 어머니는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정상아와 똑같이 기르기 위해 노력했고 그 꿈을 이루었다. 두 팔이 없는데 뜨게질을 하고 피아노를 칠수 있으며 그림도 그리는 레나 마리아. 정말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지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 안데르센은 자신은 원래 귀족 자제였으나 실수로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믿었다고 한다. 어느날인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에게 그림을 건네주며 "이건 내가 살던 성의 모습을 그린 거야. 조만간 널 이곳으로 초대해서 성대한 파티를 열어줄게." 라고 말해 정신 나간 사람으로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안데르센은 꿈을 접지 않고 마음속의 들끓는 욕망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안데르센의 어린시절 모습이 그랬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늘 못 생겼다고 놀림을 받았기 때문에 [미운 오리 새끼]를 쓸 수 있었다. 나는 어려서 너무 가난했기 때문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다. 나에게 역경은 진정한 축복이었다." (52쪽)

 

고통스러운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미화할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은 미래가 창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체 게바라 역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 (53쪽)

 

만일 지금 내 주위에 별별찮은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안데르센의 어린시절 미쳤다고 말했던 소녀와 같이 말할 것이다. 하지만 체 게바라가 안데르센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나도 팔짝 뛰어볼까?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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