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시종
우고 디폰테 지음, 피터 엘블링 영역,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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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 먹었던, 베니건스 치킨 퀘사디아,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혹시 누가 이 음식에 독을 타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이 책!! 내게 괜한 의심과 걱정만 남긴채 끝이 나버렸다.
요즘 사회분위기가 워낙에 휑휑하여 특정한 대상이 없는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얼마전에 지하철에서 또 화재사고가 있었다고 하던데...그런것처럼 음식점 주인이 화나는 일 있다고 혹시나 음식에 독을 타버리면...? 이런...나도 시식 시종하나 데리고 다녀야 하는건가??

이 책. 발견된 이력이 참 독특하다.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꼭. 프롤로그를 읽길 바라는 바이며, 내용은 흥미진진 그 자체이다! 내용이 조금 두서가 없는 부분이 있어보여서 자전적인 글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요 등장 인물이 몇으로 정해져 있는것으로 보아, 그냥 소설로 보이기도 한다. 역자가 말했듯 소설이든, 자전적인 이야기든 15세기의 이탈리아의 사회상을 어느정도 보여주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살기위해 죽음의 음식을 먹어야 하는 남자>라는 글귀 때문에 읽게 되었는데 내가 생각해본적도 없는 사회와, 시대의 일이라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고. 한동안 엄청난 유행을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대장금의 한장면이 생각이 났었고, 은수저를 담궈 보면 독이 들어 있는지 아닌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이야기들도 생각이 났다. 한편으론, 항상 독이 든 음식을 걱정해야하는 권력자들. 그들의 지위가 항상 좋기만 한걸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 삶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남에게 의존하는 삶. 정말 매력없는 삶이다.
나는 누가 내 음식에 독을 넣나, 넣지 않나는 고민해야만 하는 자리에 있고 싶진 않다. 진수성찬보다도, 길을 지나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떡볶이나 호떡따위라도 마음껏 사먹을 수 있는 그런 소시민의 삶이 좋다.


오랜만에 서평을 쓰니 참 어색하고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갈피를 못잡겠다.
아! 베니건스 치킨퀘사딜라에는 결코 독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을 밝히고 싶으며 또 먹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올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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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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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상깊은 구절


*죄를 짓는 것은 오히려 큰 일이 아닙니다. 죄짓지 않고 어찌 살 수 있겠습니까? 모든 죄는 저마다 자기 속에서 사해질 것이니 타인의 죄는 타인에게 주고 자신의 죄는 마땅히 스스로 풀며 사십시오. 모든 고통은 한계가 있어 그 너머에 진실이 있으니 느낄 수 없을 때까지 느끼십시오. 그것이 고통과 진정으로 관계하는 법입니다. 
*무섭다고 괴롭다고 엄살을 떨면 누가 받아줄 이가 있는가? 아프다고 슬프다고 과장하면 누가 속아줄 이가 있겠는가? 천지에 홀로 남았으니 고통의 끝까지 걸어가 그것을 삼켜버리는 수밖에는 정녕 방법이 없을 것이었다. 눈물이 흐느낌도 없이 흘러내렸다. 진의 표정이 점점 결연해졌다. 
*지킬게 없을수록 스스로 엄격해야 그나마 대접이라도 받느니라. 
*외로움이 살을 뜯어내고 뼈를 저미는 아픔을 이기느라 숨을 죽였다. 
*누군가 조금만 더 건드리면, 그만 벼랑 아래로 떨어져 버릴 것만 같았다. 
*강물은 쉼없이 흐르고 한번 흘러간 물은 다른 물로 채워지며 늘 새로운 것이네. 
*도리없이 보고싶소. 
*꽃 진 자리의 그 무서운 적막 
*때란 것이 참 잔인한 것이지요. 
*빈틈이 없이 좋아요. 
*지치지 마오. 내게 준 마음을 지치지 말고 끝까지 간직해 주시오. 
*눈도 귀도 먼 듯, 숨도 쉬지 않는 듯, 이 세상에 없는 듯, 세상 한가운데서 그런 마음을 함께 갖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나는 황진이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미색이 뛰어난 기녀라는건 알겠고, 서경덕과 사랑했던 사인데...둘이 주고받았던 시도 있던데....아...더 기억나는 것이..........없다;;
좌절감을 맛본다.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름이지만,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니....
이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황진이의 진짜 삶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소설에 불과할 뿐이고, 작가도 소설로만 보아 달라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나는 실제 진이의 삶이 궁금하다. 소설에서처럼 출생은 황진사와 현학금 사이에서 난 얼녀인가... 황진이가 참으로 거문고로 잘탔었던가. 이사종이란 이가 본디 존재하던 인물인가....
어쨌든 실제 진이라 이토록 모진 삶을 살았건 말았건, 소설 속 진이는 참으로 대담하면서도 여린 여자이다. 또 한없이 모진 삶을 살아낸 그런 악착같은 여인이다. 책을 읽으며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다가도 다시 독해지다가 또 다시 여려지고 다시 기뻐지고 하는 온갖 감정을 느껴본다.
작가 전경린은 소설 황진이를 통해 무엇을 나타내고 싶어했을까. 사랑. 당시의 생활상. 아니면 페미니즘? 그래. 어떤 것이든 좋다. 내게 아주 오랜만에 쉬이 읽히는 소설을, 사랑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책을 선물해 주었으니...
이 책을 산지가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도 한 장을 쉬이 넘기지 못하다가 한번 손에 잡으니 이틀 만에 끝장을 보고 만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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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생긴 일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0
귀뒬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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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작가인 귀뒬. 벨기에라... 내 관심사 밖의 아라인 벨기에. 내가 그리 많은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중 '벨기에 산' 책은 정말 처음 인듯 하다. 내가 그간 읽은 책 리스트를 살펴보니 우리나라, 일본, 미국, 중국, 프랑스. 고작 다섯나라에서 나온 책들만 읽어온 '나'이다. 벨기에는 초컬릿만 있는것이 아니고, 상상력 풍부한 작가 귀뒬로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청소년 딱지를 뗀 내게도 괘 좋은 작품으로 다가왔다. 작가의 상상도 꽤 독특했고, 유쾌하고, 재미가 있었다. 어린친구들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만한 좋은 작품인듯 했다. 이름도 특이한 기욤과 이다 그리고 두두의 흥겨운 책 여행을 따라다니는 동안 내게도 이런 책속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책으로 들어가볼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나는 요즘 '고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다' 할머니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지 못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고전, 명작등을 많이 읽어야겠다. 이 책에도 등장하는 [어린왕자]. 세계인이 모두 다 읽었다고 할 만한 이 책을 나는 아직도 끝까지 읽지 않았으니 문제가 있다!
나는 이제, 오빠의 책장에 꽂혀있는 [어린왕자]속으로 들어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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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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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라면서 성격이나 행동, 습관 따위들이 바뀌기 마련이지만, 나의 유전적인 욕심꾸러기 기질은 미화되거나 퇴색하지 않고 더욱 짙어져만 가고 있다. 아마 지독한 경쟁 사회를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스탕달의 적과 흑에도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훨씬 더 욕심이 많은 사람 쥘리앙 소렐이 등장한다.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쥘리앙은 자신의 신분상승을 위해 불륜도 불사하고 레날부인과의 사랑을 하고, 또 후작의 딸인 마틸드와의 사랑도 하게된다. 
처음에 이러저러한 배경을 모르고 읽어갈 때에는 쥘리앙이 불쌍히 여겨졌다. 쥘리앙의 모습이 세상을 둘러볼 일말의 여유도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더 높은 곳에 오르기만을 원하는 내 모습 같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듣고, 자료들도 찾아보면서 그리고 나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해보니 내가 원하는 혹은 쥘리앙이 원하는 "그것"이, 비록 허영심이나 욕심 따위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결코 욕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자연스런 욕구라고나 할까...
최근에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를 봤는데, 그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책이 생각이 났다. 영화의 주인공은 마음에 들지 않는 현재를 일기장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 바꾸어 간다. 그런데, 한번씩 바뀔 때마다 상황은 바뀌고, 마지막으로 만족을 하고 시공간을 바꿀 수 있는 매개체인 일기장을 태우는 때에는 사랑하는 여인 켈리를 포기하고 다른 이들 모두가 행복하게 된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도 욕심. 결국 그 허영심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시공간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나 적과 흑에서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결국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나보다. 나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 있다하더라도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할까. 이것은 앞으로 계속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끝끝내 책을 다 읽고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니고 있지만, 실은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어떤 일을 하건 슬럼프라는 것이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이 내 책읽기의 슬럼프 기간이었다. 보고싶은 책은 너무나 많은데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읽지 못하고 있는 내 자신이 미워졌다. 그러니 없는 시간 쪼개서 봐야할텐데 벌여 놓은 일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더욱이나 쉽지 않은 내용에 다양한 각도로 생각 해 볼 수 있는 것이라 읽는 것도, 이해하고, 생각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억지로 꾸역꾸역 읽어댔지만 내게 준 감동은 엄청난 것 같다. "역시 고전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전이라는 것은 참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장르이다. 책제목은 다 아는데, 읽어본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고전을 읽어본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검증 받은 것들이기 때문이리라.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더욱더 많은 고전에 관심을 가질 예정며 이미 사르트르의 <구토>를 빌려 놓은 상태. 읽고, 이해하는 것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도전해 볼 것이다.

억제하기에 더욱 깊은 한숨이
훔쳐보기에 더욱 달콤한 훔쳐봄이
죄를 진 바도 아니건만,
타오르는 홍조가 있었노라.
동 쥐앙.-제 1권 8장. 사소한 사건

21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지금으로서는 신분상승보다는 사랑에, 그리고 연애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갖게되는 시점이다.




아! 이 적과 흑은 번역본이 꽤 중요한데, 최근에 나온 믿음사 본은 내가 읽어본바 좀 아니다...싶었다. 이 대단한 걸작을 읽으시려는 분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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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 - 사람은 어떻게 자유로워지나
문화영 지음 / 수선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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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명상이나, 기 수련, 요가 따위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웰빙이니 뭐니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명상과 수련에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먹고, 사는 것의 문제보다도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는 그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 들어있다. 책의 내용은 온갖 이야기들로 설명하려고 하지만, 단 한마디로 정리 할 수 있다.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방안은 "어떤 일이든 극단으로 치우치지 말라"는 것이다.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사는 것도 다 극단으로 치우쳐지지만 않으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가 싶다.
삶이 어찌 항상 즐거울 수 있을까. 쇼팬하우어가 말하길 생은 苦라고 하지 않았던가.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인생은 더욱더 고달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워진다. 하지만, 극단으로 치우치지 말고 물 흐르듯 표표히 살아가자. 나 역시 늘 스트레스를 받고 물 흐르듯 살아가자 말은 하지만, 그것이 쉽게 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사는 것이 쉽다면, 누구나 다 성인들이 되질 않겠는가. 물 흐르듯 살지 않는다고 답답해 하지말고 하루 하루를 즐겁게 살아보자. 그러다보면 내 삶도 어느새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책 내용 중엔 정말 남기고 싶은 글들이 많았다. 다른 것들은 다 차치하더라도 내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글귀가 있어 남겨본다.
"라이벌은 대인을 만든다."
"라이벌은 대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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