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게리 - 건축을 넘어서 현대 예술의 거장
폴 골드버거 지음, 강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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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 크 게리(b.1929, 캐나다)_건축을 넘어서 >

새해를 시작하는 첫 번째 책으로 고른 책은 시대의 거장으로 꼽히는 건축가이자,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건축물로 꼽히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의 생애와 업적

을 다룬 책이다. 글을 쓴 폴 골드버거 또한 건축비평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을 만큼 공신력

있는 필자이기도 하지만 20대부터 이어진 프랭크 게리와의 오랜 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는 점에서 더 기대가 되었다. 심지어 필자는 프랭크 게리의 책을 쓰기 위해 프랭크 게리에 관한

조사뿐 아니라 다른 전기작가에게 전기를 쓰는 법도 익혔다고 한다.

 

 


 

언제나 깨어있는 채 반짝이는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유동적이며,

대담한 실행력으로 자신을 표현하곤 했던 프랭크 게리의 삶의 태도가 궁금했고, 건축학계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 상 수상자이기도 한 프랭크 게리의 표면적 업적이면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항상 기대되는 <현대예술의 거장>시리즈는 900여 페이지

에 달하는 대장정마저도 기꺼이 시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프랭 크 게리에게 ??건축은 단순히 건물 설계를 계속해 나간다는 뜻이 아니라 창의적 적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의미고, 자신의 유명 빌딩을 공식처럼 활용해 여기저기 복사하려는 수많은

유혹에 저항한다는 뜻이었다. 실패보다 성공에 대처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그에게

??예술이란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아름다움에 불과하지 않고 사람을 불러 세워 그 자리에

못 박아 두는 힘이 있는 것으로 사유를 자극하고 기쁨을 선물하는 건축물이라 믿었던 그는

누군가는 미술품이라 착각하고 누군가는 기괴하다고 느낄 특이한 건축물 설계에 능했다.

??건축물은 감정을 자아내야 할 뿐 아니라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기능성도 충족 시켜야 한다.

실제 건축물이 되려면 상상한 것을 현실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상상력은 필요조건일

뿐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믿었던 프랭크 게리에게 ??건축가란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

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존재여야 한다고 믿었다.

 


 

어린 시절 평온하지 못했던 여러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던 게리의

할아버지와, 문화생활의 중요성을 알았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만물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지적 자극에 관심이 많았던 게리의 삶의 태도는 비행기 세차를 비롯해 시립대학 무료 야간수업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예술과 건축을 처음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게리 투어 '를 통해

건축물들을 눈과 마음에 담아두곤 하던 그의 경험들은 무엇보다 단단한 그의 내공이 되었다.

커리어의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협업에 대한 그의 의견도 인상적이다.

??협업이란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각자의 지략이 모두를 안전하게

착지 시켜주기를 바라는 행위라는 말처럼 게리의 작업에서 많은 이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그가 보여줬던 태도들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여전히 거장에게도 쉽지않

은 인간관계의 고심은 커리어가 더해 가는 만큼 수월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게리의 삶에서 만났던 많은 이들은 그에게 스승이 되었고, 타산지석의 경험들을 선사하기도

했다. 삶의 과정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듯 게리는 모든 예술작품이

창작자 개인의 삶에서 비롯되지만 위대한 예술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내면으로 들어가 작품

의 경험을 나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내재적인 힘을 지닌다고 말하기도 한다.

 

 


 

거장 프랭크 게리의 웅장한 건축물들 사이에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작품은

바로 바드 대학의 피셔 센터였다. "빌바오 효과"는 이제 훌륭한 건축물이 경제 발전의 촉매제

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하나의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런 거장인 그도 여전히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차리지 못할까 봐 항상 두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대중의 취향에 맞게 작품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취향을 끌려올려 인기를 얻기를 여전히 갈망한다.

그랬던 그였기에 창작하는 능력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관찰하는 능력과

함께 다닌다고 하는 게리의 감수성을 담아냈다.

게리가 중요하다고 믿는 건축에 대한 질문의 핵심에 담긴 의미에 따라,

건축물이 비를 피할 장소를 제공해 주는 동시에 감정까지 불러일으키게 하고 싶었던 게리의

작품에 예술의 기술을 사용하지만, 이는 항상 건축적 목표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던 게리는

그의 말대로 "완벽한 건축가였다."

 

건물은 예전만큼 오래갈 수 없다. 지가와 급변하는 요구 사항이 현재의 규칙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변화하는 현재 상황에 부흥할 체계가 필요하다.

프랭크 게리 인터뷰 中

 


 

테크놀로지의 역할과 앞으로의 급격해질 변화의 속도 등 많은 것들을 이야기했던 게리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 책을 읽으며 단단한 그의 커리어는 역시나 기대만큼 굴곡진 과정을

잘 견뎌내고 위대한 건축물을 훈장처럼 세계 곳곳에 남겼다는 점에서 감동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게리의 75세 생일 이벤트에서 프리츠커 상 가짜 메달에 프랭크게리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개명한 그의 원래 이름 대신 <프랭크 골드버그>라고 새겨진 메달을 받는

장면이었다. 거장이기에 앞서 그도 역시나 마음 한편은 너무나도 갈등하고 여린 인간이었다

는 점에서 더 깊은 애정을 느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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