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볼에 눈깔사탕이라도 물고 있는 것 같다.
쟁쟁거리며 돌아가던 기계음 소리는 분명 공포스러웠지만 수술 내내 간호사와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어주시던 센스 있는 의사샘 덕분에 모든 것이 예상보다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어젯밤의 고통 이후 오늘은 그래도 살만해졌다.
볼따구가 좀 부었을 뿐 말도 다 하고 밥도 다 먹고, 어쨌든 뽑고 나니 후련하다.
사랑니가 회복되면 충치 치료도 해가며 평소에 치아 관리에 신경 좀 써야겠다.
병원은 모니모니해도 치과 병원이 가장 무서우니까 미리미리 신경 써서 될 수 있으면 안 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한다.
생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참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생살을 뚫고 나와서 생으로 뽑아야 하는 사랑니를 비롯해서 생으로 헤어져야 하는 생이별까지.
무엇이든지 이미 썩을대로 썩어서 자리에서 이탈해 들썩거리는 것을 제거하는 것은 참 쉽다.
하지만 여전히 딴딴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도구와 힘을 이용해, 한 마디로 무력을 이용해 제거하는 것은 참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살면서 이런 일이 많지 않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고통은 지나가는 거라지만. 그래도.
2월 초순에 아이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갈 것 같다.
오늘 여권을 신청했다.
사랑니 때문에 제주도도 못 가고 아쉬웠는데 방학이 끝날 무렵 아이들 덕분에 호사하게 생겼다.
붓기가 가라앉고 몸이 회복되는 대로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고 좀 활기차게 살아야겠다.
이제 제발 여기저기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