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간에 읽었던 일본소설 <금색기계>의 시대적 배경이 에도시대였다. 마침 다음에 연이어 읽게 된 책이

에도시대의 탄생을 다룬 역사소설이다. 특히나 이 책의 저자인 요시노부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글쓰기로

인정을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를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떤 하나의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시대적인 배경은 특히나 여러 관점에서 스토리를 풀어가는 열쇠가 되기도

하지만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빼 놓을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http://yeonv6.blog.me/221215299475

일본 전국시대의 대 혼란기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가 호조가문의 옛 영지를 양도 받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의 '도쿄'를 있게 한 에도막부의 탄생을 그려나가는 과정을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술해

놓고 있다.  강줄기를 바꾸고, 화폐를 만들고, 식수와 석벽을 쌓는 과정을 마치고 마지막에 천수각을 세우는 일

까지의 사건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큰 갈래를 나누어 서술한다.

​ 

하나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많은 분야의 장인들과 권력자들간의 첨예한 관계가 대립되고, 모종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대의를 위해서 역경을 극복하고 때로는 비굴함도 감수해야 했던 역사속의 인물들의 모습속에서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역사의 한 단면들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이야 백세시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마흔아홉의 나이는 앞날을 생각하기 보다 과거를 되돌아 보며 청산할

것과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대였으니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더욱 가중되던 시대였다는 것을

알수 있다.
 

강줄기의 흐름이 한 도시의 백성을, 권력을 좌지우지 할 만큼 가장 기본 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거대 권력자의 권세를 높이기 위한 삶의 수단들을 조정하고, 권력간의 협력관계도 변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하나의 도시가 기틀을 잡아가는 오랜 과정이 카테고리 별로 정리가  되어있다는 점도 이 책이

오랜역사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는 말이 있

다. 도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물길을 내는 일이 녹록치 않지만 그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난관을 이용해서

광장이나 궁궐에 세련된 분수로 활용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좌절하고 포기하는 나라도 있을것이다.

삶의 과정은 개인의 입장에서나 국가의 입장에서나  그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르지 않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유럽의 유수의 왕조들은 성곽이 그 왕조의 위엄을 상징하듯, 일본의 역사를 돌아보면 천수각에 대한 내용이

많이 다뤄진다. 실제로 한 도시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그 천수각이 상징하는 바를

위엄의 상징이자, 백성들을 복종시키는 용도로, 혹은 군사적인 방어시설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필요조건

으로 상징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에도막부의 탄생의 완성를 흰색의 천수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탄생의 색이자 죽음의 색인 흰색은 그 외에도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역사의 새 시작을 알리는 상징도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역사를 이루는 과정에는 무고한 많은 사람들의 희생도 따르고, 권력에 눈 먼 지도자에 의해 억울한

희생도 많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모든것이 역사의 한 단면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역사는 더 진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무모하기 짝이 없는 많은 일들로 부터 거대 역사의 시작과 성취가 이루어 진 여러 사례들을 떠 올려보면

세상에는  쓸모없고, 이유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것이 이 책이, 또 많은 역사서들이 주는 교훈이 아닐까하고

생각이 되는 책읽기였다. 그래서 역사는 흐르고 또  진화해 가는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