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ㅣ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16
김광규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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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천천히 와닿는 책. 세태를 읽어내는 명징한 목소리. 세상은 변함이 없고 시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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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낙산의 마음

 

- 김 광 규

 

다시 태어날 수 없어

마음이 무거운 날은

편안한 집을 떠나

산으로 간다

크낙산 마루턱에 올라서면

세상은 온통 제멋대로

널려진 바위와 우거진 수풀

너울대는 굴참나뭇잎 사이로

살쾡이 한 마리 지나가고

썩은 나무 등걸 위에서

햇볕 쪼이는 도마뱀

땅과 하늘을 집삼아

몸만 가지고 넉넉히 살아가는

저 숱한 나무와 짐승들

해마다 죽고 다시 태어나는

꽃과 벌레들이 부러워

호기롭게 야호 외쳐보지만

산에는 주인이 없어

나그네 목소리만 되돌아올 뿐

높은 봉우리에 올라가도

깊은 골짜기에 내려가도

산에는 아무런 중심이 없어

어디서나 멧새들 지저귀는 소리

여울에 섞여 흘러가고

짙푸른 숲의 냄새

서늘하게 피어오른다

나뭇가지에 사뿐히 내려앉을 수 없고

바위 틈에 엎드려 잠잘 수 없고

낙엽과 함께 썩어버릴 수 없어

산에서 살고 싶은 마음

남겨둔 채 떠난다 그리고

크낙산에서 돌아온 날은

이름 없는 작은 산이 되어

집에서 마을에서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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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침묵하지 않는 삶 - Albert Camus and a Life Worth Living ㅣ Meaning of Life 시리즈 13
로버트 자레츠키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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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카뮈의 세계. 이제는 이방인의 뫼르소가 세계로, 그를 둘러싼 세계가 인간으로 읽힌다. 인간의 심판과 상관없이 침묵과 긍정으로 일관하는 이 세계의 무심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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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다시 살다 - 함께 읽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
숭례문학당 엮음 / 북바이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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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살기 위해 숭례문학당에 모여든 사람들, 책으로 다시 날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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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2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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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으로부터 -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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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심연에서 건져 올린 사랑. 눈부신 동상이었다가 모든 것을 내주고 잿빛 납덩이로 버려지는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삶은 예술을 모방하여 영생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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