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밥 먹고 또 튀네."
식사를 마치고 식판을 들고 일어서는 내 뒤통수를 향해 날아드는 한 마디. 또 튀네. 공공연히 나를 예비 며느리로, 당신을 예비 시아버지로 명명하고 계신 한oo 선생님. 제 밥 다 먹으면 밥상머리 걷어차고 냅다 튀는 며느리를 원하시는 건지 원. 화제집중이다. 다른 선생님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밥 차암... 빨리 드시네요."
"오아... 수저가 안 보이더라구."
"우리 막내가 밥을 먹을 때 한 손으로 음식을 가리고 먹거든. 누가 뺏어 먹을까봐. 난 우리 막내만 보면 ooo샘이 떠올라. 키득키득. "
"밥 먹을 때 ooo샘한테 말 시키지 마요. 맞을지도 몰라. 까르르~ 쩝쩝."
"가만 보니 씹지 않고 꿀떡꿀떡 삼키는 것 같더구만 그랴. 그러고도 소화가 되나?"
"ooo샘이 밥만 빨리 먹는 줄 알어요. 일도 무지하게 빨리 해요. 후딱후딱."
점심 시간. 다들 할 말 끊겨서 괜히 분위기 싸해지면 꼬옥 열심히 먹고 있는 나를 걸고 넘어진다. 그나마 자율 배식이고 식판 배식이길 다행이지 반찬 가운데 놓고 나랑 한 상에서 밥 먹었음 큰일났겠다. 아주! 그나마 마지막 말씀으로 위안(?)을 했다. 정말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밥에 대한 소화 능력과 일에 대한 소화 능력은 어째 좀 다른 것도 같다. 흐흐. 어찌 되었든 과속은 나쁜 건데 대체 내 식도 아래엔 뭐가 숨어 있길래 음식물을 그렇게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파워로 마구마구 빨아당기는 것일까. 좀 뷰티풀하고 럭셔리하면서도 엘레강스한 무엇인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 안되겠니. 제발이지 이런 거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