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파괴 - 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 아마존의 유일한 성공 원칙
콜린 브라이어.빌 카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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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 중 하나인 아마존의 성공법칙은 의외로 순서 파괴를 들고 나섰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해 지금은 국제적인 전자 상업 회사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 중계

기업으로 확장되었다. 아마존의 창립가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이 조스는 자그마한 창고에서 시작해

아마존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의 경영전략을 성공시킨 신화를 만들어냈다. 이 책은 그와

함께 아마존에서 근무했던 두 명의 저자가 소개한 제프 베이 조스 스타일의 경영전략을 소개한 다는 점

에서 흥미롭다.

신화적인 경영전략으로 아마존을 이끌었던 제프 베이 조스는 곧 회사를 떠날 것을 예고하고 우주 관련

사업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다. 그가 어떤 분야의 일을 선택하든 사람들은 그의 행보에 여전히 주목하게

될 것이고 그는 또 그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영역의 혁신을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는 원격근무라는 혁신을 낳았다. 기업환경에서 대면활동의 관행은 팬데믹으로

인해 마침내 영구히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해가는 기로에 서게 만들었던 배경

또한 기업이나 개인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요인이 되었다.

책에서는 두 가지의 주제로 아마존의 경영방식이나 원칙을 소개하고,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준들을

제시한다. 인재 채용 방식에서부터 조직의 경영방식과 실용적인 업무처리 방식 등 다소 파격적인 운영

방침들이 눈에 띈다. 협업보다 싱글 스레드 리더십과 프레젠테이션 방식이 아닌 글로 표현하는 방식,

사고의 확대와 상세한 손익계산을 통해 결과에 대한 명확한 판단 등을 꼽을 수 있다.

막연하고 거창한 계획에서 벗어나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하고, 달성할 수 있는 의미와 가능성에 좀 더

접근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대한 꿈보다 현실적인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획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의 시작점이다.

분업보다 철저한 책임 주의 방식도 한 업무에 집중하는 아마존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 각광받던 시대에서 아마존의 경영방식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업무 분담은 실패하는 지름길로 싱글 스레드를 지향하는 아마존의 원칙에 주목하게 된다.

결국 아마존의 성공 요인은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는 고객 반영이 가장 큰 기반이 되었고, 싱글

스레드 방식의 적용은 제휴사로도 범위를 넓히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로 인해 가장 유연한 기업들의

고유성을 부각시키고 고객만족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함께 성장을 가져온 것이다.

아마존이 되기 위한 신비주의 전략이나 리더십 컬트가 아닌 유연한 마인드셋이라는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회사를 떠나 또 다른 분야로 도전하는 제프 베이 조스는 그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아마존의 모토와 함께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재미있게 일하고, 역사를 만들다."


우리 모두는 모두 나 자신이라는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자신만의 원칙들을 점검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나다운 고유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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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졌어 - 평범한 직장인에서 산 덕후가 된 등산 러버의 산행 에세이
산뉘하이Kit 지음, 이지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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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의 산뜻한 산행 같은 책 한 권. 이제 봄기운이 완연한 날들이 이어지니 나도 모처럼 산행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 글로 읽는 산행마저 반가웠다.

예전에 회사에서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부서별 활동비를 지원해 준 덕분에 우리 부서는 종종 산행을 하곤

했었다. 특히 야간 설산을 등반했던 기억은 힘들었던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막상 오르기는 힘들지만, 성취감도 상쾌함도 더없이 좋았던 느낌이 있어서 오랜만의 산행을 꿈꿔본다.

저자는 타이베이 사람이다. 산뉘하이"라는 이름이 "산의 아이"라는 뜻이라니 재미있다.

산행을 하는 과정을 읽다 보니 인생의 여러 순간들의 축소판 같다.

 

저자의 산행을 따라가며 나누는 단상들이 참 좋았다. 산에서 가장 힘든 건  오래 걷는 게 아니라 자기

속도가 아닌 속도로 걷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늘 복잡하고 눈 돌릴 곳이 많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서는 순간 산에서 나는 풀냄새와

새소리가 들리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일상 소음과는 다른 치유의 힘이 있다.

우리가 종종 무심코 발견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감동의 순간을 떠올려본다.

안타깝게도 도시의 환한 불빛들로 인해 밤하늘의 별을 보는 일도 쉽지 않다. 일출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나서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도 자연이 주는 에너지의 힘에 모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 경관이 주는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난 후의 감동은 우리를 종종 자연 속으로 불러들인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고단한 삶의 여정에서 잠깐 비껴 나 있는 시간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순간은

우리 또한 자연의 일환이 된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과정은 우리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느리게 한다. 느리게 걸으면 더 많은 것들을

바라보게 하고 내면의 나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복잡했던 일상들의 실타래를 풀어보는 시간으로 충분하다. 자연은 신기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너그럽게 하는 힘을 가졌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에서도

우리가 느끼는 희열은 생각보다 크다는 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증 나지 않는 것. 자연.

산행을 따라가며 여러 순간들에 삶의 단면들을 만난다. 제각각의 보폭으로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만나지는

사람들이 있고, 멀어지기도 한다. 목표가 일치하는 누군가를 만났다 해도 속도가 모두 같을 수 없다.

더 많은 산을 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많은 바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방식대로 누리는

산이야말로 길에서 겪는 최고의 경험이다. 나답게 누리는 산행은 마치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다.

산행 중에 만나는 자연의 경관, 산행 후 마시는 소박한 차 한 잔이 주는 의미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다. 위험요소도 따르고 날씨의 변화에 따라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삶도

그렇다.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교차하고, 긴 시간 동안 용기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산행에서도 인생에서도 그런 경험들은 우리를 또다시 일어서게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이지만

분명 그 안에서 발견하고 마주할 장관들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충분히 살만하고, 산을 오를 용기가 생긴다.

책 속 산행을 따라 마주한 경관들과 사람들, 그리고 내면의 단상들로 올랐던 산들을 직접 마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초록으로 채워질 산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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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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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단상에 이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들 기대하며 뭉클하게 읽었어요. 섬세한 문장들에 울컥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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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 - 주식보다 안전하고 부동산보다 수익 좋은
한혜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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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트 딜러가 소개하는 그림 투자 재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은행이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고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채널이 주식과 부동산에서 이제는 그림 투자라고 하는 분야로 확장되었다.

순수하게 그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아트 컬렉터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책에서는 재테크로서의

그림을 선택하고, 시야를 넓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예술의 상업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공존하지만

어쨌든 예술가의 입장에서도 대중성은 작업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림을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전반적인 흐름들을 쫓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취향과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아트컬렉팅과 아트테크 중 책에서는 아트테크에 비중을 두고 설명한다.

순수하게 아트컬렉팅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그림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트테크의 경우 미래를 보는 안목 또한 중요하다. 이미 중견작가라고 하면 작품의 가격이 고가일 수

밖에 없고, 신진작가의 경우 작업의 지속성을 예측할 수 없으니 재테크의 목적에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반면에 내가 선택한 작가의 작품과 작업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미술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볼 수 있는 채널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꾸준히 흐름을

읽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사이트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유용하다.

해외 아트 페어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아트 페어가 정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열리고 있으니

한자리에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들을 꾸준히 경험하고, 기회가 된다면 해외의

아트 페어로 영역을 넓혀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는 현직 아트 딜러로서 국내 미술품 투자시장의 규모와 흐름,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요즘 부상하고 있는 아트 투자의 방식은 아트펀드 형식으로 위탁업체를 통해 분할 구매를 하는 방식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각자의 능력만큼 분할하여 구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구매하면 직접 소유

하고 보관, 관리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투자에 비중을 둔 방식이라고 하겠다.

책 속에는 성향에 맞는 그림 투자방법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비롯해 시장에서 많이 언급되는 작가들,

미술 용어와 그림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관련 도서 등을 수록하고 있다.


예술작품에 대한 호감은 소유욕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재테크와도 연결되는 과정을 큰 그림으로

그려놓은 이 책에서 그림 재테크에 대한 다양한 루트를 따라가다 보니 일단 시작해보고 싶은 욕심이

부쩍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근간에는 다양한 아트페어들에서 저렴하게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고,

수익금을 좋은 의미로 활용하는 기획들도 꽤 많아졌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루트들을 통해

일단 그림을 보는 안목들을 넓혀가며 오프라인의 작품들을 꾸준히 접해보는 과정에서 어떤 첫발을

내 딪을지 결정하는 것도 좋겠다. 책의 말미에는 현직 아트 딜러인 작가가 소개하는 신진작가 7인의

리스트와 이력 등을 수록하고 있다. 마침 얼마 전 있었던 화랑미술제에서 첫 번째로 눈에 들어왔던

감성빈작가도 포함되어있어서 반가웠다. 역시 좋은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또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액자부터 조각,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루 소화했던

문신 작가를 떠올리게 했던 작가의 작품들을 이렇게 다시 조우한다.

예술품이 한 사람의 안목을 반영하고 자산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트라이프도 다양화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순수하게 그림 애호가로 남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루트의 흐름들을 알아가

는 것도 필요하다. 진화해가는 미술시장의 영역에서 제대로 알고 관람과 투자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도

현명한 아트 사용법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소극적인 관람자의 시점에서 적극적인 참여자의

시점으로 다가가게 해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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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술관 - 자기다움을 완성한 근현대 여성 예술가들
정하윤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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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책표지가 출간 초기부터 눈에 들어왔다. 요즘 여성미술가들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재조명되는 것이 참 반갑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부터 여성 예술가들을 다룬 영화도 꽤 여러 편을 봤다.

이번 책에서는 15명의 여성화가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관련 책들을 봤다.

따로 한번 정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화가들의 목록을 보다가 지난여름 우연히

다른 전시를 보러 갔다가 알게 된 정강자 화가를 알게 되었는데 책에서 소개가 되고 있어서 반가웠다.

책 속에서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화가들의 이야기, 스스로를 예술에 녹여 낸 화가들의 이야기,

엄마로서의 존재감을 예술로 승화시킨 화가들의 이야기, 스스로를 확장한 작업들을 이어간 이야기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15명의 화가들 중 이성자, 정찬영, 정강자 등 우리 화가 세명이 포함되어 있다. 정찬영 화가는 전시에서

몇 번 해설했던 화가라 유난히 내게는 친근하고 익숙한 화가다.

책을 읽으며 따라가다 보니 여러 권의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화가별로 따로 정리를 해보고 싶어졌다.

근간에 예술 에세이 꽤 여려 편을 읽었는데 그림도 판 한 장에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책들이 많아서

실망스러웠는데 이 책은 공부하며 읽게 만드는 가이드라인을 저절로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재미있는 건 어떤 분이 책표지가 너무 화려해서 아쉽다고 하셨던데 나는 이 책의

표지만으로도 그냥 소장하고 싶었던 책이다. 역시나 취향은 모두가 다른 걸로!

특히 저자분의 <커튼콜 한국 현대 미술>도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 수시로 보곤 하는데 이 책도 읽으면서

참 좋았다.


많은 여성 예술가들의 경우 작품성보다 여성이라는 한계에 부딪쳐 어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의 경우에도 남편의 그늘에 가려지거나, 저평가 된 예술가들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는데 오랜 관습에 따른 한계를 극복해 가는 일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작업세계를 구축해 간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회화작가이자 패션디자이너와 모델로도 활동을 했던 소니아 들로네.

순수회화와 패션디자인을 연결해서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을 접목하기도 했던 그녀는 남성 중심의 세계

에서 단연 돋보인다. 함께 성장하는 부부 예술가로서의 모범사례를 보여주는 그녀의 행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는 나의 예술을 살아냈다 "라고 했던 소니아 들로네의 행보가 이 시대를 살았던 여자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것 같다. 가끔 자신의 한계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곤 했던

상황들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소니아 들로네의 색채 조각으로 표현된 <무도회장 Bal Bullier>은 추상화는 들여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음악이 더해져 경쾌하게 춤추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간혹 자신의 작업 영역을 확대해 가는 작가들을 볼 때 인간 수명의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들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해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당대의 거장으로 꼽히는 많은 예술가 들과 어깨를 나란히 같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렸던 마리 로랑생.

그녀는 남성 화가의 모델이 아닌 동료로, 자신의 작업세계를 변화해 갔다.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미라보 다리의 아폴리네르의 연인으로만 기억이 되던 화가는 세월이 흐르며 그녀의 작업세계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모성애의 상징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은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징그러운 거미가 아닌, 어딘지 마음이 찡해지는 그녀의 작품 속 엄마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예술이 주는 힘이 바로 그런 것.

 

책에서도 소개된 루이스 부르주아의 <망각의 시> 천에 바느질로 작업한 책을 몇 년 전 전시에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책자를 액자에 펼쳐놓은 그녀의 삶의 흔적이 담긴 재료로 만든 작품.

오랜만에 반갑게 다시 전시의 기록을 꺼내봤다.

 

우리 화가 정찬영, 실력으로도 인정받았던 그녀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한계와 애환을 담은

그녀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울림을 준다. 절필 선언을 한 이후에도 식물학자인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다시 붓을 들어야 했던 그녀의 작업에서 전혀 다른 미감을 드러냈던 그녀의 식물 세밀화는 어딘지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귀한 아들의 돌을 축하하기 위해 그렸던 공작이 그녀의 화업의 마지막 작품

이었던 화가 정찬영의 이야기.

방황하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많은 여성화가들은 치열하게 자신들의 작업을 이어가며 존재의 흔적을

남겼다. 책에서는 15명의 예술가가 소개되지만 좀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작가가 후속편을 계속 써 주었으면 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조용하고 찡하게, 때로는 벅차게 읽었던 한 권의 책. 마지막 장을 덮고 개인적으로는 책에 소개된 화가들

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읽고 있다. 조각조각 맞춰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참 즐겁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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