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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샘터가 배송되어 오는 시간이 이렇게 금방 다가오다니, 코로나 시대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꼬박 1년을 넘어 이어질 줄 정말 몰랐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고, 랜선으로 하는 활동들이 참 많아졌다. 오히려 일상 복귀가 더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라니;;
2월은 한 해 중에서 가장 짧은 달, 날짜도 그렇고, 구정 설날이 있으니 또 후다닥 지나가겠다.
샘터 2월호도 풍성한 소식들이 빼곡하게 담겼다. 이번 달 발행인의 글에서는 공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길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칠 줄 모르는 날들이지만 어려움 속에서 공감은 더 빛을 발하겠다.

요즘 유난히 이 코너의 한 장 사진이 힐링 되는 느낌을 준다. 여전히 고요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탑들이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한 폭의 그림 같다. 한때는 공들여 세운 오층 석탑이 있는 자리니
융성했던 절이 있었을 자리에 지금은 고요한 정적만 남았지만 세월을 머금은 공간이 주는 힘이 느껴진다.
새해를 준비하는 하나의 루틴 중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탁상달력과 다이어리 챙기기.
코로나 시대가 변화를 가져온 것 중 하나는 많은 전시들에서 브로슈어를 제작하지 않는 추세로 바뀌었다.
1월이 시작되고 나서도 탁상달력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당황했으나 갤러리에서, 미술관에서, 출판사에
서 보내온 덕분에 지금은 올해 쓸 분량들을 넉넉히 챙겨두었다. monthly 플래너로 한눈에 들어오는
스케줄표를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썼기 때문에 지금도 나는 그게 제일 편안하다. 요즘은 휴대폰에도
수시로 일정표를 담고 체크하곤 하지만 역시 한눈에 들어오는 탁상달력이 가장 효율이 높다.
아티스트 탁상달력을 쓰니 볼 때마다 작품 감상하는 맛도 있고, 일상의 작은 행복이 뭐 별건가.
다시 읽는 반세기 샘터의 표지는 볼 때마다 참 기분이 좋다. 이번호에는 1996년 기사가 실렸다.
절약이 미덕이던 시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인 결혼은 집장만부터 많은 것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기대와
달리 부족한 시작이었지만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해 기록한 글을 통해 요즘과 그 시절의 삶을 비교
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삶의 지혜는 풍족함보다 어려움 속에서 더 얻는 것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항상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위기 때마다 한줄기 빛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럼에도 처우에 대한 열악함에 또 한번 놀라고, 미안하고 그런 상황들의 연속이다.
그런 때 반가운 프로젝트 소식.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 해서 가방으로 만들어 그 수익금을 소방관들에게
다시 돌려주자는 그런 운동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들을 자처해서 실천하는 소방관
들의 처우개선과 환경개선은 그들만이 아닌 우리의 삶을 더욱 안전하게 지키는 것임을 잊지 말자.
할머니의 부엌에 소개된 이번달의 메뉴는 <호박 통단팥죽> 어릴 때 호박범벅이라고 할머니가 해주셨던
기억이 있는 음식이라 더 반가웠다. 어릴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었지만 그러고 보면 입맛도
음식도 나이에 따라 취향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어느새 우리 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들이 가끔 식탁에
오르기도 하고, 음식으로 건강과 추억마저 소환하는 것 같다.
샘터 2월호에 소개된 많은 소식들은 우리 이웃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다양한 문화예술 이야기,
삶의 철학, 그리고 따뜻한 사연들과 정보들이 고르 담겼다. 매호 고정 코너인 근대건축물 탐방도 요즘
처럼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에는 그 의미가 더 커지는 것 같다. 해외 특파원의 현지 이야기와 더불어
샘터를 읽는 시간은 비대면이 아니라 많은 이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얇은 한 권의 잡지가 전해주는 우리 삶의 이야기가 샘터 안에서는 여전히 활발하고, 생생한 이야기 보따리
를 풀어놓는다.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내 삶의 샘물도 가꿔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