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아래 여자들 - 여성의 노동은 왜 차별받는가
아이린 파드빅.바버라 레스킨 지음, 황성원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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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동 현장에서 나타나는 여성과 남성의 일을 검토하고 노동에 젠더화 된 의미가 어떤 식으로

스며드는지 검토한 다양한 통계와 사례들을 리포트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와 비교하여

지금 현재는 얼마나 많은 변화들이 있었을까 기대하며 읽다가 통계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미 이전에 신여성에 대한 전시해설을 하며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여성의 삶

자체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터라 큰 기대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의 변화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속도가 무척 다르게 흘러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성별과 젠더는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에 근거한 분류를 일컫

는 성별과 달리 젠더는 사회 행위자들이 구성한 분류로 보통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과장한다.

산업화는 노동의 지불 활동과도 연결되는데 노동시장의 지불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노동 값이 다르게

매겨지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주로 가사노동의 비중이 높은 여성들의 경우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남성들과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을 한다.

노동보호법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정해진 시간 이상 노동을 하지 못하게 하고, 정해진 무게 이상을 들거나

야간노동환경에서 제외되는 불리한 고용의 조건이기도 했다.

고용과 승진의 불평등은 소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고착화된 사회적 이데올로기는 여성들의 불리한

노동환경이 되었다. 고용주의 보수적인 인식이나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러야 하는 역할분담들이

고용시장에서 여성의 선택폭을 축소시키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출산과 육아에서 감당해야 하는 한계는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다. 짧지 않은 시간을 육아와 가사분담에 할애한 이후의 사회복귀가 생각보다 녹록치않음

을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게 된다. 노동시장의 유리천장이라고 하는 현실적인 모습들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다 보니 참 답답하기만 하다. 경력단절 여성을 일컫는 경단여라는 단어는 주로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단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책을 통해 여성노동이 저평가되고,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었던 여러 요인들을 분석한 자료들을

보고, 이해와 공감을 하긴 했지만 아쉬웠던 점은 책에서 제안하는 솔루션 또한 현실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론적인 사항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여성과 남성의 오랜 사회적 역할분담이 이미 고착화

되어 하루아침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고 인식의 변화와 현실이 너무나도 큰 괴리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탁상공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더딘 움직임속에서도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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