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에서 받는 프로젝트가 근 2개월 만에 끝났다. 홀가분한 마음보다는 무거움이 앞선다. 주제는 남북한 예술 어떻게 변하였나? 인데....여러가지 일과 함께 병해을 해야하니 글이 참 어렵게 마무리 됐다.
퇴고를 하루 앞두고 사진정리와 오탈자 정리 등을 다 마치니 지금시간이다. 인생은 너무나 힘겨운 연속인가보다 이일이 끝나면 내앞에 또 어떤일이 놓여질까? 원고쓰는일이 제일 싫다. 누군가 보여주어야 하고 격식을 맞추어야 하니.....이번자료는 통일부에서 국민을 상대로 홍보자료로 쓰인다고 한다.
북한을 처음 방문했을때는 늦은오후 였다. 평양순한공항 활주로는 우리나라 어느 시골 조그만 비행장 같았다. 때는 가을인지라 활주로 주변의 논밭에는 가을곡식이 무르익어가고 몇마리의 두루미가 공항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안내원의 인도에 따라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고...일주일간의 북한지역의 문화재를 돌아보았다.
주로 사찰과 왕릉, 평양성 주변의 전통건축물을 답사하였다. 북한방문의 첫느낌은 이웃마을에 마실온 기분이었는데....지금은 먼 그대가 되어 모니터앞에서 글자로만 떠돈다.
북한은 우리가 타도해야할 대상도 아니요, 더군다나 경쟁의 대상은 아니다. 잃어버린 또다른 나를 찾는 만남이었고 나에게 있는 가장소중한 숭고한 그 무엇을 아낌없이 주고 싶은 그런 애인같은 '우리'였다.
나에게 있는 절반을 나누어 주고도 주었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 하는곳이 바로 북한이다. 그들의 순수한 눈망울에서 나는 또다른 뭔가 가슴속 깊은 울림을 느꼈다. 어느탈북자 여교수가 나에게 한 말이 있었다. 그는 북한에서 대학교수였고 그녀의 학문을 인정해서 한국의 모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였다. 한시간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는데....한국에 와서 가장 큰 상처는 순수한 마음이 다치는 거라 했다. 그 녀는 어느날 역량있는 한 남자에게서 언제 식사나 같이하죠...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년이 넘게 기다렸는데 차를 마시자는 말은 커녕 아는채도 안하더라는 얘기였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동료에게 그 마음의 아픔을 상담했는데....한국사람들의 평소 인사가 언제 시간나면 밥이라도 같이하지....라는 습관적인 인사라는 말에 그녀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였다. 그얘기를 하면서도 그녀는 눈물이 글썽였다.
나는 그녀앞에서 몸둘바를 몰랐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순간 내 자신이 싫어졌다. 나도 가끔은 사람들에게 시간나면 식사나 같이하죠..라는 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마음에도 없는 이러한 인삿말이 때로는 한 사회의 문화를 같이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주는구나 라는 생각에....그때부터 마음에 있는말만 하자라는 신조를 갖게 되기도 했다.
남북의 문화의 차이는 이렇게 다르다. 남북의 예술도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북한의 예술은 당과 최고지배자의 지배이념의 도구로 쓰이지만 남한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예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모든예술이 도구적 예술은 아니다. 물론 그들의 예술에는 추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주의 예술도 때로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도 한다. 뚜렷한 목적이 드러나 있는 기념비적예술말고는 거의 대부분은 티가 나지 않은다.
북한에서 미술작품 몇개를 샀었다. 남한의 김기창 화백 동생의 그림이었는데...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글을 퇴고하려니.....북한에서 있었던 일들을 테마도 없이 주절거리게 된다.
참새고기도 먹어보고....녹두빈대떡에....냉면......모두 맛있는 음식들이었다.
그런데 북한김치는 고추가루가 별로 없다. 그리고 모든 김치가 물김치처럼 물기가 많다.
또한 생선구이는 머리 가슴 배 꼬리 하나도 손질하지않고 그대로 구워나오거나 튀겨서 나온다.
단술...단물....단고기..//단이라는 말이 들어있는 식음료가 많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을 평양에서는 자주본다.
간혹 봇짐을 지고 왔다갔다 하는사람들은 시내 장에서 자판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평양시민은 배급은 30퍼센트에 의존하고 거의 자급자족해야하기때문에 일부 사유재산도
소유할 수 있고 장사도 가능하다. 북한의 음식은 보약이라는 개념이다.
모든 건강식품에는 불로장수라는 말이 꼭 들어가고
호텔에는 노래방도 있고 서점도 있다.
카메라 현상소도 있고 .....
북한사람은 너무 친절하다.
내가 책한권을 부탁했더니 그책을 사려고 하루종일 시내서점을 뒤지고 다녔다고 했다.
과연 우리는 그럴수 있을까? 자기서점에 없으면 없다고 마는것이 상식아닌가?
더군다나 서점의 주인은 주로 종업원인데....공무원...
너무 친절하고 순수한 그들의 눈망울에서 순수한 영혼을 읽을 수 있었다.
졸려서...뭘 썻는지도 모르겠지마...마치겠다.
낮에보았던 대동강물을 다시보고싶은 마음에 밤시간에 대동강변을 걷고 싶었으나....생각을 바꾸었다.
밤시간이라서 치안도 걱정되고.....안내원이 꺼리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마음을 바꾸어 가까이에 있는 다른 호텔 책방에 책을 사러가기로 했다. 라운지는 남산타워같은 분위기였고 책방은 있는데 판매원이 없다. 경비원이 오더니 필요한 책이 있으면 내일 호텔로 보내주겠다고 하고 덮었던 보자기 같은 천을 펼쳐보인다. 우리나라 같으면 언감생심 꿈도 못꿀일인데 나는 주인없는 책방에서 한시간동안 책을 고를수 있었다.
필요한 책을 적어두고 라운지에서 오랜즈쥬스(귤물)을 한잔시켜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물론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면서 다녔다. 다른 일행들은 호텔의 노래방에 가서 안내원들과 노래부르고 놀았다고 했다.
휘파람 자동차 한대값이 우리나라 돈으로 오백만원이란다.
개인이 소지할 수도 있지만 북한사람들로서는 워낙 고가라 엄두를 못내고 외국의 친척들이 사주면 모를까...
내가 타고 다녔던 차는 일본제 도요다였다. 개인적으로 렌트한차이고 평소에는 일행들과 버스로 이동했다.
몇일간의 북한여행이 꿈결같았다.
휴게소에서 사먹었던 고구마. 밤. 작은사과 작은배...(정말 맛은 없었다) 개량하지 않은 과일이다.
좋지 않은 도로사정으로 애좀 먹었지만 그에 비해 호화찬란한 평양의 전철역은 호텔의 로비같았다.
졸려서 정말로 그만 써야겠다.........아듀!!!!자축!!!!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